"도시재생사업은 마을공동체 부활사업이다"
'자치분권·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직결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 변강훈 원장
▲ 부산도시재생지원센터 변강훈 원장

 

대단히 많은 프로젝트들이 숨가쁘게 추진되고 있다. 엘론 머스크의 말이 기억난다. "인간이 위험요소에 '예방'이 아니라 '반응'을 한다면, 그때는 이미 늦었다" 양면성이 있을 듯하다. 성공과 실패. 물론 도시재생사업도 성공적 안착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론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

 

부산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방안으로 들 수 있는 내용은 초기 사업 단계와 이후 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성패의 핵심은 갖춰진 공간, 사람, 시스템의 구성 요소들이 단일 마을의 자산이 아니라  원도심 전체의 네트워크 자산으로 활용되는데 있다. 이런 '네트워크 전략'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우선은 '종합적인 전략'을 가져야 한다. 부산 원도심을 구성하는 다양한 마을과 상권, 해안선에 따른 항만권역 등 각 영역들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재생사업의 종합전략, 빅피쳐가 필요하겠다.

둘째는 '시민의 성장'이다. 활력의 핵심은 시민이다. 주체이면서 수혜자인, 주민이자 도시민이 어떤 욕구와 역량이 필요한지를 파악해 지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유라시아 관문의 주인공이라면, 이에 걸맞는 인식과 관점, 세계시민으로써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유 평등 배려 그리고 상생의 정신과 그를 표현하는 태도, 행동은 원도심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중요한 덕목이다.

산복도로, 버스 한 대가 부산의 산허리를 따라 구비구비 감아돈다. 산복도로에서 부산 앞바다를 훤히 내려다불 수 있다. <사진 제공=김 욱>
▲ 산복도로, 버스 한 대가 부산의 산허리를 따라 구비구비 감아돈다. 산복도로에서 부산 앞바다를 훤히 내려다불 수 있다. <사진 제공=김 욱>

'도시재생'에 대한 생각이 원도심이라는 공간과 시설의 편의성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시민의식과 삶의 양식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에 중심을 둬야한다. 우리 삶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인식의 소프트웨어와 외형적으로 갖춰질 하드웨어가 함께갈 때 재생사업이 진정 그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우리 민족 고유 음식을 '김치와 된장'으로 친다. '숙성문화'다. 공간에 시간을 결합시키는 과정이다. 그렇게 숙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소화하면서 진행될 수 있도록 시간을 부여하고, 기다리고 성장할 여유를 가질 때만이 의미있는 성과가 뒤따를 것이다.

아울러 국가가 도시재생을 주요한 전략으로 삼았다면 지원사업의 핵심 내용에 '사람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시간에 대한 고려, 이것이 '지속성', '지속가능한 전략'의 핵심이다. 단기간에 하드웨어적 실적을 쌓는 일에 집중하면 초기 성과, 외형적 성과는 나오겠지만 지속적인 성장은 불가능하다. 이런 담론은 비록 도시재생에만 해당되지 않겠지만, 근본적으로 재생사업의 핵심 개념은 명확히 하자는 취지이다.

상부기관인 부산시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시민이 중심 되는 도시재생사업'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마을공동체의 성과로 이어지고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을공동체 구축이나 사회적경제 학습과 훈련에 아낌없이 지원해주기를 바란다.

 

부산역 광장이 '플렛폼'으로 부활하고 있다.<사진 제공=부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
▲ 부산역 광장이 '플렛폼'으로 부활하고 있다.<사진 제공=부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

부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의 역할 또는 정체성의 문제로 이어지는 듯하다. 센터는 부산시 출연기관 중 독자 수익 사업이 없는 지원 업무만 진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물론 모든 사업이 다 그렇겠지만, 같은 상황에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의 태도도 있겠고, 이에 따라 그 역할이 달라지리라 예상되는데 …아무래도 이 대목에 할 말이 많을 것이라고 여겨지네요.

 

부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시민들이 누리고자하는 행복의 실체를 '마을'이라는 현장과 시민의 옆에서 구체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도시재생의 가치 제고 방안에 관해서 센터는 직접 현장에서 구체화시켜 나갈 일들을 명확히 해 그간의 기반을 활용한 새로운 방향 모색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원도심의 핵심인 부산역 광장에 건립되는 '플랫폼' 개막과 더불어 지속적인 운영 및 도시재생박람회 개최 등으로 원도심 변화에 지대한 역할을 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플랫폼은 내부와 외부 옥상 및 광장, 연결 데크 세 부분으로 구분되는데 이곳은 부산시민과 전국 및 해외 방문객이 거쳐 가는 공간이므로 관문 역할에 대한 대대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아울러 분야별 참여와 부산의 역사 및 문화, 그리고 현황을 포함해 청년 창업과 4차 산업의 실체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병행될 것이다.

광장은 평면에서 계단 형 복합 광장으로 바뀌었고 이곳에서는 연중 24시간 다양한 문화 및 행사들이 진행되어야 하므로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기관 단체들과 사전에 관계를 통해 기획될 것이다. 연결 데크는 광장을 지나 초량거리로 연결될 것이지만 현재는 광장 끝에서 멈췄고 공원 형 전시 공간 및 쉼터 역할을 하게 될 터인데 이런 모든 역할이 결국은 북항재개발과 원도심 재생사업으로 연결되어 원도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구체적 내용이 될 것이다.

이곳과 부산역, 그리고 국제여객선터미널 컨벤션센터를 활용한 도시재생박람회는 유관 기관들 참여를 통해 원도심의 장기적인 가치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국내용 박람회에서 국제용 박람회로 확장하고, 이제까지 선진지 위주의 수입 형에서 콘텐츠, 인력, 기술을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출하는 국제 형으로 전환해 운영할 예정인 도시재생박람회가 원도심을 획기적으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부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는 도시재생 가치 제고를 위한 기관 내부 변화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시민의 참여를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해 운영을 하고, 시민들의 관심과 지적, 그리고 제안 속에서 놓치는 일이 없도록 쓴소리 자문단을 공모로 위촉해 운영하고 있다. 또 기존의 운영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외에 신설되는 주민공동체위원회, 사회적경제위원회, 청년활력위원회, 사회적농업위원회, 문화예술기획위원회로 주민 참여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부산의 도시재생사업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이후 부산의 재생사업의 변화를 추구하는 '생활 속에서 도시재생'을 실천하는 부산형 도시재생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해보려고 준비중이다. 부산의 생활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굴뚝 목욕탕이 무려 200여개가 넘는다는 사실이고 이 공간들이 점차 문을 닫고 있다. 올해는 전수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보다 세밀한 주민욕구를 발굴한 뒤 주민들이 마을 자산을 회복하고 그 공간의 가치를 재생사업으로 새롭게 살펴볼 수 있도록 주민들이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사전 검토해 마을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를 실어 마을 자산을 주민 스스로 지키고 유지 관리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재생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산형 도시재생사업의 가치 제고에는 신기술 신기법을 적용하려고 한다. 스마트시티라는 명제에 대해서도 시민 접근과 활용이 어려운 기술 이야기에서 생활로 쉽게 접근해 재생사업지의 주민 삶을 더욱 쾌적하게 바꾸어 가는 방향으로 유도해 보고자 국제 컨퍼런스 형 써미트를 개최했다. 이 써미트를 시작으로 관계자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를 운영할 혁신포럼을 구성하며 학습과 훈련을 통해 이해와 전문성을 키우고, 실제 시범 사업지를 선택해 시도해 보는 민간차원의 적극적 참여의 재생사업의 새로운 방향도 추진할 작정이다.

 

활동가의 문제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까지 마을만들기 형 활동가 운용이 주된 테마였다면 이제부터는 전문형 활동가를 양성해 분야별 역할을 맡기고, 마을의 문제는 주민들이 활동가 역할을 대신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아울러 사회적경제가 본격화 되었지만 아직 안정적 정착이나 모범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는 이들의 준비 내용을 점검해 안정화시키는 방향도 모색 중이다. 이런 일을 해낼 혁신코치들을 양성하고 마을관리 차원의 사회적협동조합을 최대한 많이 설립해 뉴딜사업으로 양산될 사회주택과 공공임대주택 및 공공임대상가, SOC에 대한 운영 등의 일들을 풀어가도록 해, 부산형 도시재생사업의 가치를 촘촘하게 구성해갈 것이다. 

또한 도시재생뉴딜사업 선정과 관련 처음 준비하는 단계부터 사업 선정 시기, 그리고 운영 시기 때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컨설팅도 대단히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선정 시 구성되는 현장지원센터의 운영과 교육, 지원 등의 업무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 부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를 구성했고 지속적인 모임과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민들께, 또는 함께 하는 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도시재생사업을 통한 가치 제고는 끊임없이 계획되고 추진되는 지속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난 시절의 기반에만 의지하거나, 단절되어 맥이 끊기거나 하는 문제를 극복하고 역사적으로도 연결되고, 마을마다 이어져 네트워크화하고 성장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할 것같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다. 관심은 사랑이다. 도시재생이란 시민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생물과 같다. 하여 시민의 관심만큼 마을공동체는 다시 부활할 것이다. 모두 고맙고 감사하다.

 

[인터뷰 및 정리: 부산·울산·경남취재본부 정하룡 본부장 sotong2010@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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