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간 톱다운 담판’에 지나친 비중을 둔 北 협상방식에 대한 지적인 듯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전 쌀트쉐바덴 그랜드 호텔에서 스테판 뢰벤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전 쌀트쉐바덴 그랜드 호텔에서 스테판 뢰벤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웨덴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북미 협상 재개와 관련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3차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사전 실무협상이 충분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살트셰바덴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스테판 뢰벤 총리와의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후 전날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촉구한 것이 영변 핵폐기보다 진전된 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북미 간에 구체적인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 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은 여전히 상대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면서 대화 의지를 밝히고 있다”면서 “실무협상을 토대로 (북미) 양 정상 간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2차 정상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톱다운 방식 해결’에 지나치게 비중을 두는 대미 협상방식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을 에둘러 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 간의 담판도 중요하지만 미국이란 국가 특성상 실무협상의 뒷받침이 뒤따르지 않으면 협상 타결이 어렵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실무 협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협상이 이뤄질지 여부는 아직 저희가 알 수 없고,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영변 핵폐기 플러스 알파 조치 등의 구체적인 사안들은 북미 실무협상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한 간의 접촉이 있어냐는 질문에 “지금 남북 간에 다양한 경로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며 남북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정부에서 군사적 핫라인까지 포함한 모든 연락망이 단절된 적이 있었지만, 우리 정부 들어서 남북대화가 재개된 이후에는 남북 간 다양한 경로로 소통이 항상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뢰벤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장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조언할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한반도 평화의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안의 주요 행위자는 남북과 미국, 유엔 안보리 상임위원회 이사국들일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경제협력에 대한 질문에 “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능력과 ICT 능력, 과학기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개방경제를 추구하는 중견국가로서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양국 협력이 강화된다면 훨씬 큰 시너지효과를 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함께 만들어내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뢰벤 총리도 이에 대해 “혁신국가라는 점에서 양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며 “교류 협력 분야에서 강력한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또 뢰벤 총리는 살트셰바덴 협약을 모델로 한국이 사회적 대타협을 모색하는데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살트셰바덴 협약과 문 대통령의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은 일치한다고 생각한다”며 “(노사) 두 파트너가 동등하게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탕이 됐을 때 혁신을 추구하고 상생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보장이나 노동법 등을 통해 토대를 마련해 파트너들을 지원하는 게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자신만의 모델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한국사회의 역사성과 특수성에 기반한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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