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9·13부동산 대책 이후 약 8개월만에 아파트값 반등
강남권 외 송파구·비강남권에서도 낙폭 둔화 및 보합 현상 일어나
부동산 전문가···“서울 아파트 값 어떻게서든 다시 오를 것”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영철 기자]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하락세를 이어간 지 약 8개월 만에 상승하면서 신도시 정책 등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인위적’ 정책의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올랐다.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34주 만이다.  

급매물 소진으로 9·13대책 이후 전고점 대비 3~4억 원 이상 떨어졌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일반 아파트도 시세 수준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곳이 늘면서 하락세를 멈췄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76.79㎡는 최근 17억1000만 원까지 팔렸다. 지난해 9·13대책 전 전고점인 18억5000만 원보다 1억 정도 낮은 매매가지만 최근 저점에서 2억 원 이상 회복한 금액이다. 전용 면적 84.43㎡에서도 최근 19억1000만 원 정도에 팔린 뒤 매수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은마아파트 매매가 강세로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래미안 대치팰리스 등의 실거래가가 오르는 분위기다. 

송파구의 아파트값도 보합으로 돌아서는 등 강남을 비롯해 서울 전역에 걸쳐 매매가 하락세가 크게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내 잠실 주공5단지, 리센츠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34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강남뿐만 아니라 비강남권도 급매물이 팔리면서 집값 하락이 잦아들고 있다. 지난주 노원구와 도봉구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하는 등 비강남권의 보합 단지가 10개 구로 늘었다. 이로 인해 서울 전체 아파트값도 0.01% 내려 –0.02%였던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 값에서 보합 혹은 상승세가 나타남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해명자료를 통해 서울 내 아파트 공급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공급은 약 4만3000호로 과거 10년 평균이었던 3만3000호, 5년 평균인 3만2000호보다 약 32~3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인허가는 누계 기준 2만호로 지난 2003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2023년 이후에도 안정적인 주택공급 기반의 일환인 신도시 발표를 통해 수도권 30만호 공급 계획을 마련한 한편 이 중 서울 내에서 약 4만호가 공급된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서울과 3기 신도시 지역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광역 교통망 개선과 자족시설 확보를 통해 서울 수요를 분산시키고 수급 안정에 기여할 계획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도시 정책과 같은 인위적인 집값 억제책의 효과성에 대해선 대부분 회의적인 입장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택 현황에 대해 “정부의 규제 체계와 같은 요인으로 아파트 값에서 통상적인 보합과 미세한 상승, 하락이 발생하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정부 측에서 분양가 부분을 규제하는 입장을 보여 건설 업체도 분양을 미루는 조짐이 나타나는 등 분양가 잡기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선상에서 집값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신도시를 통한 집값 낮추기에 대해 “신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직장 등 기본 인프라를 서울에 두고 있어 신도시를 통해 서울 집값을 잡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신도시 등 주변 위성도시들이 서울 아파트 값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또한 서울 아파트값 현상에 대해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 공급이 많아진다고 해서 강남과 같은 투기과열지역의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국주택협회도 정부의 정책에서 아파트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협회 관계자는 “서울 소비자들은 교통이나 여러 가지 여건 상 직장과 가까운 거리에 살고싶은 게 기본적인 심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정부에서 광역 교통망 등을 마련해 신도시와 서울 접근성을 높이고 있지만 서울 거주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이 대신 신도시를 택할 만큼 신도시가 큰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이러한 심리 때문에 집값은 어떻게든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