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CEO "대한항공과의 관계 더욱 강화할 것"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일 서울에서 열린 제75회 IATA 연차총회 대한항공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제공>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일 서울에서 열린 제75회 IATA 연차총회 대한항공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에 변동이 일어나면서, KCGI와 경영권 분쟁을 진행중인 조원태 회장에 유리한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델타항공은 20일 오전(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칼 지분 4.3%를 인수했다”고 밝히며 “이번 투자는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성공과 고객 이익, 파트너십이 이뤄낼 성장 기회 등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고객을 위한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와 강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최고의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양사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델타항공은 규제당국 승인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것이라고도 밝혔다.

현재 양사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아시아 80개 도시와 미국 290개 도시에 공동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조양호 전 회장이 주도해 설립한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팀’의 공동 창설 멤버이기도 하다. 델타항공이 조원태 회장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등 총수 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5%로 가장 많다. 델타항공의 4.3%를 우호지분으로 가정하면 33.25%가 되고, 델타항공이 향후 지분을 10%까지 늘린다면 우호지분이 38.95%까지 올라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는 내년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를 대비해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KCGI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KCGI는 15.98%의 지분을 보유한 한진칼 2대 주주다. 한때 지분율을 20%까지 늘리며 견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최근에는 투자금 확보가 어려워 지분 추가 매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한준 KTB증권 연구원은 “한진칼에 대한 KCGI의 지분율이 확대되고 있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에 굳이 지분 투자를 했다는 점은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측의 우호지분일 것이라는 해석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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