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청년들 상처에 생소금 뿌려, KT 특혜취업 의혹부터 밝혀야”
황교안 “강의 잘 보고 어떤 취지인지 이해해줬으면, KT 의혹 없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 평택북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50만 시대의 평택, 경제비전과 활성화 방안'토론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 평택북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50만 시대의 평택, 경제비전과 활성화 방안'토론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외국인 차등임금’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번에는 ‘아들 스펙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숙명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큰 기업에서는 스펙보다는 특성화된 역량을 본다”며 “내가 아는 청년이 학점도 엉터리, 3점도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 되고 다른 스펙이 없다”고 소개했다.

그는 “졸업해서 회사 원서를 15군데 냈는데 열 군데에서는 서류심사에서 떨어졌고, 서류를 통과한 나머지 다섯 군데는 아주 큰 기업들인데도 다 최종합격이 됐다”며 “이 친구가 고등학교 다니면서 영자신문반 편집장을 했다. 그다음에 동생과 인터넷으로 장애 학생과 장애 없는 학생들이 친구 맺게 하는 것을 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받고 그랬다. 축구를 좋아해서 대학 때 조기축구회를 만들어서 리더가 됐다”며 “입사 면접시험을 볼 때 스펙이 영어는 (토익 점수가) 800점 정도로 낮지만 이런 것들이 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합격했다는 것이다. 면접, 심층심사를 해보니 되더라는 것이다. 그 청년이 우리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황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과거 황 대표의 아들 KT 취업비리 의혹과 연계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KT 새 노조는 지난 3월 성명을 통해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그의 아들은 KT 법무실에서 근무했다”라며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황교안 대표는 청년들에게 강연한 것인가, 아니면 ‘무스펙’으로 KT에 입사한 아들의 취업비리 의혹을 해명한 것인가, 그도 아니면 청년들에게 염장을 지른 것인가”라며 “황 대표는 결국 KT 취업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아들을 공개적으로 비호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의 취업전략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아들의 우월성을 은연중에 드러낸 전형적인 꼰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에서 “‘황교안 아들’ 그 자체가 스펙이 되는 세상에 청년을 기만하기로 한 모양”이라며 “무스펙 취업성공이라는 자식 자랑은 KT 특혜채용 의혹을 자인하는 꼴이다. 황 대표는 대학에 가서 강의할 게 아니고 아들의 특혜취업 의혹부터 밝히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내고 “황교안 대표가 연일 쏟아내는 망언으로 스펙만 출중한 헛똑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황 대표는 법무부장관, 국무총리, 제1야당의 대표라는 스펙보다는 제발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정치인의 역량을 쌓으시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에서 “지금 청년들은 무엇보다 공정의 가치가 흔들리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그런데 한국당의 태도는 '부모 잘 만난 것도 실력'이라며 특혜를 받았던 정유라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으로, 청년들의 상처에 생소금을 뿌리는 것”이라고 거센 비판을 가했다.

이어 “아울러 KT 부정채용은 황교안 대표 뿐 아니라, 김성태 의원의 자식 등 한국당 전체로 번지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논란과는 별개로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그 아들이 법무팀에 배치된 배경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논란이 되자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학점은 3.29, 토익은 925점으로 취업하게 되었는데 저는 보다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려고 노력했던 점을 전하고 싶었다”고 해명에 나섰으나 말을 바꿨다는 논란이 더해졌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제가 이야기하려고 한 핵심은 비록 현재 점수나 스펙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는 일들을 시도해보면서 얼마든지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고 자신의 꿈도 또한 이룰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지난 22일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한국당 청년전진대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아들 스펙 발언 논란’에 대해 “내가 그때 강의한 것을 잘 보고 어떤 취지로 말했는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제 페이스북에서 자세히 설명했으니 참고해 달라”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아들의 KT 특혜취업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KT (특혜취업) 의혹은 전혀 없다”며 “이미 여러 번 검증된 것이고 어제 말한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다 설명이 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 엄호에 나선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의 황 대표 비판과 관련 “정의당에서는 느닷없이 스펙도 없으면서 KT에 입사했다는 말이니까 황 대표 아들이 부정 채용된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황 대표가 강조한 ‘특성화된 역량’은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느냐”고 따져 물었다.

민 대변인은 “그 아들이 KT 말고도 최종 합격한 나머지 유수 기업 네 곳도 황 대표의 아들을 부정 채용시킨 것이냐”라며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정의당은 난독증 치료를 받든지 아니면 일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정말 최소한의 독해력을 기르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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