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막말… 정치 불신·혐오 일으켜 투표율 낮추려는 ‘반 정치 선거전략’
2020 총선에서 안철수 상당히 영향력 발휘할 것
사회적 대타협은 노동 개혁이 핵심… 문 대통령이 노동계 만나 담판 지어야

2020년 총선을 10개월여 앞두고 <폴리뉴스>는 최광웅 데이터정치경제연구원장을 만나 현 정국에 대한 해설과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전망을 들어봤다.

최광웅 원장은 6월 13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지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민주 진보 세력이 선거에 이기려면) “제3당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보수표가 많아 1:1로 붙으면 민주당이 불리한데, 제3당은 대개 보수표를 뺏어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바른미래당을 키워야 된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자민련은 지역기반이 있었다면 지금 바른미래당은 대선후보가 2명이나 있다. 대선에서 상당한 득표를 한 사람한테는 기본적으로 표가 쏠린다”며 안철수 전 의원이 총선에서 “상당히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최 원장은 “중간층, 스윙보터들이 자유한국당이나 민주당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텐데, 아예 안 나오게 만들면 고정표 싸움이 되고, 고정표만 가지고 붙으면 무조건 보수정당이 이긴다” 면서 투표율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근 계속된 한국당 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일으켜 투표율을 낮추는 이른바 “반 정치 선거전략”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세대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는 20대 지지성향에 대해서는 프랑스 68세대와 한국의 86 세대를 비교하며 “20대가 보수화된 게 아니라 현실의 반영”이라며 “지금 20대들이 기성세대에 항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등은 이런 문제를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잘 극복했다”며 결국 “노동 개혁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노동 개혁을 위해서 최 원장은 자신이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 행정관이던 시절 노무현 대통령이 상임위 별로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계속 밥 먹으며 식사정치(소통) 했던 것을 떠올리며 결국 “국가 최고지도자와 노동계 최고지도자가 (만나) 담판을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권 말 공무원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 대책으로는 “어떤 정권이든 정권 재창출을 못하면 실패한 정권”이라며 “정권 재창출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총선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걸 보여줘야 된다”고 답했다. 문제점이 드러난 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대해서는 “싱크탱크를 많이 만들어야 된다”고 조언했다.

최광웅 원장은 서울대학교 인문대를 졸업하고 서울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 대통령비서실 인사제도비서관을 역임했으며,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을 지냈다. 현재 데이터정치경제연구원장으로 정치현안과 선거전략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음은 최광웅 원장과의 관련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한국당이 요새 국민들의 반응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막말을 계속 한다. 왜 그럴까?

선거 전략이다. 투표율 낮추기 전략, 반 정치 전략. 2007년 17대 대선 때 투표율이 63% 나왔다. 530만 표 차이로 이명박 대통령이 이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기록 세우기 전까지는 역사적인 승리였다. 그 다음 110여일 만에 있었던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53석으로 또 압승을 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민주화 이후에 여튼 최대 의석을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그 때 투표율이 46.1%다. 유일한 40%대의 투표율. 이게 고정표만 가지고 붙으면 무조건 보수정당이 이기게 돼 있다. 

-투표율 50% 미만 선거 때는 보수정당이 이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투표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반 정치 전략으로 막말을 하고 있다?

그렇다. 누가 안 나오면 이기냐 하면 중간층, 스윙보터들이다. 이들이 어쨌든 자유한국당이나 민주당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텐데, 아예 안 나오게 만들어버리면 고정표 싸움이 될 거 아닌가. 

-진보, 보수 고정표에서 옛날에는 보수가 좀 많았지만 요즘은 약간 진보 쪽으로 넘어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렇게 안 본다. 저는 그 사람들 다 스윙보트라고 본다. 

-스윙보트를 좀 크게 보자면 한 40%까지도 보는데, 이 40%가 투표에 얼만큼 참여하느냐에 따라 선거가 가늠이 되겠다. 요즘 이대남이라고 20대 남성들이 이슈다. 20대 전체의 지지성향이 30~40대와는 완전히 다른, 거의 50대와 비슷해지는 모양이 나타나더라. 청년실업이다 뭐다, 또 젠더 영향도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도 분석해 보셨나?

제일 중요한 게 경제적인 문제다. OECD 3만불 이상인 국가 중 대통령제인 나라가 한국, 미국, 프랑스 3개국인데 우리나라하고 정치체제가 비슷한 게 프랑스다. 미국은 양당제이기 때문에 같은 대통령제를 해도 좀 다르다. 프랑스는 결선투표제가 있지만 어쨌든 다당제+결선투표제니까. 프랑스가 58년 이후 60년 동안 우파하고 좌파가 번갈아가면서 집권을 해왔는데 정책 내용을 보면 우파도 사실상 우리나라에 오면 거의 좌파다. 

그런데 2011년 기준 OECD 연간 보고서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순 생애 소득대비 순 연금 소득, 그러니까 쉽게 말해 자기가 젊었을 때 벌었던 소득이 100이라고 할 때 65세 이상 노인이 돼서 받는 연금이 103이다. 놀랍지 않나?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도둑놈들’ 이럴 거 아닌가. 그게 68세대다. 우리나라로 치면 86학번 세대. 우리나라도 지금 20대들이 50대들한테 내놔, 나눠줘, 이러고 항거하고 있는 거다. 

2017년 프랑스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극좌, 극우를 지지한 게 48%나 된다. 어마어마하게 지지를 한 거다. 물론 최종 당선은 마크롱이 됐지만, 마크롱도 사실은 포퓰리즘적인 요소를 갖는 그런 공약들을 많이 했다. 주로 20대, 34세 이하 프랑스의 젊은 유권자들을 보면 일자리, 실업, 연금, 이런데 대해서 굉장히 분노했다는 조사 보고가 있다. 실업률이 25%니까. 그런데 우리나라가 지금 말하자면 후발 주자다. 선진국을 뒤따라 가고 있다. 

이런 문제를 사회적인 대타협을 통해서 잘 극복한 나라가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이다. 프랑스는 그걸 잘 못 해가지고 헤매다가 마크롱이 집권하면서 조금씩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그 갈등을 이제 겪고 있는 그런 상황이다. 그래서 저는 20대가 보수화된 게 아니라 현실의 반영이라고 본다. 프랑스의 20대들도 보수정당, 극우정당을 찍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젊은 사람들한테 보수화 됐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 한국당은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이 젊은 친구들한테 굉장히 신경 쓰더라. 

지금 20대한테는 대북 문제에 대해서 우리 민족의 문제다, 빨리 통일하자, 이런 얘기를 하면 잘 안 먹힌다. 당장 실업문제, 일자리 문제 때문에 우리도 살기 힘들다. 당신네 50대들은 편안하게 대학 나와서 편안하게 취직해가지고 30년 동안 잘 벌어먹고 살았는데, 우리는 대학 갈 때도 학생부니 뭐니 해서 대학 가기도 힘들었고, 졸업할 때도 스펙 쌓고 어쩌고 해도 취직하기 힘들다. 북한은 몇 십 년 동안 단절돼 있어서 사실상 남의 나라처럼 보이는데, 지금 우리가 급한데.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진보여당에서도 보다 더 획기적인 청년 대책을 내놓고 그런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겠다. 요새 청년수당도 많이 주고 있는데.

(그런 대책이) 당장 나올까? 돈 나눠주는 건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도 다 했던 정책이다. 프랑스도 다 실패했다. 결국 사회적 대타협이 뭔가? 일자리 나누는 거다. 노동 개혁이 핵심이다. 

-결국 노동 개혁이 일어나야 된다는 말인가? 그런데 지금 민노총이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를 안 하고 있어서 노동 개혁이 험난할 것 같다.

그걸 민주노총 너네 잘못이다, 이렇게 하면 기승전 민주노총이 되니까 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예컨대 최저임금 문제 같은 경우에 1982년 네덜란드 바세나르협약 때 당시 우리나라로 치면 민주노총 위원장하고 당시 보수당 출신 총리하고 담판을 지어가지고 일자리 나누고 임금 동결하는 걸 했다. 마찬가지다. 국가 최고지도자하고 노동계 최고지도자하고 담판을 지어야 한다. 서로 패를 까서 현실이 이렇다, 그러니 최저임금 동결하자. 대신에 뭘 해주겠다, 뭐 이런 게 있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 경사노위 이쪽에 맡겨놓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 그거는 형식이고 내각제 국가에서 총리들이 직접 나서서 하듯이 대통령제 국가에서 최고지도자가 말해야 한다. 

-국회 정상화에서도 한국당은 대통령이 나서야 된다고 이야기하고, 지금 사회적 대타협도 대통령이 나서야 된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은가?

모르겠다. 청와대 가본 적도 없고. 다 나서라는 게 아니라 진짜 필요한 일들을 해야 된다는 (말이다).

-그래도 2년이 지났는데 보면 좀 읽히지 않나?

거기에 대해서 제가 대답하는 건 적절치 않다. 과거에 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3년 모셨고, 그 전에 1990년 당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노무현 대통령과 같이 일을 했으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방식을 잠깐 소개하면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시절에도 대연정을 주장하고 제안 했었지만 상임위 별로 국회의원들을 초청해서 계속 밥 먹으며 식사정치를 했다. 그 때 제가 정무수석실 선임 행정관이어서 그 뒷배경을 좀 안다. 하여튼 열심히 하셨다. 성과는 시원찮았지만 어쨌든 그런 방식으로 정치를 풀어나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하시고 계실 지는 모르겠다.

-지난 총선은 국민의당에 의해서 승부가 났다고 할 정도로 상당히 역할과 성과가 컸는데, 지금은 아까 말씀하시길 바른미래당을 3당 연대 그 정도의 위치에 놓으셨다. 살아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하나는 주체세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또 하나는 외부에 있는 세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외부에 있는 세력은 한쪽은 자유한국당이고 다른 한쪽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이 두 가지에 의해서 결정이 될 것이다. 

-우리가 자유한국당 대통합은 많이 이야기하는데 민주당이 바른미래당과 뭘 한다, 그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라는 건가?

그렇다. JP가 사실 창당은 1995년 초에 했는데 94년에 YS로부터 쫓겨났다. JP가 살아날 수 있을까? 쫓겨날 때만 해도 사람들이 다 그랬다. 근데 살아났다. 사실상 DJ하고 지역등권론으로 연대해서 살아난 거다. 

-어쨌든 충청이라는 지역 기반이 있었지 않나. 

그 때 자민련은 지역기반이 있었다면 지금 바른미래당은 대선후보가 2명이나 있다. 21%나 얻었던 안철수와 개혁보수 이미지를 갖고 200만표, 6.7%를 얻었던 유승민. 이 두 사람이 있다.

-안철수에 대해서 아직까지 총선에 영향력이 있다고 보시는 건가?

이회창 총재가 1997년 대선에서 39만 표로 아깝게 졌고, 2002년도에는 57만 표 차로 졌는데 2007년 대선에 무소속으로 또 나와서 15.07%를 받았다. 그래서 이제 이 양반 끝났다고 봤는데 자유선진당을 창당했다. 18석을 얻어 교섭단체는 못 됐지만 만약 그 때 친박연대가 없었으면 무조건 교섭단체가 됐다. 자유선진당한테 갈 표, 정당득표가 친박연대로 갔다. 즉, 대선에서 상당한 득표를 한 사람한테는 기본적으로 표가 쏠린다. 아무리 끝난 사람이라도. 저는 (이번 총선에서 안철수가) 상당히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본다. 

-한 30년 데이터를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내년 총선에 대해 더 할 이야기가 있다면? 

지난 총선 때 국민의당 후보가 10% 이상을 얻으면서 5% 이내로 당락이 결정된 선거구, 그러니까 국민의당 때문에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어 당선된 지역이 23곳이다. 10% 이내로 확장을 하면 한 60곳 된다. 그 때 분할투표 얘기가 전면적으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1:1로 붙으면 사실은 보수표가 많기 때문에 민주당이 굉장히 불리하다. 전략적으로 바른미래당을 키워야 된다는 게 그런 의미다. (제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2석 밖에 못 했다. 대선후보인 안철수와 관악 갑의 김성식이 3자 구도에서 이겼다. 수도권이 122개 선거구인데 101명 후보를 냈다. 후보를 낸 지역의 평균 득표율을 계산해 보니까 18.3%다. 무지무지하게 얻은 거다.

18대때 자유선진당이 수도권에서 낸 후보들 평균득표율은 6% 남짓이었다. 그러니까 자기네도 18석 밖에 못 얻고, 그 때 민주당도 81석 밖에 못 얻었다. 그런 것들이 다 작용한다. 제 3당이 어떤 역할을 해주느냐. 대개 보수당 표를 뺏어 먹는다. 아닌 것 같지만 15대 때 자민련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시 통합민주당, 꼬마민주당이라고 하는데 이기택 총재, 이부영, 이철, 그리고 노무현이 전면에 나왔다. 유인태, 박계동도 나왔는데 새정치국민회의 표는 땡땡 굳어 서 못 뺏어 먹는다. 보수당을 지지하는 표는 많기는 한데 상대적으로 지지 강도가 엷다. 그러니까 이 표를 많이 뺏어 온다. 주로 제3당의 공략 대상은 그쪽이다. 역설적으로 국민의당도 출신은 민주당 출신이 많은데 당시 지지는 주로 구 새누리당 표 지지를 받아왔다. 그런데 그건 기호 3번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를 못 한다. 선거 뛰어본 사람 중에서도 기호 1,2번만 한 사람들은 잘 모른다. 

-92년 대선 때도 정주영의 국민당 표가 어디서 왔나, 이것도 상당히 관건이었다. 그러면 어쨌든 지금 제3정당의 역할, 나아가서 정부여당이 제3정당과의 관계를 어찌할 건지, 이런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다.

그래서 이제 제3정당이 건전한 중도보수정당으로 자리 잡게 해주고, 그 다음 어차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안 가더라도 늘상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8번 총선 동안에 2.5당 체제로 만들어 놨다. 13대, 14대, 15대, 그 다음 20대. 8번 중에서 4번, 소선거구제이긴 하지만 제3당을 원내 교섭단체로 만들어줬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건전한 제3당을 육성해주자 이거다. 어떻게? 이른바 민주 진보 개혁세력 쪽에서 건전한 중도 보수정당하고 선거연대를 하든지, 정책연대를 하자 이거다. 발상을 좀 바꿔서 맨날 수구 꼴통 어쩌고 욕하지 말고, 그들을 최소화 시키려면 중도보수 정당을 키워야 한다. 

-지금 우리 이념과 진영 대립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서 우려스럽다. 서로를 역사에서 사라져야 될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렇게 공격하는데, 어떻게 보시나.

최근에 있었던 일 중에 하나가 김원봉과 백선엽 문제다. 백선엽은 친일파라도 6.25 남침 때 혁혁한 공을 세웠으니까 인정해주고, 김원봉은 또 조국 광복을 위해서 진짜 고생했으니까 인정해주자. 이렇게 서로 인정하면 될 거 아닌가.

-이념과 진영의 갈등 격화, 이 문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대한민국 미래가 어려운데, 그걸 풀 수 있는 방법이 서로를 인정하자. 그런데 패스트트랙이나 이런 걸 봤을 때 한 쪽에서 계속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사보타지 하는데 이런 상대한테도 국정운영의 책임을 지는 정부 여당에서는 좀 다르게 가야 된다는 이야기인가? 

이런 얘기 하기가 좀 갑갑한데, 실력 문제라고 본다. 3김 시대 때는 굉장히 권위적이었지만 실력이 있었다. 그런데 3김이 물러나고 민주화 되면서 갈수록 민주화는 진전되고 있지만 실력이 솔직히 좀 떨어진다. 3김뿐만 아니라 참모들도 지도자가 실력이 있으니까 좋은 참모를 골라서 썼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에도 계셨는데. 

저 스스로 모자란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거다. 우리가 정권 재창출을 못 했으니까. 어떤 정권이든 정권 재창출을 못 했으면 실패한 정권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회가 파행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안 들어간 사람한테 욕은 할 수 있겠지만 그걸 풀어내는 건 정부여당이다. 물론 저는 원론적으로만 답변을 드릴 수 있지만 바둑도 뒤에서 훈수 두는 사람이 잘 보지않나. 일선 정치는 물러난 지 한 7~8년 됐다. 그래서 저는 수가 많이 보이는데 안 하더라. 저 사람들이 왜 안 할까. 실력이 없는 거다. 

-참여정부 시절 무능좌파란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다음 정부는 유능진보가 돼야 된다고들 했었는데 지금 좌파독재, 무능좌파 이런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굉장히 우려스럽다. 5년 단임제의 폐해 중 하나가 공무원의 복지부동인데 공무원들이 말을 안 듣는다. 정권 재창출에 대한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총선도 어쨌든 여당이 이긴다,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걸 보여줘야 된다. 

-평소 지역밀착형, 지역민에게 인정받는 경선, 이런 것들을 강조하셨다. 그래서 지방의회, 단체장 출신 국회의원이 많은 정당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 정치가 가야 될 길로 보고 계신 것 같은데? 

지방, 시골의 경우에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실제로 공무원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성과도 좋다). 지방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을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그 지역을 파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대개 국회의원이 된다. 요즘은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일이 거의 없는데 무소속이 당선되는 데도 주로 시골이다. 수도권에서도 큰 당의 공천을 받을 확률이 높은 사람들, 누가 공천을 받느냐? 그래도 열심히 지역을 파는 사람들이 된다. 물론 국회의원 고유의 임무인 의정활동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역활동)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에 정부인사에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좀 드러났는데, 인사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고 운용돼야 된다고 보시나?

그보다 저는 싱크탱크를 많이 만들어야 된다고 본다. 대통령직속의 위원회는 많지만 그건 형식적이다. 싱크탱크를 많이 만들고 누가 돈을 내느냐. 정부 돈 내면 안 되고, 필요에 의해서 기업이나 돈 있는 사람들이 돈을 내고 거기서 연구하고 해야한다. 여시재가 대표적이다. 미국도 다 그렇게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지금 막고 있는데 로비스트를 합법화 시켜서 그 싱크탱크에서 합법적으로 로비를 하게 만들어줘야 된다. 기껏해야 우리는 수시로 변호사법 위반으로 걸려 들어가는데 그거 다 국회의원들한테 로비하고, 공무원들한테 로비하고, 돈 갖다 주고 로비하는 건데 그렇게 하지 말고 싱크탱크에서 정책개발해서 합법적으로 입법 청원 하자는 거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얼마나 절실하겠나 그게. 

-한 정권에서 일한 분들도 정권이 교체 됐을 때 싱크탱크만 있으면 계속 활동이 이어질 텐데 우리나라는 백지화, 단절이 돼 버린다. 

만약 정부에 참여해서 보건복지 비서관을 했다, 아니면 보건복지부 개방형 국장을 했다. 그러면 정권이 바뀌어서 야당이 되어도 보건 분야, 제약회사라든지 이런 데서 후원하는 싱크탱크가 있다면 거기에 취직해서 연구를 또 하고 그거 얼마나 좋나. 그럼 계속 자기 재능을 살려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지 않나. 그렇지 않으니까 ‘여의도 건달’이라고, 흔히 얘기하는 정치 건달만 생산하는 거다. 정책 능력이 있는 실력 있는 사람들을 계속 키워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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