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청문회 결정적 한방 없어, 지명 철회 생각 없어”
한국·바른미래 “거짓으로 물든 청문회, 위증 검찰총장 불가”
평화·정의 “위증 논란 심각하지만 검찰총장 자질 충분”
추경·북한 어선 국종조사 등 여야 대치 한 단계 더 복잡해져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등 일부 증인이 불참, 좌석이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등 일부 증인이 불참, 좌석이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맹탕’으로 종료될 뻔 했던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위증’ 논란을 겪으면서 정치권이 청문보고서 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여권에선 윤 후보자에 대한 낙마사유가 없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으며 보수야권을 중심으론 ‘위증’을 논거로 사퇴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윤우진 청문회’를 방불케 한 윤석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8일 오전에 시작해 9일 새벽 1시 30분께 까지 진행됐다. 

청문회의 핵심이었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은 8일 늦은 저녁까지만 해도 ‘결정적 한방’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윤 후보자의 언론 인터뷰 녹취가 공개되면서 국면은 전환됐으며 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를 향해 청문회 내내 거짓말을 한 것이냐고 추궁했다.

윤 후보자가 이와 관련해 “당시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문자가 있다고 해 여러 기자들에게 전화가 왔다”면서 “윤리적으로, 법적으로 문제 되는 건 변호사 선임 아니냐. 변호사는 선임되지 않았다고 (인터뷰에서도) 말한다”고 해명했지만 청문회 위증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를 통해 윤 후보자의 적격성이 증명됐으며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야권에서 위증 논란을 근거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와 북한 어선 입항 사건의 국정조사 등 여야간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위증논란이 불거지면서 정국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검찰총장 적임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는 검찰 수장으로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윤 후보자의 부당성에 대한 한방은 없었다”며 “자유한국당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한다면 국민들은 결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에 대해서도 윤 후보자가 사과한 점을 들며 방어전에 나섰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변호사 소개 문제에 관해 당사자도 설명했고 윤 후보자도 오해가 있었던 것을 사과했다”며 “지명 철회를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사건 당사자들은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에 잇따라 해명에 나서고 있다.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이 번지면서 윤 전 용산세무서장의 친형인 윤대진 검찰국장은 “제가 윤 전 세무서장의 친동생이고, 이 변호사는 제 밑에 있던 사람인데 두 사람을 소개한 사람이 누군지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윤 후보자에 제기되는 의혹을 반박했다.

이번 위증 논란에서 거론된 이 변호사 역시 윤석열 후보자가 아닌 윤대진 검사가 자신을 소개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관련 뉴스타파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9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관련 뉴스타파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 野 “청문회, 거짓말 잔치로 물들어”
보수 야권으로 분류되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난 8일 청문회를 ‘거짓말 잔치’로 규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온종일 국민들이 우롱당한 거짓말 잔치였다”며 “윤 후보자는 하루 종일 모르쇠로 일관하다 녹취파일로 거짓 증언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인사청문위원으로 참여했던 한국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바른미래당도 윤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청문회에 자리했던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다른 문제는 차치해도 인사청문회에서 하루 종일 거짓말한 것은 도덕성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다”며 “청문회에서 위증한 검찰총장은 있을 수 없다. 윤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정의, 위증엔 부적절 자질은 적절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에는 추가 입장 정리를 요구하면서도 검찰총장으로선 적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평화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윤 후보자에 대해 검찰총장으로 적격하다는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다만 장정숙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물론 거짓말을 한 것이 녹취로 밝혀졌다”면서 “그것은 엄청난 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엄청난 죄이지만 조용곤 서울중앙지검장,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있는 권력인 수사 외압에 굴하지 않았던 것처럼 현재 살아있는 권력인 현 정부에 대해서도 기대를 꺾지 말고, 검찰 수장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역시 위증 논란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검찰총장으로서의 자질에 대해선 높게 평가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애초 명쾌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은 윤 후보자의 문제”라며 “오늘이라도 윤 후보자가 명쾌하게 재정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만 브리핑을 통해선 “윤 후보자는 ‘검찰이 권력 앞에 흔들리고 스스로 엄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여긴다’고 했다. 검찰 개혁은 시대적 소명이다”라며 “검찰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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