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새로운 정치’ 해보라고 안철수에게 사명 준 것”
“바른-국민 합당, 좋은 이벤트였지만...정치적으로 결정 잘못했다”
“손학규 퇴진 안돼, 역할의 기회 줘야...유승민이 먼저 스탠스 바꿔야한다”
“안철수 ‘진솔한 반성’·유승민 ‘새로운 결단’·손학규 ‘어머니의 헌신’ 필요”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0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0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다시 뛰는 안철수’로 돌아오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당초 국민의당을 만들어준 것은 어쨌든 다당제의 씨앗을 뿌려준 것이고, 기성정치와 다른 ‘새로운 정치’를 해보라고 안철수 전 대표에게 사명을 준 것이다. 그런데 ‘궤도이탈’ 해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독일에서 유학 기간을 갖고 있는 안 전 대표가 충분히 옛날의 ‘신드롬’을 상당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내년 총선에서도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문 최고위원은 “원래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변화’와 ‘개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계속 추락한 이유는 ‘개혁정치’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른정당-국민의당 합당은 좋은 이벤트”였다고 봤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개혁정치를 하는 걸로 역점을 돌파한 게 아니고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통해 돌파하려고 정치공학적인 시도를 했다”며 “정치공학이야말로 구정치”라고 비판했다.

국민들에게 바른정당-국민의당의 합당이 개혁보수로의 전진이 아니라 ‘보수 표를 얻어 다음 대선에 임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혔을 것이라는 것이 문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문 최고위원은 지난 선거의 안 전 대표에 대해 “정치적으로 결정을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은 지역적으로 호남이고, 이념적으로는 중도다”라며 “그런데 바른정당과 합당하면서 호남세력을 잃었다. 또한 이념적으로 ‘보수코스프레’에 나서면서 중도까지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승민 전 대표에 대해서도 “‘개혁보수’를 표방했지만 합당 이후 개혁적인 것을 이뤄낸 것이 없다”며 “대권을 잡겠다는 의도도 성공해서 ‘수구보수’인 자유한국당을 넘어 ‘개혁보수’가 보수의 주도권을 잡아 진보와 싸우는 형태가 됐으면 그것도 큰 정치발전일 수 있었지만 해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의 내홍과 관련해 “그 상태가 계속 지속되고 있다”며 “진짜 통합은 지금부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른정당-국민의당이 합당을 했으면 같이 갈 수 있는 방법, 양보할 수 있는 것 등을 놓고 토론도 많이 했었어야 했다”며 “가야할 과정을 이제 겪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퇴진을 둔 당내 갈등에 대해 “‘유승민 전 대표가 먼저 결단하고 스탠스를 바꿔서 빅텐트를 친 후 손 대표가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손 대표에게 역할의 기회를 줘야하고, 결단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얘기를 해야 한다”며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자산을 더 많이 갖고 있으니 오히려 그분들이 먼저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러한 사명을 실천할 수 있는 당을 만들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안철수·유승민·손학규 세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에게는 ‘궤도이탈’에 대한 진솔한 반성, 유 전 대표에게는 보수를 시대에 맞게 각색하는 ‘새로운 결단’, 손 대표에게는 정치선배로서의 ‘어머니의 헌신’을 촉구했다. 


[이하는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바른미래당 내의 ‘집안싸움’ 때문에 다들 우려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어떤가? 혁신위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그 상태가 계속 지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혁신위가 큰 역할을 할지는 잘 모르겠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뿌리도 노선도 다른 세력이었는데, 합당을 했으면 같이 갈 수 있는 방법, 양보할 수 있는 것 등을 놓고 토론도 많이 했었어야 했다. 사실 싸웠어야했는데, 싸움도 안했다. 싸웠으면 서로 이해도 되고 해결점도 찾을 수 있었다. 이제야 와서 제대로 싸우는 거다. 가야할 과정을 이제 겪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바른정당계인 유승민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가 서로 이 당에 대해 뭐가 불만인지가 이제야 좀 명확해졌다. 진짜 통합은 지금부터라고 본다. 

봉합상태로 가다가 선거를 앞두고 쪼개지면 다 죽는다. 양당체제로 가면 정치적으로 퇴행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당초 국민의당을 만들어준 것은 어쨌든 다당제의 씨앗을 뿌려준 것이고, 기성정치와 다른 ‘새로운 정치’를 해보라고 안철수 전 대표에게 사명을 준 것이다. 그런데 ‘궤도이탈’ 해버렸다. 지금 그러한 역할을 수행할 당이 껍데기로는 바른미래당인데, 현재의 바른미래당은 그런 사명을 실천할 수 있는 당은 아니다. 실천할 수 있는 당을 만들자는 것이 저의 구상이고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손학규 대표도 그것 외에는 길이 없다고 본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문병호 최고위원과 환영하는 손학규 대표 <사진=연합뉴스>
▲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문병호 최고위원과 환영하는 손학규 대표 <사진=연합뉴스>


Q. 손학규 대표가 가장 어려울 때 구원투수 격으로 오셨는데,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 양쪽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바른정당 출신들은 상당히 공감하고 있나.

많이 공감하고 있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하고도 얘기했고 많이 공감한다. 그런데 그쪽은 역시 ‘손학규 대표가 먼저 변해야하고 결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는 ‘유승민 전 대표가 먼저 결단하고 스탠스를 바꿔서 빅텐트를 친 후 손 대표가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솔직히 말해서 내놓을 카드가 많지도 않다.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는 정치적 위상도 손 대표보다는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파워도 있고, 앞으로 정치할 시간도 많이 있다.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자산을 더 많이 갖고 있으니 오히려 그분들이 먼저 내놓고 손 대표한테도 뭘 내놓으라해야지 손 대표 먼저 내놓으라 하는건 아니라고 본다. 손 대표는 대표직을 관두면 정치적으로 뭐가 되나. 손 대표는 대표를 해야 정치적으로도 역할을 할 수 있고 유의미하다. 그래서 대표직을 쉽게 내놓기 힘들다. 손 대표에게 역할의 기회를 줘야하고, 결단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얘기를 해야 한다.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먼저 스탠스를 바꿔야 한다. 유승민 전 대표는 ‘새로운 결단’을 해야한다. 보수를 버리라는 것이 아니고, 보수라는 정치색을 가지고 있으면서 보수를 시대에 맞게 각색하라는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진솔한 반성’, 국민들이 기회를 줬고 길을 제시했는데 안 대표가 가다가 ‘궤도이탈’한 것에 대해 반성하고 보여야하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 결단할게 없다. 원시로 돌아가면 된다. 손학규 대표는 ‘어머니의 헌신’을 보여야한다. 손 대표는 경륜 있는 정치 선배로서, 큰 틀에서 헌신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 된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Q. 국민들이 이전에 국민의당, 제3정당이 탄생했을 때 변화를 기대했다. 

원래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변화’와 ‘개혁’이었다. 워낙 기성정치권들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았고, 이에 신물이 나서 ‘새로운 정치세력’ 내지는 ‘새로운 인물’을 바라고 있을 때 안철수가 등장했다. 사실 국민들이 안철수를 불러낸거다.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을 창당해서 지난 총선에 임하자 국민들이 많이 밀어줬다. 절반은 성공했다. 창당한지 두 달 만에 38석을 얻었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들이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에 기대한 것은 개혁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개혁하라고 했더니 구태정치 답습만 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국민의당의 당 운영행태가 구태보다 더 구태스러웠다. 그래서 지지도가 떨어진거다. 국민의당은 창당 후 총선 때 정당투표에서 26.7%를 받고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2등을 했는데 계속 추락해서 바른정당과 합당할 때 8%대까지 떨어졌다. 그게 국민들의 평가라고 본다.


Q. 안철수 전 대표에게 가장 책임이 있다고 보는건가.

당연하다. 내가 안 전 대표에게 “‘개혁’과 ‘혁신’을 해라. 그걸 보여줘야 국민들이 지지를 한다”고 늘 말했는데 계속 그걸 못했다. 결국 한 게 뭐가 있나.

국민의당이 계속 추락한 이유는 ‘개혁정치’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 전 대표가 개혁정치를 하는 걸로 역점을 돌파한 게 아니고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통해 돌파하려고 정치공학적인 시도를 했다. 자신이 개혁을 이뤄내고 일대 혁신을 해서, 다시 국민의당을 일으키고 정치를 크게 일으켰어야했다. 오히려 바른정당과 합당해서 돌파하려고 하니 국민들이 이것을 안철수의 ‘궤도이탈’로 본거다. 정치공학으로 읽혀졌다. 정치공학이야말로 구정치 아닌가. 안철수는 새로운 정치, 정정당당한 정치를 하길 바랐는데 정치공학적인 것을 선택했다. 제3의 길, 기성정치와 다른 길을 가라고 주문했는데 기성 정치로 가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바른정당과의 합당은 “나는 새정치를 안하고 보수로 가서 보수혁신을 통해, 보수의 대표자로서 대권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니까 ‘궤도이탈’이라는거다.

나는 당시 원외 인사라 안 전 대표를 따라갔다. 원내였으면 탈당을 선택했을 것이다. 바른정당과 합당할 때도 안 전 대표에게 말했다. 바른정당-국민의당 합당은 좋은 이벤트였다. 다만 안철수와 유승민 두 사람이 국민들께 “개혁을 하려고 했는데 저희가 의석수도 적고 힘이 약해 힘듭니다. 우리가 힘을 합쳐서 좀 더 강한 개혁을 하겠습니다”라고 밝혔어야 한다. 그렇게 지지도가 올라갔어야하는데 그렇지 않고 ‘보수 코스프레’가 되버린 것이다. 쉽게말해서 “자유한국당이 보수의 대표자인데, 탄핵 여파로 힘이 빠졌으니 저희 둘이 개혁보수의 노선으로 나가서 보수 표를 얻겠다. 그렇게 보수 땅을 평정해 다음 대선에 임하겠다”는 노선으로 바뀌었다고 보였다. 그래서 실패한 것이다. 개혁노선을 걷지 않았기 때문에.  

유승민 전 대표도 ‘개혁보수’를 표방했지만 합당 이후 개혁적인 것을 이뤄낸 것이 없다. 그러니 국민들이 밀어줄 이유가 없다. 합당 후 ‘통합개혁신당’을 말했지만 보여준 것이 없다. 만약 대권을 잡겠다는 의도도 성공해서 ‘수구보수’인 자유한국당을 넘어 ‘개혁보수’가 보수의 주도권을 잡아 진보와 싸우는 형태가 됐으면 그것도 큰 정치발전일 수 있었지만 해내지 못했다. 


Q. 그럼 안철수 전 대표는 뭘 했어야 하나?

혁신을 이뤘어야 한다. 당 운영이나 지방 공천 하나라도 개혁적으로 진행했나. 서로 나눠먹으려다 싸움만 하지 않았나. 그런 것이 구태정치의 전형이다. 합당 과정에서 호남세력이 다 떨어져나가기도 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 결정을 잘못했다. 안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은 지역적으로 호남이고, 이념적으로는 중도다. 그런데 바른정당과 합당하면서 호남세력을 잃었다. 또한 이념적으로 ‘보수코스프레’에 나서면서 중도까지 잃어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보수표를 얻지도 못했다. 중도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애매한 모습을 보인데다가, 지방선거에서 김문수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거론하면서 ‘한국당 2중대론’, ‘배신자론’에 걸려서 호남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불과 2년 전에 국회의원 8석 중 8석을 광주에서 만들어줬는데, 2년 만에 지방의원이 한 명 없는 당이 돼 버린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어마어마한 실수다. 자기 지지기반을 발로 차버린 것이다. 유승민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와 합치면서 자기 정체성이 약간 흐려져버렸다. 그 상태가 지금까지 왔다.


Q. 내년 총선에서 당의 성패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데, 지금 안 전 대표는 독일에 있다. 과연 돌아와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

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다시 뛰는 안철수’를 보여주자”고 항상 얘기했다. “국민들께 실망을 많이 드려서 죄송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가 독일에서 1년간 공부하면서 많은 성찰을 했다. 새롭게 뛰겠다.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면 전만큼의 복원은 쉽지 않겠지만, 국민들이 상당수는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 안철수 전 대표도 ‘빅텐트’가 내년 총선에서 50석 이상만 달성하면 정치적으로 어마어마한 기회가 생기는거다. 이 당이 잘되면 안철수와 유승민이 결국 유력한 대권후보가 될 것이다. 그건 그때 가서 경쟁할 문제다. 내년 총선까지는 두 분이 힘을 합쳐야 한다. 손학규 대표도 경륜과 잠재적 지지자가 많다. 


Q. 구상이 실현되려면 안철수 전 대표가 국민이 새롭게 기대를 갖게하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변화된 비전을 알리고 나름대로의 공감을 받아야한다고 보는데 준비하고 있는가.

준비하고 있다. 안 전 대표도 독일에서의 유학 내지는 성찰 기간을 본인의 이미지 변신에 활용할 생각을 하고 계시고 실제 성찰도 하고 계신다. 돌아오시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 보여야한다. 국민들이 봤을 때 ‘안철수 좀 변했다’고 느끼셔야 한다. 제일 바라는 것은 ‘안철수 전성시대’만큼의 기대를 받는 것이지만, 조금 못 미치더라도 충분히 역할 할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과 한국당도 대권주자들이 다 죽쑤고 있다. 지금 홍준표 전 대표도 지지도가 5%밖에 안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번 대선 때는 상당히 각광받았는데 지금은 많이 추락했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정치적으로 끝났다. 사람이 지금 없다. 지난 대선 결과로 보면 안철수가 다음 대통령 되어야 한다. 홍준표 전 대표 지지도가 떨어지지 않았느냐. 안 전 대표에게 상당히 기회가 있다고 보고, 안철수도 추락했지만 다른 정치지도자들이 너무 추락해있어서 상대적 관점에서는 해볼만 하다고 본다.


Q. 안철수의 새로운 비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근거가 뭔가.

전해들었다. 독일에서 공부하고, 사람도 만나고 선진제도에 대해 연구도 많이 하고 계신다. 국내에 있는 안철수 핵심 지지자들이 그런 프로젝트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다시 돌아오실 때 새로운 이미지, 부정적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그림을 보여줄 수 있어야한다고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안 전 대표도 정치에 입문하고 정치 한복판에 있다보니 성찰기회가 적었지만 바깥에서 봤을 때 깨달은 게 많을거라 본다. 충분히 옛날의 ‘안철수 신드롬’을 상당부분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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