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선거, 진보보다 보수 공략해야...개혁대연합의 성격은 ‘중도+보수’”
“손학규+호남 중진 조합 비전 없어...대권주자 있어야한다”
“바른미래가 가야할 길, 개혁정당·강한 야당·중도와 보수 포괄하는 당”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10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10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새로운 개혁대연합을 만들어야한다”며 “그 중심이 바른미래당이 되고, 거기 호남세력과 여러 신진세력도 가세해서 새로운 중심을 만들자는 것이 내 요지”라고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보수 표를 많이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이 위치가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최고위원은 “지금 지형은 오히려 지난 총선보다 제3지대가 더 넓어졌다”며 “내년 선거 지형은 진보 땅 보다는 보수 땅을 공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혁대연합의 성격은 ‘중도보수’가 아니라 ‘중도+보수’”라며 “합리적 진보는 중도 안에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남 중심의 ‘제3지대’에 대해서는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문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이 분당되고 손학규 대표+호남중진들이 조합된다고 한들 비전이 없다고 본다”며 “대권후보가 없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 두 분이 대권 주자고, 선거에 나와서 합쳐서 28.5%나 받았다”며 “손 대표도 여론조사에서 3~5% 나온다. 호남 중진까지 다 합치면 20% 이상은 된다고 본다. 거기에 개혁의제만 차별화해서 장착하면 내년에 충분히 해 볼만 하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유성엽 민주평화당 대표와도 자주 만난다며 “평화당의 ‘제3신당’을 주장하는 분들이 너무 앞장서는 건 좋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문 최고위원은 “바른미래당이 앞으로 가야할 길은 개혁정당, 강한 야당, 중도와 보수를 포괄하는 당”이라며 “안철수·유승민·손학규가 하나의 체제가 되려면 이분들이 모두 자신의 스탠스를 다들 조금씩 바꿔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의 스탠스를 조금 바꿔서 정치이득이 많은 선택을 하는 게 맞다”며 “바른미래당이 한국정치의 '메기'(메기 효과;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것)가 되어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하는 문병호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바른미래당 중심의 ‘제3지대 신당’?

국민들이 지금 민주당도 싫고, 한국당도 싫고, 그렇다고 제3의 대안세력은 없으니까 투표를 안 하고 기권하겠다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민주당도 싫고 한국당도 싫은 세력을 끌어줄 수 있는 새로운 개혁대연합을 만들어야한다. 그 중심이 바른미래당이 되고, 거기 호남세력이 가세하고, 여러 신진세력도 가세해서 새로운 중심을 만들자는 것이 내 요지다. 

지금 입맛에 맞는 눈높이를 만들기는 힘들다. 안철수 같은 새로운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올 수도 없다. 양극단의 민주당과 한국당을 빼면 그나마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거기에 일부 신진세력들이 있는데 어쨌든 간에 안철수·유승민·손학규 이 세 분이 하나가 돼야 한다. 여기에 호남세력이 들어와야 하고, 가능하면 원희룡 제주지사나 남경필 전 경기지사 등이 가세해서 빅텐트를 치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된다. 희망사항으로는 반기문 같은 분도 고문으로 모시면 최상이라고 본다. 그때의 정치 이득이 크다는 말이다. 반면 분열돼서 각자 당으로 쪼개졌을 때는 손실이 크다. 

나는 한국당과 차별화된 세력이 있어야한다는 입장이다. 나는 한국당 중심의 보수 세력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한다는 건 의미 없다고 본다.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빅텐트를 치면 지지율이 상당히 올라갈 거라고 본다. 안철수·유승민·손학규가 단합하고 호남세력이 가세해서 당 지지도가 15~20%가 되면 내년 독자적 출마도 가능하다. 결국 갈라져서 민주당만 좋은 일을 시킨다고 하면 한국당과라도 선거연대를 해야 한다. 지금은 바른미래당이 6% 정도 나오지만 안철수·유승민이 여기 있는 한 선거 때쯤 지지도가 더 나올거다. 


Q. 호남 중심의 ‘제3지대’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이번 선거에 있어서 호남에서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마케팅’을 굉장히 세게 할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본인도 호남에서 호소할 것이다. “호남에서 민주당이 석권해야 제가 민주당의 대권주자가 됩니다”라고 말할 거다. 그리고 실제 맞는 말이다 호남에서 몰표를 받아서 이 총리가 대권후보로 우뚝 서면 가능성이 있다. 만약 호남에서 못 얻으면 끝나는 거다. 호남에서도 못 얻는데 이 총리를 누가 밀어주겠나. 호남사람들이 봤을 때 누구를 찍겠나. 비전이 있는데 당연히 이낙연을 뽑아준다.

그래서 나는 바른미래당이 분당되고 손학규 대표+호남중진들이 조합된다고 한들 비전이 없다고 본다. ‘호남신당’이래봤자 수도권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호남에서도 영향력이 없을 것이다. 지난 총선과 다르다. 저번에는 국민의당에 안철수라는 거물이 있지않았나. 유력한 대권주자였다. 광주가 왜 안철수를 밀었나. 안철수가 ‘호남의 사위’라서, 정동영·박지원·천정배 등 호남중진이 국민의당에 있어서가 아니다. 국민의당이 개혁정당이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국민의당은 ‘변화’와 ‘개혁’을 상징하는 당이었다. 호남 사람들은 가장 기성정치에 피해를 많이 본 분들이다. 기성정치를 변화시키고 개혁해야한다는 욕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 호남인데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가 그런 개혁정치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호남사람들이 먼저 반응을 하고 지지한 것이다. 

지금은 인물의 파워 면에서 봤을 때 정동영·박지원·천정배가 개혁정치를 할 수 있을지, 이낙연과 민주당이 개혁 정치를 할 수 있을지 어느 쪽이 우월하다고 볼 수도 없다.

유승민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 유승민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Q. 바른미래 중심의 제3지대 개혁통합정당이라면, 결국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의 역할이 기본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총선에서 제 3당이 성공한 케이스가 4번 있다. 김종필이 이끈 자유민주연합이 2번, 20석 이상의 교섭단체였다. 정주영 현대회장의 통일국민당이 31석을 얻었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38석을 얻었다. 그 다음 이회창 대표가 자유선진당으로 18석을 얻은 바 있다. 이들이 그나마 의미있는 제3의 흐름이었다. 

그런데 그 면면을 보면 대권후보가 중심이었다. 대권후보가 없으면 안 된다는 거다. 그 분들의 지지도가 16~17% 정도다. 안 전 대표도 지역투표에서 15% 밖에 못 얻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손학규·정동영·박지원 조합은 그 급이 안 된다. 일단 대권후보가 아니다. 호남사람들이 봤을 때 그 사람들이 잘 해봤자 국회 부의장, 아니면 20석 될동말동한 당의 대표급 아닌가.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 두 분이 대권 주자고, 선거에 나와서 합쳐서 28.5%나 받았다. 엄청나게 표를 받은 거다. 손학규 대표는 대선에는 못 나왔지만 지지자가 꽤 있다. 안 전 대표 같은 경우엔 많이 깎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 표가 많이 살아있다. 지금은 정치를 잘 못하니까 유보된 상태일 뿐이지, 민주당이나 한국당으로 표가 넘어간 게 아니라고 본다. 

유 전 대표는 당시 6.8%를 받았는데, 지금은 조금 더 플러스(+) 됐을 거다. 안 전 대표는 지지자를 조금 잃었다. 손 대표도 여론조사에서 3~5% 나온다. 호남 중진까지 다 합치면 20% 이상은 된다고 본다. 거기에 개혁의제만 차별화해서 장착하면 내년에 충분히 해 볼만 하다. 내년 선거에서 50석만 해도 어마어마하다고 본다.

 

Q. 아이러니하게도 총선에서는 제3당이 거의 다 보수 성향이었고 보수 지지자 표를 받아왔다. 지난 총선에서도 국민의당 때문에 새누리당이 손해를 많이 봤다. ‘제3지대 개혁정당’으로 보면 기본 지지세력들이 어느 쪽 표를 가져갈 것 같나.
 

자유민주연합과 통일국민당을 예로 들자면 김종필과 정주영 본인이 보수 성향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보수표를 갉아먹었다. 국민의당은 좌표로 보자면 딱 중도였다. 지난 선거에서 수도권에서는 보수 표, 새누리당 표를 많이 뺏어왔다. 민주당 내에서도 그렇게 평가한다. 내년에도 보수표를 많이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이 위치가 좋다.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은 중도+보수니까. 만약 진보+중도 성향이었으면 지형이 맞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선거는 민주당의 ‘반노(反盧)의식’ 때문에 내부 이탈이 많이 있었고, 한국당의 친박 반대 및 공천파동이 있었어서 제3지대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다만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번 총선에서는 받을 수 있는 최소 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안 전 대표가 세력화도 못했고, 의제도 하나도 개발을 못했다. 잘 수행했다면 100석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지형은 오히려 지난 총선보다 제3지대가 더 넓어졌다. 한국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미 퇴행적인 세력이라는 것이 입증되면서 ‘탄핵’을 받았다. 민주당도 세력이 크게 약화됐다. 중앙이 더 넓어진 상태다. 지금 문제는 이 상황을 받아먹을 수 있는 그릇이 없다. 지난 번엔 국민의당과 안철수가 있었는데 많이 못 받아먹었고, 내년에는 그릇이 아예 없다. 바른미래당의 현재 상태는 그릇이 안 된다.

결국 안철수·유승민·손학규의, 바른미래당 중심의 ‘제3지대 빅텐트론’이다. 호남세력이 바른미래당과 함께하지 못하는 건 두 가지 때문이다. 안철수의 ‘호남 배신자론’, 그리고 유승민의 보수성향이다. 유승민 전 대표가 보수를 조금 각색해야 하고, 안철수 전 대표도 호남에 해명을 해야한다. 그리고 손학규 대표도 실질적으로 두 분과 당 시스템을 같이 운영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한다. 세 분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력 확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 ‘제3지대’의 성향이 보수라면 정동영·천정배 등 민주평화당 인사들은 함께하기 힘들지 않겠나.

같이 할 수도 있다. 개혁대연합의 성격은 ‘중도보수’가 아니라 ‘중도+보수’다. 국민의당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만남’이고, 바른미래당는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의 결합’이라고 천명했다. 합리적 진보는 중도 안에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진보·보수·중도가 다 모였다고 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다. 내년 선거 지형은 진보 땅 보다는 보수 땅을 공략해야한다고 본다. 보수 땅에 아직 빈 땅이 많고, 이를 모으려면 보수에 좀 더 방점이 찍어야 한다.


Q. 수도권은 민주당이 122석인데, 보수 땅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지금은 그렇지만, 문재인 정권의 경제적인 무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이 돌아섰다. 또 양쪽 다 여론조사가 많이 부풀려있다고 본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제17대, 제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바 있다. 사진은 제19대 국회의원(인천 부평구갑/새정치민주연합)으로 활동할 당시. 
▲ 문병호 최고위원은 제17대, 제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바 있다. 사진은 제19대 국회의원(인천 부평구갑/새정치민주연합)으로 활동할 당시. 


Q.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제3지대 신당’에 대해 언급한 적 있다. 유성엽 원내대표와는 이야기를 나눠봤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인가. 

당연히 함께해야 한다. 유성엽 원내대표와는 자주 만나 얘기한다. 다만 내가 그런 얘기는 했다. 평화당의 ‘제3신당’을 주장하는 분들이 너무 앞장서는 건 좋지않다고 본다. 전체 판을 짤 때, 호남 중심의 그 분들이 이 판을 주도할 수 있는 세력 같으면 괜찮은데, 빅텐트가 되더라도 그분들이 주도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같이 참여해서 한 축을 맡으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좋다. 하지만 주도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너무 앞장서서 하다보면 마이너스 효과가 올 수 있다. 먼저 앞서나가기보다 속도를 맞춰야한다고 속도 조절을 얘기했다. 또 절대로 호남 세력만 갖고 뭘 한다는 생각은 가능하면 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그건 성공하기 힘들고, 좀 더 판을 크게 꾸려서 전국적인 정당을 만들 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Q. 안철수·유승민·손학규가 하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문제는 기본적으로 안철수·유승민·손학규가 하나가 돼야 하는데 지금 잘 안 되고 있다. 안철수·유승민·손학규가 하나가 된다는 건 세가지 의미다. 첫째, 바른미래당이 개혁정당의 길을 간다는 의미다. 둘째, 강한 야당의 길이다. 셋째, 보수의 카테고리를 벗어난 정당이 된다는 의미다. 지금은 국민들이 바른미래당이 한마디로 뭐하는 당인지를 모른다. 바른미래당이 앞으로 가야할 길은 개혁정당, 강한 야당, 중도와 보수를 포괄하는 당이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유승민·손학규가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런 정당에 대한 합의를 세 분이 해야 한다.

안철수·유승민·손학규가 하나의 체제가 되려면 이분들이 모두 자신의 스탠스를 다들 조금씩 바꿔줘야 한다. 자신의 스탠스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살길이 있다면 바꾸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내가 보는 판세는 갈라지면 살길이 없다. 자기 스탠스를 계속 견고하게 유지하면 갈라지게 되어있다. 그렇게 되면 정치적 실패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치는 대부분 천동설, 정치가 자기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중심으로 신당 창당하면 되지 않을까’하고 오판할 수도 있다. 기대 반 우려 반이라고 본다.

나의 스탠스를 조금 바꿔서 정치이득이 많은 선택을 하는 게 맞다. 변화가 크게 드러날 필요는 없다. 유승민 전 대표에게 ‘보수’를 버리라는 것은 절대 안 될 말이다. 그런데 보수를 가지고 계시면서 각색을 하라는 말이다. 손 대표도 당권에 있어서 100%를 다 가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나누자는 말에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이에 기성정치권이 해결 못하는 국민연금·의료보험 문제라던가 조세제도의 일대 혁신 등 개혁엔진을 잘 장착하면 된다. 

대한민국 정치에 '메기'가 없었다. 항상 자기들끼리 못난이 싸움을 해서 덜 못난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는 구조였는데, '메기'가 들어가면 제대로 된 경기가 될 것이다. 혁신이 되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이 한국정치의 '메기'가 되어야한다. 국민들 정서나 객관적인 조건이 현재 충분히 가능하고, 성공할 수 있는데 여하튼 안철수·유승민·손학규가 열쇠를 쥐고 있다. 이분들이 반성과 결단과 헌신을 해야 하고 저도 노력을 할 것이다. 공감대를 넓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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