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악화 등으로 불확실성 증폭 영향

코스피가 7.79포인트 하락한 1,909.71로 장을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코스피가 7.79포인트 하락한 1,909.71로 장을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지난 7월 31일부터 이날까지1조 4705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6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었다. 이는 지난 5월 9~20일의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총 1조 7183억 원 순매도) 이후 최장이자 최대 규모 순매도 기록이다.

외국인은 전날에는 하루에만 6051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최근 외국인이 순매수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이중 상당 부분은 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한 ‘숏 커버링’ 물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의 한국 증시를 이탈하고 있는 이유로는 미중 무역갈등 악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폭과 원/달러 환율 상승, 한일 경제전쟁 격화 등이 거론된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은 경제 전면전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3000억 달러(약 364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선언한 데 이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여기에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는 등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자 원/달러 환율은 한때 심리적 저지선이던 달러당 1200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악화 등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뿐 아니라 세계 신흥국 증시에서 글로벌 자금이 패시브펀드 자금을 중심으로 대량 유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원/달러 환율”이라며 “환율이 1200원을 상향 돌파함에 따라 신흥국 증시 중에서도 코스피가 한층 더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이달 말부터 한국 증시 비중을 축소할 예정인 점도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MSCI는 반면에 신흥시장(EM) 지수에서 중국·사우디아라비아 증시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이번 MSCI 지수 개편으로 한국 증시 비중이 0.3%포인트 하락하면서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7000억 원가량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일 갈등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신흥국 증시 전반의 자금 유출 추세가 진정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미중 무역갈등이 다소 완화하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개선돼야 하는데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에는 상황이 나아지는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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