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일 공조 중요하다면 관여할 것, 재무장한 일본 위주면 관여 않을 것”
“日 전략물자 1,194개, 우리 경제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손 한 줌 정도에 불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2일 일본 수출규제조치와 관련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한일 갈등에 대한 중재를 요청했다는 세간의 분석에 대해 “제가 미국 가서 중재요청을 하면 청구서가 날아올 게 뻔한데 제가 왜 중재 요청하나? 반대급부 요구할 텐데”라며 부인했다. 

김 차장은 이날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중순 미국 방문 결과에 대한 질문에 “언론 기사에 보면 중재를 요청했느냐 안 했느냐, 이런 말이 기사들에 있는데 제가 가서 중재 요청을 안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뭘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글로벌 호구가 되는데 그것을 요청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방미 배경에 대해 “첫 번째는 (한일 갈등에 대한) 객관적 차원의 설명을 하고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은 3권 분립에 입각한 것이고 1965년 한일협정을 뒤집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이것을 존중한다. 다만 반인도적 행위에 대해서는 아직도 청구권이 남아 있다는 것을 대법원 판결서 확인한 것일 뿐이라는 것을 설명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미국에 중재요청을 않은 이유에 대해 “이유 중 하나는 1882년 한미수호조약이라는 게 있었지 않나? 그때 보면 거중 조정 문구가 있다”며 “중재에서는 둘 중에 한 편을 들어야 된다”고 거중 조정 문구가 한국 요구대로 실현될 경우 ‘미국의 청구서’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자신의 방미 목적에 대해 “미국 백악관, 상하원에 가서 제가 알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한·미·일 공조를 더 중요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무장한 일본 위주로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은 종속변수로 한 아시아 외교정책을 운영하려는 것인지 (미국의 의중을 알아보려는 것)”이라며 “그걸 어느 정도 알아야지만 우리가 어떤 외교·국방 정책을 어떻게 갖고 갈 것인지 정책을 수립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만약에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관여를 할 거고, 만약에 그렇지 않고 무장한 일본 위주로 해서 나머지 아시아 국가를 일본을 통해서 아시아 외교 정책을 하겠다고 그러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생각으로 미국에 갔기 때문에 제가 중재라는 말을 안 했고, 미국이 알아서 해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의 지정학적인 중요성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동시에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며 “만약에 이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국에서는 7초 후에 알아낼 수가 있다. 알래스카까지 가는 데는 그게 15분이 걸린다. 그래서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7초 대 15분이다. 그럼 지정학적으로 중요성이 딱 나오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부분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설명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일 갈등과 관련해 미국에게 ‘한·미·일 공조’가 중요한지 아니면 ‘일본 우위의 대 아시아외교’가 더 중요한 지 여부를 미국이 선택하라고 했다는 뜻이며 미국의 선택에 따라 우리나라는 이에 대응한 외교안보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압박을 했다는 의미다.

“日 전략물자 1,194개, 우리 경제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손 한 줌 정도에 불과”

또 김 차장은 참여정부 시절 통상교섭본부장 역임 당시 한일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반대한 이유에 대해 “제가 검토해 보니까 부품·소재, 핵심장비 분야에서 일본에 비교했을 때 우리가 너무 약했다. 기술적인 면에서 격차가 너무 컸었다”는 문제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당시에 휴대폰 하나 만들 때 부품 중에 약 50%가 넘게 일본산 부품이 들어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일 FTA 했을 경우 완전히 제2의 한일 강제병합이 될 것 같다고 노무현 대통령께 보고하고 안 하는 게 국익에 유리하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 “FTA로 관세를 제거하면 뭐 하나? 비관세 무역장벽이 남아 있다. 일본의 비관세 장벽이 훨씬 높다”며 “2018년도 현대기아차가 일본에 수출한 차가 97대밖에 안 된다. 삼성 스마트폰 같은 경우 6위로 2억 8천만 불 수출한 반면에 중국은 40억, 미국은 50억 달러 수출 됐다. 이는 비관세 무역장벽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이유로 “그때 노무현 대통령 때도 아베 신조가 총리가 됐었다. 그런데 아베 신조, 부친 이름이 아베 신타로다. 그 신 자를 한자로 보면 에도 막부를 무너뜨린 사무라이 신사쿠 다카스기 그 신 자와 똑같다”며 “그 신사쿠 다카스기의 스승이 요시다 쇼인이다. 요시다 쇼인의 수제자들이 야마가타 아리토모 이토 히로부미 등 정한론 DNA 가진 사람들”이란 점을 들었다.

이어 “이런 사람들과 과연 지금 이 시점에서, 특히 부품·소재 같은 경우 우리가 굉장히 절대적으로 불리한데 이런 것을 해서 꼭 제2의 한일 강제 병합을 만들 필요가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해서 그때 한일 FTA를 제가 깼다”고 얘기했다.

김 차장은 지금 한일 간의 부품·소재산업 격차가 존재함에도 정부가 정면 대응방침을 밝힌데 대해 “지금 일본 전략물자가 1,194개가 된다. 우리가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니까 우리한테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게 몇 개인가 봤더니 손 한 줌 된다”며 “별거 아니라고 표현하면 좀 곤란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 번째 이유는 우리가 아직도 전방 기업들이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이런 산업이 건재하기 때문에 부품·소재 중소기업들도 같이 살 수 있다”며 전방 대기업의 건재가 일본 부품·소재산업 의존도 탈피에 중요한 여건이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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