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은 갈수록 격화하는 홍콩 시위 사태가 당장 파생결합증권(ELS) 손실 등 국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미중 무역 분쟁 등 여러 불안 요인이 한꺼번에 몰아칠 경우를 대비해 위기 대응 능력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16일 오전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글로벌 불안 요인을 점검했다.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의 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촉발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금감원은 판단했다.

금감원은 "홍콩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가 크지 않고, 홍콩 주가지수에 연계한 ELS의 손실 가능성도 아직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홍콩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는 61억1천만 달러로 금융회사 전체 대외 익스포저(2천775억3천만 달러)의 2.2% 수준이다. 이 비중은 2016년 말 이후 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13일 현재 항셍차이나기업지수(HSCEI)는 9,847, 항셍지수(HSI)는 25,281로 작년 말보다 각각 2.7%, 2.2%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지수가 투자자의 원금 손실 구간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금감원은 홍콩 사태 외에도 미중 무역 분쟁, 미국발(發) 추가 무역갈등 우려, 독일과 영국의 역성장 등 유럽 리스크 확대,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같은 복합적인 불안 요인이 확산하지만, 한국 경제는 이를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1980년 이후 장단기 금리 역전이 한 달 이상 이어질 경우 4∼6분기 후 경기가 침체하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이달 14일(현지시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연 1.619%까지 떨어지면서 2년물 금리(연 1.628%)를 밑돌았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금리는 15일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금감원은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2008년 2천12억 달러에서 최근 4천53억 달러로 증가한 가운데 총외채 및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각각 현저히 떨어졌다"며 "신용등급(S&P 기준)이 AA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국가 부도 위험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처럼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좋더라도 외부 불안 요인에 국내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과잉 반응할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해외 사무소와 연계한 24시간 비상대응 체제를 유지하면서 매주 점검 회의를 통해 글로벌 이슈를 정밀 추적해야 한다"며 "새로운 유형의 위험요인에 대한 우리 금융산업의 위기 대응 능력도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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