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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흠 칼럼] 김대중 10주기 화두, 화해와 포용(2)

정권교체 - 청산, 개혁과 통합

 

최초의 여야 졍권교체, 개인적으로 정권의 탄압과 음모로 몇 번의 사선을 넘었음에도 그 자신은 보복하려 하지 않았다. 정권교체에 따른 세부적인 인물 교체는 있었지만 정권 차원의 보복 조치는 없었다. 오히려 손을 내밀어 화해와 용서를 이끌었고, 평화를 말했다. 대북 정책뿐 아니라 경색된 대일 관계도 풀어내고 한일 우호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받는 ‘김대중-오부치 선언’(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끌어내기도 했다. 여기에서 일본의 오부치 총리는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하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공동선언에 남겼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이전 정권에 대한 청산 등을 표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결국 자살까지 이르게 됐던 배경에 이명박 정부의 정치보복성 사정이 있었다고 해석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주도해 집권했지만, 사실상 한나라당을 이어받은 정권이었다. 그런데 같은 한나라당 내부에서 이명박 진영과 박근혜 진영, 이른바 친이, 친박 갈등이 2007년의 경선과정에서부터 이명박 정부기간까지 꾸준하게 있었다. 이런 갈등은 공천에서 상호배제로 나타났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사법적인 청산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과정에서 댓글 작업 등 이명박 정부의 지원이 두 정권을 어느 정도 공동운명체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적폐청산론을 꺼냈는데, 전 정권 시대와 관련된 것이라기보다  2014년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성적 과제로 제기한 것이다. 2014년 4월 29일 안산 분향소에 참배하면서, “그동안에 쌓여온 모든 적폐를 다 도려내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희생된 모든 게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후 가시적인 조치로 구조 방기 책임을 물어 해경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설치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 참사 이후 새롭고 안전한 나라 운동에 성과를 거둘 만한 다른 실질적인 활동은 없었다. 오히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론이 정파적 쟁점이 돼버리면서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그 책임론의 한 가운데 있게 됐고, 오히려 이후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대상에 포함된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을 제1의 국정과제로 공식화했다. 탄핵과정에서부터 진행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그 이전의 이명박 대통령까지 구속됐고, 대법원장, 안기부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이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구속됐다. 인적 청산으로 보자면, 거의 혁명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이전 정권 세력들은 적폐청산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고 항변했다. 물론 문재인 정부에서는 "적폐청산과 개혁은 사정이 아니라 권력기관과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누적되어온 관행을 혁신해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어느 쪽이든 권력투쟁의 속성은 있다. 다만 권력투쟁과 개혁, 어느 쪽에 비중을 두고 있느냐는 가늠해 볼 수 있다. 늘 살아있는 권력이 만들어온 적폐를 문재인 정권 스스로가 단절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또 제도적 개혁으로 얼마나 뒷받침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낙하산 인사 등 새 정부의 모습은 확실한 믿음을 주지는 못했다. 제도화 역시 여소야대 구도에서 협치 전략의 부재로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적폐청산을 촛불혁명의 소명으로 말한다. 촛불 시민은 당연히 예전과 같은 적폐가 더 이상은 없기를 바란다. 물론 문재인 정부가 혁명정부는 아니다. 촛불민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후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부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41%의 지지를 받아 집권한 기존 제도 속의 대의정부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 스스로는 촛불혁명 정부로 자주 인용한다. 이게 촛불 민심에 대한 강한 소명의식이라는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기존 정치와 제도를 넘어서는 자의적 권력을 위임 받은 혁명정부라는 인식으로 연결돼서는 곤란하다. 

문재인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연계를 강조하는데, 실제 국정운영 방식에서는 오히려 김영삼 정부와 유사해 보인다. 대일본 강경책도 그렇다. 물론 정권 내부세력에 대한 통제력이나 정권 폐쇄성 정도 등에서는 두 정권은 뚜렷하게 구분된다.

정치의 기본 목적은 통합이다. 다만 통합방식이 다양할 뿐이다. 독재적이고 강요된 통합도 있고, 특정 세력이 배제된 반쪽의 통합도 있고, 협치와 공존의 민주적 통합도 있다. 개혁과 통합, 청산과 통합, 때에 따라 충돌할 수 있는 명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개혁이나 통합이 과도한 권력투쟁의 도구, 지배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대적인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근 김대중 서거 10주기에 여야를 넘어 주목받은 그의 화해와 용서,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은 되새겨 볼 만하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슈]‘분당 초읽기’ 바른미래, 비당권파 ‘도미노식 탈당’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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