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22일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난 후 “북미 간에 대화가 곧 전개될 거 같다. 잘 전개될 거 같다는 느낌 받았다”고 북미 실무협상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비건 특별대표와 약 1시간의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차원에서 비건 대표한테 전달할 메시지가 있어 미팅 요청에 응해 1시간 넘게 만났다. 대화 내용 다 공개는 못하지만 제가 받은 인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미 실무협상이 오는 29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이전, 또는 이후에 열릴지에 여부에 대해선 “그 부분까지는 답을 드리지 못한다”고 했다.

대화 재개에 대해 곧 이뤄질 것이라는 느낌을 받은 근거를 묻는 질문에 그는 “정확한 내용 밝힐 순 없지만 이뤄질 거라고 본다. 그런 인상을 받았다”는 대답으로 갈음했다. 북한이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실무협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지적하자 “하여튼 저는 잘 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그는 한미 공조와 관련 “비핵화 협상 프로세스에 대한 한미가 긴밀히 협조하고 있고, 앞으로도 비건 대표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간 서로 신뢰 있어서 모든 것이 다 공유되고 (있다). 일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북한이 우리에게 계속 비판적인 멘트를 했다. 이에 대해 우리가 절제한 것에 대해 미국 측에서는 높이 평가를 하고 있다”며 “우리가 지속적으로 목적 달성하기 위해 건설적인 목적 달성 위해 절제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많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김 차장은 비건 대표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에 대해 의견을 나눴느냐는 질문에 “있었다”며 “(한미일 3국 관련 사안은) 비건 쪽에서 먼저 언급했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등 한일현안에 대해 미국 쪽의 입장이 전달됐고 이를 두고 서로 의견을 나눴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는 지소미아의 재연장 여부를 정부가 검토 중인 것에 대해 미국이 우려를 표했냐는 질문에 “우리가 신중히 검토할 것이고 국익에 합치하도록 판단을 잘해서 내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한편 비건 대표는 전날 이도훈 본부장과의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후 북미 간 실무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협상 상대에게 (협상 의사를) 듣는 대로 바로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김현종 차장과 회동을 마친 후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