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전문가 의뢰 분석 결과 SNS '버즈량' 비정상적 '등락' 거듭
이슈와 버즈량 주춤하면 새 이슈 등장해 대폭 반등 주기 반복
전문가 '검경 엄정 수사 통해 의혹 실체 규명" 촉구

 최근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와중에 불똥이 튄 "일본회사인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은 일본술" 이라는 소문에 대해 롯데 측이 최근 침묵을 깨고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이번 논란이 전파된 경위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본이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한 지난 7월 이후 SNS를 중심으로 유포돼온 '처음처럼' 불매운동의 대표적 주장은 '롯데칠성음료의 최대 주주는 롯데아사히주류이므로 일본술인 처음처럼의 태극기 그림 가격표는 뻔뻔스럽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사실과 다른 근거 없는 이 같은 주장은 실제 소주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횡성축협 등 일부 소매장 외에도 음식점이 입구에 공고문을 내걸고 처음처럼 불매에 대한동참 의사를 표시한 것. 한술 더 떠 일부 업주는 아예 손님이 처음처럼을 주문할 경우 불매운동을 상기시키며 타사 제품을 권유하는 등 SNS의 위력은 소주시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롯데주류 측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문을 허위사실로 규정하고 '경월'과 '초록색 소주병' 바람을 일으킨 '그린'으로 이어진 브랜드 히스토리를 홍보하는 등 공식 대응에 나섰다. 

SNS를 중심으로 한 '처음처럼' 불매운동에 대해 롯데주류가 지난 12일 소비자들에게 공개한 홍보 포스터 <사진= 롯데주류 제공> 
▲ SNS를 중심으로 한 '처음처럼' 불매운동에 대해 롯데주류가 지난 12일 소비자들에게 공개한 홍보 포스터 <사진= 롯데주류 제공>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롯데 측이 입장 자료 말미에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이번 일이 네티즌들의 단순한 불매운동이라고 보기에는 석연 찮은 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주류회사의 조직적 개입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은 롯데로서는 이 같은 강경대응이 엄포로 그칠 차원이 아니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검찰은 처음처럼의 주원료인 알칼리 환원수의 건강 유해 소문을 유포한 혐의로 모 회사 전무와 상무, 팀장 2명을 기소한 뒤 이듬해 8월 거액의 벌금형이 선고돼 파문이 일었다. 또 당시 이를 기획 보도한 모 케이블방송 PD는 집행유예에 처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의 경우 당시처럼 비방현수막과 판촉물이 아닌 SNS를 통한 가짜뉴스 유포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가 특정 사실을 보도하면 5년여전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게시물의 수량과 속도가 높게 전파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이 같은 의견은 상당한 근거를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는 최근 SNS 모니터링 분석 전문업체인 (주)스마트에스엠에 의뢰해 트위터와 네이버카페 등 주요 SNS를 분석했다.

SNS에 관련 게시물이 급증한 7월 13일부터 26일까지 14일 간에 걸쳐 특정 게시물이 게재된 시점을 계기로 버즈량(buzz, 특정 주제에 대한 언급량)과 증감 주기가 비정상적인 결과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트위터에 13일 '대학생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소주 처음처럼이 어느 나라 술일까요? 설마 ... JAPAN 맞습니다'라는 부정적 게시물이 등장한 다음날 기사 한 건이 게재되자 15일에는 버즈량이 564개로 급증했다. 

한 네티즌이 SNS에 올린 롯데 제품 불매 게시글 <사진= 트위터 캡쳐>
▲ 한 네티즌이 SNS에 올린 롯데 제품 불매 게시글 <사진= 트위터 캡쳐>

하지만 16일 400개로 트위트의 버즈량이 줄어들자 18일 네이버카페와 블로그에 각각 55개, 38개의 게시물이 등장했지만 22일 트위터에서 240개가 32개로 급감하는 등 주요 SNS에서 비난 여론이 뜸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23일 처음처럼에 대한 아사히의 지분구조를 짜맞춘 보도로 새 이슈가 등장하면서 다시 부정적 버즈량이 32개에서 1700개로 폭증했지만 26일이 되자 800개에서 다시 20개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대해 웹 전문가인 주성균 대표는 "이번 분석 결과는 단순히 국내 네티즌 악플 문화의 단면에 불과하다면 개탄이나 반성의 차원에서 마무리하면 되지만 조직적인 음모라면 검경의 수사를 통해 엄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대표는 또 "만일 엄정한 수사를 통해 우려가 현실로 확인된다면 관련 업계의 고질적인 경쟁 구조를 개선할 법 제·개정이 선행돼 해묵은 구태를 몰아내야 한다"면서 "서민의 술 소주의 위상을 무색케하는조직적 시도 의혹이 추측에 불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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