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판 깨는 주체 되는 것 원치 않아, 정상회담 전 북미 기선제압 목적 기싸움”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은 2일 북한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이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는 사라져가고 있다’며 북미 협상 판을 깰 수도 있다는 발언에 대해 “북한도 이제 불안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판을 깨는 주체가 자신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서 최 부상의 성명에 대해 “(6.30 판문점 북미정상 회동) 그날 43분 동안 만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비핵화) 교환 조건은 (얘기) 안 했을 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셈법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3자 회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자세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 아마 북한의 판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6.30 회동 전) 미국의 셈법이 바뀌지 않으면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 나왔다”며 “그사이에 바뀌었을 리는 없다. 북한이 셈법을 약간 틀었다고 생각한다. 먼저 (판문점 회동으로) 분위기를 바꿔서 미국의 셈법을 바꾸자고 앞뒤를 바꾼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북한은 실무협상에 대해 근본적인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 북한이 실무 협상을 얘기했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최고위층의 자세 변화가 있고 나서 실무 회담이 가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까지 입장을 봐서는 북한은 미국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또 김 원장은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북한은 하노이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며 “그때를 기억해 보면 북한은 방해꾼 두 사람을 얘기했다. 그때 북한 최선희, 리용호가 ‘폼페이오와 볼턴이 중간에 방해를 했다’는 입장을 냈는데 지금 다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회담에 대한 미국 쪽의 입장에 대해 “확실하게 북한의 양보를 받아내서 문제를 해결하면 더할 나위 없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본다. 하노이 회담에서 ‘스몰딜은 노딜보다 못하다’고 얘기했다”며 “지금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안 하는 현상유지만으로도 (과거 정부보다 낫다고)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사실 북한이 (북미)협상도 안 한 채로 마냥 (새로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안 할 것인가?”라며 “그렇게 보면 물론 협상의 전략이기는 하지만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하노이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조심스럽고 뭔가 기선 제압을 하고 난 다음에 들어가겠다는 것이 북한과 미국의 공통된 입장”이라며 “연내 가능하다고 본다. 혹시라도 연내가 안 된다면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연내에 약속까지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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