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문회...여당에 악재로 작용했지만 한국당 지지율 제자리
한국당, 친박·극우세력 껴안기 ‘지지율 제자리’의 원인  
청문회 개최 합의두고 한국당 내부에선 ‘나경원 사퇴 요구’ 등장
이택수 “청문회 이후 민심 향방 지켜봐야”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낙점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 싼 ‘청문회 정국’이 무려 한 달 가까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청문회 정국은 조 후보자 개인에 대한 검증보다 조 후보자 가족들에 대한 의혹으로 전개되며 불평등한 입시제도, 금수저, 흙수저, 사모펀드 논쟁 등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문재인 정부의 1기 민정수석이며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발탁된,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조 후보자가 이 과정에서 큰 타격을 받으며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반사이익을 보는 듯 싶었지만 웬일인지 한국당에 대한 지지는 크게 변화가 없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여당에 불리한 '청문회 정국'의 분수령은 조 후보자가 스스로 자청한 기자 간담회가 되었다. 간담회가 치뤄진 이후 청와대·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의 큰 타격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한 위기의 여권 지지층은 여론 방어전에 나서는 등 총결집 하면서, 지지율이 오히려 소폭상승하였다.

이후 이어진 인사청문회 협상과정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맥없이 청문회 개최를 허용하며 한내분까지 심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론도 등장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란이 자유한국당에 별 호재를 주지 못했다. <출처=내일신문>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란이 자유한국당에 별 호재를 주지 못했다. <출처=내일신문>  

 

△ 조국 논란, 여당엔 악재로 작용·한국당 지지율 별다른 변화 없어 

우선 조 후보자 논란은 여당엔 확실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8월 31일, 9월 1일 양일간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이 조사한 9월 정례여론조사에서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한 찬성보다 반대표가 크게 앞섰다.

조 후보자 임명 찬성에 대한 여론은 32.8%인데, 임명 반대는 무려 55.6%로 드러났고, 여당인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도 3월 29.9%에서 9월 23.7%까지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이런 여당의 악재에도 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은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3월 17.5%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조 후보자 정국이 불거진 9월에도 18.1%를 기록하며 별다른 반사이익을 못 보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에서 이탈한 여론은 한국당도 아닌 지지 정당 없음이라는 무당층으로 빠져나갔다. 3월 무당층 지지율은 32.9%였지만 9월에는 44.1%로 상승했다.

내년 총선을 앞둔 민심 향배에서도 한국당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내년 총선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응답은 3월 36.5%에서 9월 38.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개혁 발목 잡는 야당 심판해야 한다’는 응답 역시 3월 38.3%에서 9월 38.6%로 별다른 등락이 없었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에 대한 여론조사에선 한국당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점을 보면 지지율의 탄력을 못 받는 이유가 짐작된다. ‘보수 야권통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자는 주장에 대한 생각은’이라는 문항에 찬성은 25.3%지만, 반대는 60.7%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기자간담회 이후 조국 후보자의 임명 찬성이 상승했다. <출처=리얼미터>
▲  기자간담회 이후 조국 후보자의 임명 찬성이 상승했다. <출처=리얼미터>

 

△ 기자간담회 이후 조 후보자 임명 찬성↑...문 대통령 지지율도 동반 상승

또한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벌인 여론 조사에서도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감소하며 연일 조 후보자 때리기에도 한국당이 별다른 호재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끝난 지난 4일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501명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는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지난달 30일 조사에 비해 2.8%포인트 감소한 51.5%를, 찬성한다는 응답은 3.8%포인트 증가해 46.1%로 드러나 한 자릿수의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이번 여론조사는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이후 시청 여부 별로 찬반 여론이 상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간이나 다시 보기로 시청한 응답자층에서는 찬성이 53.4%, 반대는 45.7 %로 드러나 찬성이 반대보다 7.7%가 높았다.

세부 계층별로는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서울, 충청권, 60대 이상과 50대, 20대, 남성, 보수층과 중도층,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지층, 무당층에서 반대 응답이 절반을 넘거나 대다수지만, 호남, 30대, 진보층,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절반 이상이거나 대다수였다. 경기·인천, 여성, 40대에서는 찬반양론이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또한 기자간담회는 정당지지율에도 변화를 주었다.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은 조국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던 지난 2일 일간 집계에서 42.2%까지 올랐다가 검찰의 조 후보자와 관련한 압수수색이 진행된 4일까지 38.3%로 떨어졌다.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진보층과 중도층, 20대와 30대, 60대 이상, 학생과 주부,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PK), 서울에서 지지율은 상승한 반면, 보수층, 40대와 50대, 무직과 사무직, 대구·경북(TK)과 호남, 경기·인천은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당의 악재에도 불구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0.6%p 내린 28.5%로 기록되어 2주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검찰의 조국 후보자 관련 2차 압수수색이 진행된 4일 집계에서는 29.3%로 반등했다.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덩달아 상승시켰다. 8월 4주차 46.5%를 기록했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있었던 9월 1주 47.8%로 소폭 상승하는 성과를 얻어 조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 대응이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당, 조국 청문회 전략 실패...나경원 사퇴 주장도 나와

4일 여야가 조 후보자의 청문회를 합의한 이후 한국당 내부에서는 ‘증인없는 청문회’ 조건에 합의한 나 원내대표를 두고 한국당 내부의 불만이 제기됐다.   

조국 사태로 여권 지지층은 총결집하고 지지율도 소폭 상승한 반면, 민주당의 악재에도 지지율 반등이 없는 한국당이 청문회 마저 맥없이 내주면서 한국당 내부에선 “조국 청문회에 대한 전략이 부실했다”며 나 원내대표의 사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장제원 의원은 청문회 합의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물 건너간 청문회를 왜 합의해서 그들의 ‘쇼’에 판을 깔아주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고, 김진태 의원 역시 “조 후보자가 ‘셀프 청문회’ 다 했는데 이제 와서 또 무슨 청문회냐”며 “조 후보자 가족사기단의 범죄행각이 드러나는 마당에 청문회 판을 깔아줄 때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역시 SNS를 통해 “조국 청문회도 오락가락, 갈팡질팡 하더니 드디어 여당 2중대 역할이나 해줬다”며 “당의 내일을 위해 나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것이 옮다. 품위있게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 이택수 “한국당, 극우세력 통합 행보...중도층 이탈로 작용”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조국 청문회 정국에서 한국당이 별다른 이득을 못 보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여야가 합의 한 대로 6일 청문회를 하게 되겠지만 청문회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자꾸 청문회가 연기되고 무산됐다”며 “이 과정에서 국민들이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의원들이 질문하는 과정에서 확인하고 싶은데 자꾸 무산되는 과정을 두고 한국당에 책임이 크다고 보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아직도 친박 극우 진영에 기대는 모습을 보여 지지를 못 받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의견에 “한국당이 극우 세력들과 기대서 정치하는 부분에서 중도층이 우려하는 것이 사실이다.”며 “중도층에 있는 유권자들이 한국당이 극우세력을 등에 업고 세력을 확장하려는 것을 보고 적게는 20%에서 많으면 30%, 더 이상 지지율이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보수 세력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의 지원 없이는 내년 총선이 쉽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며 “통합을 해야 하긴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중도층의 지지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최근 서울대와 고려대 등 젊은 층들이 조 후보자를 사퇴하라는 요구가 민심에도 영향을 끼쳤느냐’는 질문에 “이미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다. 20대에서 조국 후보자 찬반여론을 보면 반대가 3분의 2 이상 가까이 된 거 같다”며 “6일 열리는 인사청문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다. 청문회를 지켜본 뒤에 청년층의 변화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일신문 

1. 조사의뢰자 : 내일신문
2. 조사기관·단체명 : 디오피니언
3. 조사지역 : 전국 17개 시도
4. 조사일시 : 2019년 8월 31일∼9월 1일
5. 조사대상 : 만 19세 이상 남녀
6. 조사방법 : RDD 방식의 유선번호(35.0%)와 휴대전화(65.0%) 전화면접조사
7. 표본의 크기 : 1005명
8. 피조사자 선정 방법 : 유선전화면접조사(전국 5490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10만2000개 랜덤생성하여 무작위 추출) 휴대전화번호(총 7906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5만1000개 랜덤 생성하여 무작위 추출)
9. 응답률 : 18.5%
10.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 :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19년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적용방법은 림가중
11. 표본오차 : ±3.1%p(95% 신뢰수준)
12. 질문내용 :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 

이 조사는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9월 3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1명(응답률 5.7%)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4.4%p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로 진행했다. 통계보정은 2019년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사후 가중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 또는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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