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퇴장으로 리비아 방식 폐기...남북미관계 운신의 폭 넓어져”
“향후 대북정책, 우선 북·미 간 대화 그다음에 남·북 간 대화...투 트랙 전략으로 갈 듯”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홍익표 의원 (재선, 서울 중구·성동구 갑)은 “볼턴 백악관 안보 보좌관의 퇴장으로 남북미 관계의 운신 폭이 넓어졌다”며 앞으로 대북정책의 긍정적인 기대를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향후 남북미 관계에 대한 여러 전망을 밝혔다.

지난 참여정부 당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던 홍 의원은 이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다양한 진단과 전망을 내렸다.

홍 의원은 ‘볼턴 보좌관의 낙마로 대북정책에 기대감이 있다’는 질문에 “여러 가지 환경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볼턴은 과거 부시 정부 때부터 네오콘의 상징적인 인물로 대북 강경책을 주도해오며 북한에서도 거부감을 표시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그는 하노이 회담에 들어갈 인물이 아닌데도 들어가서 일괄타결을 주장했다”며 “북한이 거부하는 리비아 방식을 고수해서 결국 북한의 반발을 샀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그간 북한은 리비아 방식을 거부했다. 리비아 방식은 선제적으로 대량살상무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당시 리비아는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음에도 불구 미국은 전쟁을 치렀고 결국 지도자인 카다피가 비극적 최후를 맞았기에 북한이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리비아 방식대로 간다면 자신들의 체제가 흔들리고,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체제가 무너질 것 같다고 본다”며 “리비아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으나 볼턴이 낙마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은 잘못됐다’고 선언하면서 북미 간 긍정적인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고 본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앞으로의 남북미 대화 전망에 대해 “북미 간 대화, 남북 간 대화 투 트랙으로 갈 것 같다”며 “지금 물꼬는 북미 간 대화가 먼저 이뤄질 것 같다. 북미 간 접촉이 먼저 이뤄지고 나서 남북 간 대화로 이어지는 수순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남북 간 협력사업이 왜 이번 정부에선 지지부진한지’에 대해서는 “그간 미국 측에서 부정적 의견이 강했다. 하지만 볼턴의 퇴장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본다”며 “그간 볼턴이 추구했던 우선 제재 방식이 볼턴의 퇴장으로 사라지면서 스텝바이스텝, 상응 조치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역시 북한의 비핵화와 핵 시설 검증이 이어진다면 적절한 보상의 패키지로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홍익표 의원은 1967년생으로 관악고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 학사를 졸업한 뒤 동대학 정치학 석사와 박사를 취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통일 문제에 관한 전문연구원을 지냈고 참여정부시절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홍 의원은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성동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되었고,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되어 재선의원이 되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다음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과의 일문일답>

Q: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뉴욕 순방에 나서고 유엔 연설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게 됐다. 볼턴 백악관 안보 보좌관 낙마와 함께 대북정책에 상당히 또 다른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너무 큰 기대는 큰 실망으로 이어진다. 다만 여러 가지 환경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본다.
최근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지만 지금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다.

볼턴은 과거 부시정부 때부터 네오콘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대북 강경책을 주장했고 이란을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에 대해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북한에서도 볼튼에게 지속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했다.

Q: 볼턴이 하노이 노딜의 주역이었다는데.

원래 하노이 회담장에 들어갈 인물이 아니었는데 들어갔다. 원래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북 특별정책대표가 대화를 주도 하는 거고 볼턴은 판을 주도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돌연 회담에 배석하면서 ‘빅딜’, 즉 일괄타결을 주장하며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를 요구했다.

그간 북한이 거부하는 것이 리비아 방식이었다. 리비아 방식은 선제적으로 대량살상무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인데, 리비아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음에도 불구 미국은 전쟁을 치렀고 결국 카다피가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북한으로서는 리비아 방식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여긴다. 선제적인 아무런 조건 없는 비핵화, 그것은 결국 자신들의 무장해제로 이어지고, 북한 체제가 흔들리고 최고지도자 김정은 체제가 무너질 것으로 봤다.

리비아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볼턴이 리비아 방식을 고수했던 인물이므로 그가 퇴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방식은 잘못됐다고 선언하며 양국 간 긍정적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Q: 실무회담이 유럽 쪽에서 조만간 열리지 않겠는가.

9월에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외교무대가 마무리되면 실무회담은 10월 중순, 하순경에 열릴 거라고 본다.

Q: 앞으로 북핵 협상이 스텝바이스텝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공감대를 얻을 거 같다. 첫 물꼬가 중요하다.

두 가지 트랙이 있다. 북미 간 트랙, 남북 간 트랙이 있다. 그래서 지금 물꼬는 북미 간에 먼저 열리게 될 거 같다. 지난번 하노이 회담으로 갈 때는 남북회담이 먼저 열렸다. 평창올림픽, 4월 27일 판문점 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으로 이어진 구조라면, 이번에는 북미 간 접촉이 먼저 이어지고 나서 남북 간 관계로 이어지는 수순으로 갈 것 같다. 통상적으로는 남북관계가 남북대화가 먼저 가고 그다음 북미대화가 이어졌다.


Q: 의원님은 참여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하시면서 희망적인 정책들을 추진하셨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민간교류사업 등이 현 정부에서 지지부진하다. 정부에서 미리 치고 나갈 순 없는가. 제재 걸리는 부분이 있어도 양해 구하면 될 텐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싶다.

그동안엔 사실 미국 측에서 부정적 의견이 강했다. 하지만 볼턴의 퇴장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본다. 볼턴은 그간 제재를 강조했다.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변화시키고, 비핵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

그간 미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전선이 약화되거나 또는 예외조치를 두는 것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볼턴의 퇴장으로 일괄타결 방식에서 스텝바이스텝, 상응 조치로 넘어 갈 수 있게 됐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는 북한의 비핵화, 핵 시설 검증이 이어진다면 적절한 보상의 패키지로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

홍익표 의원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홍익표 의원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Q: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지난 하노이 회담 북이 제시했던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기와 검증을 받겠다고 했다. 혹자는 영변이 북한 핵 시설의 70%라는 이야기도 있다.

저는 아쉬웠다 그 회담이 왜 깨졌는지. 당시 북한은 영변만 하자는 게 아니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북한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의 생각도 비슷했다. 영변만이 아니라 ‘영변부터 시작하자’였다.

그리고 영변의 핵시설에 대한 평가는 각각 다르지만,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북한 핵 시설의 70%로 보고 있다. 아주 보수적이라고 해도 최소 40% 이상 50% 내외로 보고 있다.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아주 의미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딜을 하면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이 지연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방식이 아닌 북한이나 국제사회에서 요청해 왔던, 행동 대 행동, 단계적상응조치로 간다면 그에 걸맞은 보상 조치로 갈 수 있다,

하나는 체제 안전조치 하나는 경제개발조치인데, 어떨 때는 경제개발조치, 체제보장조치가 상황에 맞게 따라갈 수 있다, 미국이 적절한 수준의 보상을 해주면 된다.

Q: 그게 북이 요구하는 셈법이 될 것 같다. 또 다른 셈법을 미국도 가지고 있다고 보는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데 있어 서로 간 얼마의 몸값으로 생각하느냐. 그 부분은 쉽지 않다. 하지만 과거보단 확연하게 논의의 틀이 단순해졌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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