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 이행 않아, 군사연습 재개와 제재 강화로 북미관계 퇴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27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담화를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회의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용단’과 ‘결단력’에 기대를 품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본격적인 샅바 싸움에 돌입한 모양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고문은 이날 담화에서 “아직도 위싱턴 정가에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해야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선 핵포기’주장이 살아있고 제재가 우리를 대화에 끌어낸 것으로 착각하는 견해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에서 나는 또 한 차례의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하여 과연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겠는가 하는 회의심을 털어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접근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며 “나와 우리 외무성은 미국의 차후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 2차 북미정상회담 진행과 관련 “지금까지 진행된 조미수뇌상봉들과 회담들은 적대적인 조미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조선반도(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도록 하기 위한 조미 두 나라 수뇌들의 정치적 의지를 밝힌 역사적 계기로 되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수뇌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이행하기 위한 실제적인 움직임이 따라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앞으로의 수뇌회담 전망은 밝지 못하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신뢰 구축과 (싱가포르) 조미공동성명 이행을 위하여 우리는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감행하여 우리나라에 억류되었던 미국인들을 돌려보내고 미군 유골을 송환하는 등 성의있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러나 미국은 공동성명 이행을 위하여 전혀 해놓은 것이 없으며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고 대조선 제재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조미관계를 퇴보시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은 곧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한미군사연습 문제를 거론해 북한 체제안전 의제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북미 실무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도 주목된다. 싱가포르 공동성명 1항 북미관계 개선을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는 최근 뉴욕 한미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북미합의 정신을 재확인한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김계관 고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 외무상 제1부상을 맡아 6자회담 수석대표로 활동하며 대미 협상의 창구를 맡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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