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합의 이행 비관적 전망 최고치, 대북인식 4.27선언 이전으로 되돌아가

한국갤럽은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실시한 북한과 북핵 인식조사 결과 4.27 판문점 선언 등 남북 간 합의 이행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조사 이래 최저치, 비관적 전망은 최고치를 기록했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 또한 가장 높게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북미 실무협상 결렬 직후인 지난 8일, 10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비핵화, 종전 선언, 평화협정 전환 등 북한이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으로 보는지 물은 결과 21%가 '잘 지킬 것', 64%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북한의 합의 이행 낙관론('잘 지킬 것' 응답 비율)은 작년 1차 남북회담 직후 58%였으나 5월 말 2차 남북회담 직후와 9월 3차 평양 남북회담 중에는 각각 49%,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무산된 12월에는 38%,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어진 올해 5월 26%까지 하락했다가 지난 7월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직후 36%로 반등한 바 있다. 이번 조사의 북한 합의 이행 낙관론 21%는 여덟 차례 조사 중 최저치다.

지난 7월 조사에서는 30·40대에서 '잘 지킬 것'이란 낙관론과 '그렇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모두 40%대로 팽팽하게 갈렸고 20대와 50대 이상에서만 비관론이 우세했지만, 이번 10월 조사에서는 모든 연령대에서 비관론이 우세하다.

이러한 인식은 2018년 5월 1차 남북정상회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듯하다. 지난 2015년 8월 25일 남북 고위급 협상 직후 조사에서 우리 국민 65%는 합의가 '잘됐다'고 봤으나, 북한이 합의 내용을 '잘 지킬 것'이란 응답은 17%에 그쳤다('잘 지키지 않을 것' 69%).

북한 '결국 핵 포기할 것' 16% vs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76%

다음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 결과 우리 국민 중 16%가 '북한이 결국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답했고, 76%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으며 8%는 의견을 유보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란 전망은 작년 3월 본격적인 남북 대화 진행 이래 최저치다.

작년 상반기 시작된 남북·북미 간 대화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가졌던 일말의 기대감은 점차 잦아들고, 다시 요원한 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2월 남북 고위급 접촉, 이산가족상봉 행사 직후, 그해 10월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직후, 2018년 1월 북한 신년사 직후 조사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80%를 넘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일과 10일 이틀 동안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17%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