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의 길은 신당 중심으로 이뤄질 것”
호남 지역구 안철수계 권은희, 안철수 배제한 통합논의 부담감
유승민과 신당 창당 작업 지속
‘친박 원유철’도 갈등 원인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유승민 전 대표가 이끄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10일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못 박았다. 유 의원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제안한 보수대통합 논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이기에 그 파장이 크다.
변혁 신당추진기획단 공동단장인 유의동·권은희 의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식당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입장문을 통해 “유 전 대표는 개혁보수의 길을 지향점으로 삼아 뚜벅뚜벅 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유 전 대표의 개혁보수의 길에 보수를 재건하는 노력은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의 제3지대의 길, 합리적 중도를 위한 길 역시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거대 정당인 한국당에게 끌려 다니는 대신 신당 창당을 통해 보수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실 국민의당 출신으로 안철수계인 권은희 의원의 경우 지역구가 호남인데다가 안철수 전 의원이 신당 창당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먼저 부각되는 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권 의원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한국당이 혁신에 나선다면 통합 논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한국당이 그렇게 할 수 있는 당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주목할 것은 것은 결국 새누리당 탈당파이자 유승민계로 보수로서의 정체성이 확실한 유의동 의원이다. 유승민 의원이 보수 통합 논의에 응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유의동 의원이 권 의원과 함께 “통합은 없다”며 제3신당 창당 의지를 밝히고 나온 것을 두고 “유승민 의원과의 근본적인 이견이 있다기보다는 보수 통합 논의와는 별개로 변혁 중심의 신당 창당 작업은 계속 해나가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 측의 통합 실무자를 맡은 친박계 원유철 의원에 대한 불만이란 해석도 있다. 2015년 민주당과의 국회법 개정 합의안에 박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 대표가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 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주장에 원 의원이 투항하며 러닝메이트 관계가 깨졌다는 것이 유승민계의 공통된 반감이다. 원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로부터 8년 구형을 받아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도 비호감 요소로 꼽힌다.
변혁 소속의 한 의원은 모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진영 내 ‘중진 물갈’가 시작되고 있는 마당에 원 의원은 퇴출 대상에 해당한다“며 ”통합의 메신저 역할을 한 차례했으면 빠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변혁의 이 같은 입장은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보다는 우선적으로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안철수-유승민계가 통합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
다음은 ‘변혁’ 신당기획단 성명서 전문이다.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신당추진기획단 출범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갑니다.
우리는 산업화세대ㆍ민주화세대를 넘어서 공정세대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산업화세대는 먹고사는 문제를, 민주화세대는 통치권력의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성과를 전체 국민들에게 돌려드리지 않고, 자신들이 향유하면서 기득권계층이 되었습니다.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 이후의 세대는 국민들의 힘을 이용하여 과실만을 취한 그들에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분노에 찬 요구가 바로 공정입니다. 우리는 공정세대를 정치와 사회 전반의 주역으로 하는 세대교체를 이루어 나갈 것입니다. 공정세대가 산업화세대ㆍ민주화세대의 성과를 전체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며 우리 사회를 보다 역동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진영의 정치를 넘어서 상식이 기반하는 정치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정치 영역에서 산업화세대ㆍ민주화세대는 진영의 논리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여 왔습니다. 진영의 논리로 서로 싸우고, 진영의 논리로 국민들을 분열시켜 왔습니다. 국민들은 조국 전 장관이 일으킨 사태에 대한 정치권의 모습을 보며 한국 정치에는 상식이 없고 진영 대결만이 있다는 사실을 직접 목격하였습니다. 정치의 실종에 깊은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상식이 기반하는 정치로 정치가 갈등을 해결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며칠 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통합을 제안하였습니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없습니다. 유승민 전 대표는 개혁보수의 길을 지향점으로 삼아 뚜벅뚜벅 가고 있습니다. 유승민 전 대표의 개혁보수의 길에 보수를 통합하는 노력은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제3지대의 길, 합리적 중도를 위한 길 역시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 기대됩니다.
신당추진기획단 공동단장 유의동ㆍ권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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