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비료공장 들어선 후부터, 주민 집단 암 사태 원인…퇴비로만 사용해야 하는 ‘연초박’을 불법 건조, 1군 발암물질 오랜 기간 배출돼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 발표회에 참석한 장점마을 주민들. <사진=연합뉴스>
▲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 발표회에 참석한 장점마을 주민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황수분 기자] 전북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담뱃잎을 불법 건조할 때 나오는 1군 발암물질이라는 정부 분석 결과가 나왔다.

비료 공장이 운영됐던 지난 10여 년 동안 90여 명이 사는 이 마을 주민 22명(주민 주장 30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 및 현재 투병 중인 6명까지, 재앙은 담뱃잎 찌꺼기인 ‘연초박’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초박은 담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담뱃잎 ‘찌꺼기’를 말한다. 2001년 장점마을 인근에 들어선 비료공장(금강농산)은 퇴비로만 사용해야 하는 연초박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로 건조공정을 거쳐 사용 및 유통해왔다.

이때 고열로 건조하는 제조과정에서 검출된 발암물질은 연초박에 함유된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TSNAs)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등이 수년간 공기 중으로 배출돼 일반지역보다 암 발생률이 1.99배 높았다. 이는 ‘국제 암 연구기관’ 기준 1군 발암물질로 폐암, 피부암, 비강암, 간암, 식도암 등을 발생시킨다.

이 비료공장은 제대로 된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2017년 ‘비료관리법 위반’으로 폐업했다.

환경부는 14일 전북 익산에서 장점마을 주민 건강 영향조사 최종 발표회를 열고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한 결과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환경부에서는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관찰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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