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생산에 드는 재료의 개수와 사이즈 축소가 주된 방향
쓰레기 발생은 최소화, 재활용은 극대화
정부와 업계, 소비자 모두 꾸준히 실천하는 뚝심 필요

2021년부터 카페에서는 종이컵 사용이 금지된다. <사진=연합뉴스>
▲ 2021년부터 카페에서는 종이컵 사용이 금지된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유재우 기자] 국내 생활유통 업계가 환경 보호를 위한 친환경 정책 대응에 힘쓰고 있다. 

내년 새로운 외식 경향 4가지 중 하나로 친환경 경영 정책을 강조하는 ‘그린오션’이 선정된 만큼 관련 업계에서도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며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주된 방법은 포장 방식을 합리화하는 것. 용기 생산에 드는 재료의 가지 수와 용기의 사이즈를 축소함으로써 불필요한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은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생겨난 쓰레기산은 2만여 개로 추산된다. 그리고 쓰레기산에 산적된 쓰레기의 양은 120만t에 달한다. 지난달 30일에는 영국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뱃속에 품은 채 죽은 향유고래가 발견됐다. 향유고래의 위에는 100㎏에 달하는 쓰레기가 들어 있었다. 그 중 대부분은 플라스틱 제품이었다. 쓰레기를 줄이고 처리하는 문제는 범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응해 친환경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자사 세탁세제의 용기 재료를 모두 동일한 재질로 통일했다. 소재가 여러 종류일 경우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책이 적용된 제품은 ‘피지 파워젤’, ‘한입 베이킹소다 담은세제’, ‘한입 허브담은 식초세제’ 등 총 6종으로 모두 폴리프로필렌 재질로만 구성됐다. 

이마트는 플라스틱 봉투를 대체할 수 있는 장바구니를 활용해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초에는 온라인 쇼핑으로 쌓인 아이스 팩이나 택배 상자를 특별 제작한 장바구니와 교환해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재활용 가능한 ‘타이벡’ 소재로 장바구니 15만 개를 자체 제작해 전국 이마트 점포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즉석밥’ 제품도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많이 만들어낸다. 밥을 먹고 난 빈 통은 모두 쓰레기가 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용기의 두께를 줄였다. 용기에 사용되는 리드필름과 용기 두께를 지속적으로 줄여 올해까지 340t의 플라스틱과 55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또 올해 추석 선물세트 트레이의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해 추석 시즌 한정 총 49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롯데마트는 지난 설부터 선물세트에 도입한 재활용 패키지를 계속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초 설 선물세트를 판매하면서 기존에 판매하던 보냉백의 실용도를 높이고 재활용이 쉽도록 재질을 개선했다. 어깨끈을 달아 평소에도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며 내부 스티로폼 단열재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나 흰색 스티로폼으로 바꿨다. 

풀무원은 지난 5월부터 제품에 물에 잘 녹는 라벨을 부착하고 있다. 포장재 플라스틱 쓰레기양을 줄여 2022년까지 500t 절감을 목표로 한다. 취급하는 페트병 제품의 경우 겉면에 부착하는 라벨을 물에 잘 녹아 쉽게 분리되는 ‘수 분리 라벨’을 사용한다. 이 라벨은 재활용 단계인 페트병 세척과정서 병과 쉽게 분리돼 재활용 및 분리수거 공정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현재 관련 업계에서 용기 사이즈와 용기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의 개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잡은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현대인이 매일 사용하는 물건 중 70%가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이다. 지금 이것들을 급격하게 줄인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최대한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업계에서 자원의 낭비만 줄여도 재활용 업계에서는 이윤 창출을 할 수 있어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안전 확인 대상 생활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 표시기준’ 개정안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는 한준욱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장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안전 확인 대상 생활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 표시기준’ 개정안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는 한준욱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정부는 지난해 5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2022년까지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 사용량을 지금보다 35%까지 줄이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을 50%까지 각각 줄이기로 계획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일회용품 사용량을 2022년까지 35% 이상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단계별 계획을 발표했다. 김미화 이사장은 이 발표들에 대해 “방향은 매우 훌륭하나 아직까지는 선언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중요한 정책인 만큼 지금의 청사진을 흐지부지되는 일 없이 꾸준히 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화 이사장은 또 “정부와 업계의 친환경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의식 전환도 중요하다”며 “불필요하게 크거나 화려한 포장은 그만큼 재료가 많이 소비되기 마련이다. 겉으로 보이는 포장의 화려함에 연연하지 않는 ‘녹색 소비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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