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내세운 TK 강석호, 패스트트랙 협상에서 거부 PK 유기준
투쟁 강조한 수도권 심재철, 쇄신 강조한 서울 김선동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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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0대 국회의 마지막 과제인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과 이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한 나경원 전임 원내대표 주도의 199개 법안 필리버스터로 꽁꽁 얼어붙은 정국에 대한 대처를 두고 이를 처리할 자유한국당의 차기 원내사령탑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상현 의원의 출마선언 번복 및 불출마와 동시에 김선동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4파전으로 치러질 이번 원내대표 경선 의원총회는 9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열린다.

한국당의 신임 원내대표가 당면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역시 일괄 상정된 패스트트랙 법안들에 대한 대처 문제다. 자유한국당의 199개 법안 필리버스터로 새해 예산안마저 ’올스톱‘된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에서 공감대를 얻어 선거법·공수처법의 강행 처리를 시사하면서 여러 가지 수 싸움을 해야 할 한국당 새 원내대표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진 것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같은 당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9일 본회의에서 선거법·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한국당이 9일 상정될 안건에도 필리버스터 카드를 꺼내들면, 11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표결이 가능해지기에. 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투쟁보다 협상’ 협상파 강석호…유기준, 협상파에서 강경파로 선회

’협상파‘로는 TK 출신 비박계 강석호 한국당 의원(3선·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을 꼽을 수 있다. 기업 운영 경험과 기초의원 경력, 국회 상임위 간사 등의 자신의 사회 경험을 언급하며 ‘협상’에 강점이 있음을 강조한다. 비영남권 친박계 이장우 의원을 정책위의장을 내세우면서 계파·선수·권역 등 모든 측면에서 흠 잡을 곳이 없는 조합이라는 평가다. 강 의원은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협상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여야가 대치하면서도 협상은 항상 해왔다“며 투쟁보다는 협상을 강조했다.

협상에서 강경 저지 입장으로 선회한 출마자로는 PK지역 기반의 친박계였으나 현재는 ‘친황’에 가까운 유기준 의원(4선·부산 서구동구)이 있다. 그는 한국당이 당면한 ‘패스트트랙’이라는 난제를 놓고 지난달 12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법안의 내용에 대해 여당과 범여권 3당이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니기에 한국당은 그 점을 활용해서 별도로 각 정당마다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할 정도로, 협상파에 가까운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황 대표가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러한 협상 기조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유 의원은 실제로 황 대표 단식 기간인 27일 패스트트랙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자 ”패스트트랙 법안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우리 당의 입장은 정해져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유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 지목한 복당파 박성중 의원은 수도권 초선으로, 영남권 다선인 유 의원을 잘 보완해 줄 수 있는 조합이라는 평가다. 유 의원은 대표적인 ‘친황’으로 황 대표가 법무법인 태평양에 있을 시절부터 교류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강경 투쟁 일변도 ‘수도권’ 심재철…‘서울 험지’ 쇄신파 김선동

심재철 의원(5선·안양 동안을)은 수도권 다선으로서 당의 약점인 수도권에 대한 자신의 이해도와 경쟁력을 강조한다. 자신의 운동권 경험을 강조하면서 여러 대선에서 ‘공격수를 마다하지 않았다“며 투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심 의원은 자신의 출마 선언문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해 ”자유와 민주를 왜곡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상 불가라는 대여 투쟁 일변도의 입장이다. 최근에는 친문(親文)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우리들병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심 의원은 ’친황‘,’비황‘ 같은 계보를 부정하는 입장이다. 심 의원은 7일 CBS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후보들이 득표 작전으로 내가 황 대표와 잘 안다고 강조하는 차원“이라며 ”언론 보도는 실상과 전혀 다르다“라고 말했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동시에 경선 출마를 선언한 ’험지‘인 서울 북부지역 재선의원인 친박계 김선동(재선·서울 도봉을)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 비례대표 초선인 김종석 의원을 낙점했을 정도로, 아예 방점을 ’초재선 쇄신파‘로 밀고 나가는 모양새다. 황 대표가 최근 초선인 박완수 사무총장 등 초재선 의원들을 주요 당직에 배치하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서는 행보에 발맞춘 행보다. 김 의원의 출마에는 초재선 의원들의 압도적인 출마 권유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다른 출마자들과 달리, 김 의원의 출마는 공식 출마선언문도 없을 정도로 급히 결정됐다. 당면한 문제인 패스트트랙에 대한 공식 입장도 없다. 러닝메이트인 박 의원은 전날 저녁까지도 경선 출마를 전혀 상정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급조‘ 됐다고 평가할 수 있는 ’초재선 조합‘이 3, 4선이 주로 맡아온 원내대표직에 당선된다면 굉장한 이변으로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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