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탄핵 찬성으로 ‘배신자’ 딱지 붙어 대구 민심 악화
6·13 지선 당시 서울에서의 경쟁력 나타나
단순히 ‘유리해서’ 대구 나간다 분석도 있어

변혁 유승민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변혁 비상행동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변혁 유승민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변혁 비상행동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변화와 혁신’의 창당으로 바른미래당 탈당을 앞두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8일 “대구의 아들 유승민, 대구에서 시작하겠다”며 차기 총선에서의 대구지역 출마를 공식화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광주의 딸 권은희 의원은 광주에서, 부산의 아들 하태경 의원은 부산에서, 제일 어려운 대구의 아들 유승민은 대구에서 승리하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출마가 아닌 대구 출마를 확실히 한 것이다.

대구에서 ‘배신자’ 낙인 유승민…당선 확률 희박하다 전망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한 번도 없었음에도 야권 후보로서 가장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 등 서울에서의 경쟁력이 강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구 지역에서의 민심 악화도 관측의 근거 중 하나다. 바로 ‘배신자’ 딱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대구 지역의 열성적인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것이다. 이 때문에 유 의원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상돈 의원은 9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에서 ‘무찌르자 배신당’ 이런 플래카드도 봤다”며 유승민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대구 출마 거듭 밝힌 유승민…‘쉬워서’ 출마한다 지적 나와

그러나 유 의원이 거듭 대구 출마 뜻을 밝히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출마 가능성은 낮아졌다. 사실 보수 진영에서 유승민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수도권 지역이라 가정해도 높게 전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정석 전 미래한국 논설위원은 그의 페이스북에서 “(유승민 의원은) 그 대표성과 상징성이 쪼개진 보수와 수도권 민심을 대변하고 있지만, 일종의 촉매와 같은 것이어서 혼자로는 뭘 못한다”며 유 의원의 수도권에서의 경쟁력을 평가절하했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 또한 ‘폴리뉴스’와의 9일 통화에서 ”유 의원은 수도권보다 대구에서 실제로 그나마 상황이 나을 것“이라며 유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흔히 언급되는 보수 본류에 대한 경쟁 의지 차원도 있지만 단순히 선거 자체가 영남권이 더 쉬워서 대구에 출마한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유 의원은 한편 한국당(구 새누리당)이라는 거대 보수 정당을 떠나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서 토로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내일이 이곳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라며 ”그 날 이후 정말 가시밭길을 걸었고, 한때 죽음의 계곡이라 표현했는데 마지막에 와있다. 동지 여러분들과 마지막 고비를 모두 살아서 건너갔으면 좋겠다“며 당 정치인들의 사기를 독려했다.

개혁 보수 노선, 반문(反文)감정 넘어서지 못한다 지적

이상돈 의원은 9일 같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보수층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워낙 세기 때문에 그것을 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그러니까 이른바 개혁보수니 중도보수 노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소위 ‘개혁 보수’ 노선 자체가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지적했다.

한편 유 의원은 “저희 변혁은 수도권의 젊은 분들 마음부터 잡겠다”며 “이 자리에 함께하는 의원들이 우리 변혁이 수도권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에 앞장서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