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한의 북미 협상 압박 의미와 함께 ‘새로운 길’ 선택에 따른 명분 쌓기 돌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에게 경고성 발언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연말 시한의 북미 비핵화 협상 압박의 의미와 함께 내년 초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명분 쌓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9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중대시험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데 대해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리수용 부위원장 담화를 연이어 발표했다. 미국에 대한 ‘셈법’ 변화 촉구를 넘어 협상 결렬 선언과 새로운 길 선택에 따른 ‘자력갱생’과 ‘대결’ 의지를 내보였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영철 위원장은 담화에서 “트럼프는 7일과 8일 기자회견과 자기가 올린 글에서 우리가 선거에 개입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켜볼 것이라느니, 북조선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느니,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느니 하면서 은근히 누구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듯한 발언과 표현들을 타산 없이 쏟아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보면 참을성을 잃은 늙은이라는 것이 확연히 알리는 대목이다. 트럼프가 매우 초조해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녕 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 물론 자제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없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트럼프는 조선에 대하여 너무나 모르는 것이 많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다”며 “미국이 더 이상 우리에게서 무엇을 빼앗는다고 해도 굽힘 없는 우리의 자존과 우리의 힘, 미국에 대한 우리의 분노만은 뺏지 못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아울러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격돌의 초침을 멈춰 세울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계산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지금처럼 웃기는 위세성, 협박성 표현들을 골라보는 것보다는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며 “시간끌기는 명 처방이 아니다”고 미국의 북미협상 셈법 전환을 촉구했다.

리수용 부위원장도 몇 시간 담화를 통해 “트럼프는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하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할지 매우 불안 초조해 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발언과 표현들은 얼핏 누구에 대한 위협처럼 들리지만 심리적으로 그가 겁을 먹었다는 뚜렷한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며 “얼마 안 있어 연말에 내리게 될 우리의 최종판단과 결심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누구처럼 상대방을 향해 야유적이며 자극적인 표현도 쓰지 않고 있다.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한이 동창리 서해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직후 트위터에 “김정은은 너무 영리하다”면서 “그가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할 경우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싱가포르에서 나와 강력한 비핵화 협정에 서명했다”며 “그는 미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로 만들고 싶지도, (내년) 11월 미 대선에 개입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정은 체제에서의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약속대로 비핵화는 지켜야 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전 세계가 이 문제에 동일한 의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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