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끝없는 장외투쟁
정치개혁 위한 패스트트랙 법안의 필요성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

민주당 당직자들이 의안과 문을 장도리와 지렛대로 열려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당직자들이 의안과 문을 장도리와 지렛대로 열려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 정치권을 되돌아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간의 국회 역사에서 주요안건을 두고 의원들간의 치열한 몸싸움으로 폭력 국회라는 오명을 썼던 국회는 지난 2012년 ‘국회선진화법’의 통과를 계기로 국회내 폭력과 몸싸움이 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한국당을 뺀 여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3개 법률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검찰청법 개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렸고, 이로 인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역대급 몸싸움을 벌이며 동물국회로 되돌아 갔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회폭력의 재현...동물국회로의 회기

발단은 지난 4월 22일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설치법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전격 합의 하면서 벌어졌다.

20대 국회는 선거제 개혁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개혁을 틈만 나면 약속해 왔지만 20대 국회 임기를 1년 앞둔 상황에서도 여야간 극한 대치로 인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여야 4당은 주요 쟁점법안들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것에 합의하고, 23일 당내 추인을 받는 절차를 밟았다. 이에 반발한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이 시행되는 순간 20대 국회는 없다”고 선언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내 내홍을 겪고 있던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각기 다른 입장을 내며 분열했다. 결국 당시 김관영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반대를 선언한 당내 사개특위 간사인 오신환 의원을 만나 설득이 안된다면 “사보임(의원교체)을 하겠다”고 밝혔고 결국 오신환 의원과 권은희 의원을 각각 채이배, 임재훈 의원으로 교체한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사보임 반대를 외치며 문희상 의장에게 집단으로 몰려가 극렬하게 항의했고, 집단 항의에 지친 문 의장은 저혈당쇼크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사보임을 결재한다. 이에 반발한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사개특위, 정개특위 회의실을 점거함과 동시에 채이배 의원을 사무실에 감금하는 초유의 일을 벌였다.

이외에도 한국당은 법안 의안을 막기 위해 의안과를 점거하고 문을 틀어막았고, 의안 접수를 막기위해 의안과의 팩스를 부숴버리는 극단적인 일도 자행했다. 결국 이에 항의하는 민주당 보좌진들과 한국당 보좌진들간의 몸싸움이 일어나면서 국회 곳곳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었고 양측간의 대치는 밤새 벌어졌다.

결국 의안과 문을 열기위해 지렛대와 망치, 장도리가 동원됐고 한국당은 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며 주요 회의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의원들과 보좌진, 국회 직원들, 기자들이 몸싸움을 벌여 다치거나 쓰려졌고 결국 한국당의 필사적인 물리력을 뜷지못한 민주당은 검경수사권 조정안, 공수처 설치안을 헌정 사상 최초로 전자입법발의시스템을 사용해 법안을 의안과에 접수했다.

이후 여야3당은 권은희 의원이 낸 공수처 안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고 사태특위와 정개특위가 장소를 변경해가며 회의를 진행해 결국 공수처안과 선거법개정안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며 사태는 일단락 됐다.

이후 여야는 서로에 대한 비방과 비난을 이어감과 동시에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고, 패스트트랙 이후에도 여야는 더 극단으로 대립을 이어갔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압수한 지렛대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압수한 지렛대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의 끝없는 장외투쟁

황교안 청와대 국회 오가며 8일간 단식

삭발에 단식, 국회 점거 농성...국회유린사태로 이어져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는 지난 11월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협정)연장과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 공수처 철회를 선언하며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단식을 벌였고 이후 건강이 나빠지며 주위에서 단식을 만류하자 8일만에 단식을 중단하고 방향을 장외투쟁으로 돌렸다.

장외투쟁으로 노선을 돌린 황 대표는 전광훈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목사와 우리공화당을 비롯한 극우단체와 매주 광화문에서 집회를 벌이며 정부여당에 대한 규탄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지난 10일 4+1(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협의체가 예산안을 통과시키자 더 투쟁의 고삐를 강하게 쥐며 투쟁을 외쳤고 급기야 16일에 한국당, 공화당 지지자들을 비롯한 극우단체들을 국회로 끌어들이는 사상 초유의 일을 벌여 하루종일 국회를 마비시키는 일을 벌였다.

지지자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중인 정의당원들을 향해 욕설과 폭력을 자행했고, 국회 본청을 나서던 설훈 민주당 의원에게 달려들어 폭력을 가해 설 의원의 안경이 박살났으며, 역시 길을 나섰던 같은 당의 홍영표 의원에게도 욕설과 더불어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 이들의 폭력행위는 국회의원들 외에도 이 사태를 취재하던 기자들, 국회시설을 방어하는 국회경비대에게도 어김없이 자행되어 국회는 극심한 혼란이 일어났다.

결국 이날 하루 종일 범여권의 의원들은 경찰의 호위 없이는 국회 경내를 맘대로 돌아다닐 수 없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역시 18일 원내최고위원회의에서 “일정차 국회 밖으로 나가려했는데 당직자들이 ‘봉변을 당할것이 우려 된다’고 말렸다”며 “국회 내 비밀통로로 어렵게 밖으로 나갔다”고 회고 했다.

결국 민주당과 정의당은 황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당직자들과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폭력행위를 벌인 극우 지지자들을 경찰에 고발했고, 민갑룡 경찰청장을 찾아 엄중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한국당 지지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한국당 지지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개혁 위한 패스트트랙 법안의 필요성

이인영 “현행 225+75에서...250+50 절충안 논의”

4+1 협의체의 선거법 개혁안

민주 “연동형 캡 30석은 수용...석패율제도는 반대”

한국당은 4+1 협의체의 선거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현재 4+1 협의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통해 정치 개혁을 도모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로 지역구 의석이 결정되는 방식으로 이것이 도입되면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을 비롯해 그간 국회에서 소외되었던 소수 정당들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거대정당을 견제하는 힘을 지니게 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존 지역구 225석 비례 75석을, 4+1 협의체 논의에서는 250+50 절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중”이라며 선거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제도는 사표를 방지한다는 장점도 있다. 현행 소선거구제도의 경우에는 만약 상대의 득표율이 49%에 달한다 해도 51%를 가지기만 하면 승리하는 방식이어서 나머지 49%가 사표가 되어 49%만큼의 민의는 배제되는 단점을 지니고 있기에 소수 정당들에게 있어선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꼭 필요한 제도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떨어지는 한국당의 입장에서는 다음 총선 승리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거대정당에게 유리한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를 유지해 여당을 저지해야하는 목적이 있기에 어떻게든 반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4+1 협의체는 민주당을 뺀 3+1 협의체가 주장한 연동형 캡 30석 제안과 석패율제(소선거구제 선거의 지역구에서 아깝게 당선되지 못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놓고 민주당이 석패율제를 받을수 없다며 협상이 중지된 상황이다.

민주당은 18일 열린 의원총회를 통해 연동형 캡 30석은 받을 수 있지만 석패율 제도는 받을수 없다고 거부하며 선거제 개혁에 대한 논의를 두고도 4+1 협의체간 갈등이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1 협의체가 민주당에 석패율제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 3+1 협의체가 민주당에 석패율제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

검찰, 재판부...정면충돌

한국당 “공수처는 부패척결 아닌 정치보복 칼날 될 것”

윤석열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 개혁 계속 추진할 것”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 역시 정치,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낳고 있다. 검찰과 재판부가 재판장에서 목소리 높여 충돌하는 것은 사법사상 매우 이례적이며 엄중한 상황이다

한국당은 공수처와 검찰 개혁 법안을 전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는 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공수처법은 제왕적 대통령에게 홍위병이 될 것이다”며 “공수처는 부패척결의 칼이 아닌 정치보복의 칼이 될것이다”고 주장하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공수처는 대통령, 국회의원을 비롯한 행정 사법, 입법의 고위공직자 약 7천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당시 수많은 게이트와 국정농단 사건을 일으킨 한국당의 입장으로서는 과거 사건들이 다시 들춰져 수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에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그간 기소권을 독점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작용했던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검경수사권이 조정되면, 그간 이해관계를 따지며 선택적인 수사를 벌였던 검찰을 경찰이 견제할 수 있게 되어, 국민에게는 좀 더 공정한 사건 수사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되는 측면도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검찰 개혁과 검경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추진하려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무리하게 진행하며 국민들의 분노를 끌어냈다. 결국 국민들은 서초동 검찰청앞에서 대규모 촛불시위를 벌이며 공수처 설치와 더불어 검찰 개혁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검찰은 초기엔 검찰 개혁에 찬성한다는 입장이었다. 윤석열 검찰 총장은 취임초기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 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라며 ‘인권보호 수사규칙 제도’, 검찰총장 직속의 ‘인권위원회’ 설치, ‘수사공보준칙’등의 개혁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검찰은 국감 당시 국회에 제출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내며 국회에서 논의되는 검찰 개혁안을 대폭 수정할 것을 요구해 사실상 개혁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검찰은 당시 의견서를 통해 경찰 수사에 통제권을 당연히 행사해야 하며 대상에 제한없이 모든 수사를 계속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함과 동시에,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는 것과 관련해 고등검찰청에 영장심의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개혁안을 ‘수사 기밀이 유출된다’는 논리로 반대하는 등 사실상 검찰 개혁 움직임에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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