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석 원장, 이국종 교수에 “인간 같지도 않은 XX”...욕설 녹취록 공개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 “전형적 직장 내 괴롭힘...유희석 즉각 사임” 촉구

이국종 아주대학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사진=연합뉴스>
▲ 이국종 아주대학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이국종 아주대학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이 유희석 아주대학교 의료원장의 ‘욕설 파문’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리더십 밑에서 일을 하는 게 구역질이 난다”며 격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13일 유 원장과 이 교수의 대화를 공개했다. 해당 파일은 4~5년 전 녹음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원장은 대화에서 이 교수를 향해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 나랑 한 판 붙을래 너?”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해군 순항훈련전단과 15일 오전 진해군항을 통해 귀국한 이 교수는 중앙일보, SBS 등 언론사와 인터뷰를 가지고 아주대병원이 병실을 제대로 배정해주지 않았고,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운영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아주대 병원 측이 병실 공사 때문에 병실 배정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을 두고 “무슨 양XX들도 아니고 무슨 그 따위로 거짓말을 하느냐. 내가 정신병자냐”고 격분하며 “수리가 시작된 게 (지난해) 10월 말이다. 우리는 언제나 병실을 그 따위로 하면서 안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교수는 “(본원에 있는) 다른 의료진 이름으로 위장입원을 시키고 저희가 봐주기도 한다. 그 짓까지 한다”며 “환자가 죽건 말건 외상센터에 있는 의사들을 업무를 못 보게 한다. 그런 식으로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또한 “외상센터는 나라에서 강제로 떠맡긴 게 아니다”라면서 “나랏돈을 받아서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공짜로 하라는 것도 아니다. 정부가 300억원 넘게 들여 건물을 지어줬고 연간 운영비로 60억원 넘게 준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가 적자가 아니라며 “대외적으로 적자라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우리 때문에 병원 망하게 생겼다고 (의료원장이) 일반 직원들 앞에서 공개석상에서 얘기한다. 격려해줘도 어려운데 그리 적대적으로 대하려면 하지 말든지, 헬리콥터를 들여오지 말자고 처음부터 반대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유 원장이 복지부 공무원 앞에서도 욕설을 했다며 “거짓말을 하는 리더십 밑에서 일을 하는 게 구역질이 난다. 욕을 먹으면서도 어떻게든 좋게 해결해보려고 굽신굽신하고 ‘잘 봐달라’, ‘오해십니다’ 풀려고 한 게 굉장히 후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해군 순항훈련전단과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병원에서는 저만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조용히하라고 하더라”라며 “제가 틀렸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한국은 원래 그렇게 하는 나라가 아닌데”라며 한국을 떠날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주대 의과 교수회, 유희석 사과·사임 촉구
‘이재명 복심’ 김용 “한국 떠날 사람은 유희석”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회는 16일 유희석 원장을 향해 사임할 것을 촉구했다.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는 이날 오전 병원 의료진 등에게 이메일 성명을 보내 “후배 교수에게 폭언을 해 아주대학교 병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유 원장은 이국종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언어폭력은 사건의 동기나 그 이면의 갈등과 상관없이 그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며,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예”라면서 “괴롭힘의 발생을 막고 가해자를 처벌·징계해야 하는 윤리적·법적 의무가 있는 우리 의료원의 최고 경영자가 가해 당사자라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와 함께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주대학교 병원의 평판도가 상승하는데에는 전체 교직원의 노력과 함께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과 귀순병사 오청성을 치료하고 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의료원의 평판을 송두리째 추락시킨 유 원장의 행동은 의료원의 입장에서도 묵과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교수회는 “이번 사태를 개인 간의 갈등이나 의료원 운영상의 부처 간 갈등으로 오도해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배격한다”며 “대학과 의료원은 교수를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복심으로 알려진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을 떠날 분은 이국종 교수가 아니라 유희석 원장”이라며 “환자의 생명권과 응급의료현장의 시스템 개선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는 한 사람에게 감사와 보상은 고사하고 쌍욕 세례를 퍼붓는 병원장의 갑질행태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유 원장의 임기는 내달 말까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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