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년생 유권자, 안철수가 MBC '무릎팍도사' 출연했을 당시 9살
안철수 정치 이력, 모든 것을 두 번씩 해본 정치인
2020년 안철수의 행보는 어디로?
21대 총선의 핵심 전략층, 청년
[폴리뉴스 송희 기자]이번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개정되면서 각 정당은 청년들의 표심을 얻고자 청년 인재를 영입하고 청년 관련 공약 등을 내세우는 등 고군분투 중이다.
한편, 보수 정당의 핵심 사안 중 보수 통합의 변수인 어제(19일) 귀국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58)의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20대 청년, 특히 20대 초반 청년들에게 ‘안철수’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안 전 대표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2009년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하면서부터다. 투표권이 주어진 올해 스무 살(만 18세)은 당시 9살,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이들에게 ‘안철수’는 중고등학교 시절 얼핏 뉴스에서 들어본 것 같은 애매모호 한 사람이다.
각 당의 총선 핵심 전략층인 청년들에게 안철수는 누구일까?
안철수, 그는 누구인가? 의사에서 벤처 기업가로
중앙일보의 ‘20대 대상 국회의원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나경원, 심상정, 홍준표, 유승민, 표창원 의원이 순서대로 이름을 올렸다. 안철수 전 대표의 이름은 이해찬, 박지원, 황교안 대표 다음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안 전대표는 지난 2011년 전국 25개 도시를 순회하는 '청춘콘서트'를 방송이 김제동 씨와 진행하면서부터 젊은이들의 멘토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때 안 전 대표의 이색적인 이력들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러한 지지를 자산으로 2011년 정치에 발을 들였다.
안 전 대표는 부산의 가난한 동네에서 개업의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자대에서 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1년, 의학실험을 위해 사용하던 커뮤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직접 V3라는 컴퓨터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했다.
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이자 상용 소프트웨어였다. 이후 안 전 대표는 프로그래머로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를 설립했고, 이것이 현재 20대 청년들이 알고 있는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안랩’이다.
이러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안 전 대표의 “내 팔자가 바이러스 잡는 팔자인 것 같다.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고 있다”라는 대목을 이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 전 대표를 왜 보수통합의 변수라고 이야기하는지 이해하기는 힘들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안 전 대표의 지난 정치 이력을 되짚어봐야 한다.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
서울시장 낙선 2번, 대선 낙선 2번, 국의의원 2번, 창당 2번, 통합 2번
2011년: 서울시장 첫 번째 낙선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인으로 등판한 것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퇴에 따른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다. 여론조사에서 그는 지지도 40~50%를 기록하며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지만 지지도 5%밖에 되지 않았던 당시 박원순 변호사에게 자리를 양보하면서 유권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안철수 현상’, '안철수 신드롬', ‘안풍(안철수 바람)’ 등 신조어가 생겨났다. 자리를 양보한다는 것이 기존 정치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2012년: 대통령 첫 번째 낙선
안 전 대표는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맞서기 위해 대선 직전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문재인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하고 물러났다.
2013년: 국회의원 당선
이후 201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를 통해 안 전 대표는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서울 노원병)에 당선됐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당
이어 새정치연합 창당에 나섰다. 안 전 대표의 첫 창당이다. 이후 김한길 대표의 민주당과 통합해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당을 만들었다. 안 전 대표의 첫 통합이다.
2016년: 국민의당, 국회의원 재선
하지만 당시 문재인 대표와의 이념 갈등으로 2015년 12월 탈당하였고, 2016년 2월 '다당 구도'라는 정치 변화를 이끌며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두 번째 창당이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 38석을 확보하면서 원내 제3당의 지위를 굳히는 성공을 거두었다.
2017년: 대선 두 번째 낙선
안 전 대표는 2017년 대선에 다시 출마했지만, 문재인과 홍준표 후보에게 밀려 3위로 낙선했다.
2018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낙선
이후 2018년 2월에는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바른정당과 통합해 현재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다. 두 번째 통합이다.
안 전 대표는 같은 해 6월 바른미래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박원순, 김문수 후보에게 밀려 또다시 3위로 낙선하고 정치계 은퇴를 선언했다.
2020년, 이번엔 창당? 통합?
21대 총선을 80여 일 앞두고 안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알리며 돌아왔다. 지난 2018년 서울 시장 선에서 패한뒤 독일과 미국에서 머문 지 1년 4개월만이다.
모든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귀국한 안철수 전 대표는 지지자들 앞에서 “진영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 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보수 통합 논의에는 “관심 없다”고 말하며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에게 적극 구애를 보내는 보수진영의 “정치공학적 통합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분명히 선을 긋는 동시에, 20대 총선에서 일으켰던 ‘국민의당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또한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2022년 대선을 바로 겨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행복한 국민,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제대로 일하는 정치, 이런 3대 지향점을 가지고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모든 의지와 역량을 쏟아붓겠다”며 “표의 유불리로만 판단하는 정치권의 단견과 정부의 규제를 혁파해 개인과 기업의 자율ㆍ창의ㆍ도전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역동적 시장경제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거취는 아직 불투명하다.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할지, 아니면 신당을 창당할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20일 월요일, 안 전 대표는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과 광주 5·18묘역에서 참배했다. 이어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시를 들렀다가 본가가 있는 부산에서 1박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공식 일정으로 이런 동선을 짠 데에는 호남과 영남을 두루 챙기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의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벤처 기업 CEO, 대학교수, 그리고 정치까지. 안철수는 20대 청년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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