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과 윤호중 부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1.21
▲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과 윤호중 부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1.21

설 명절을 앞두고 여의도에 칼바람이 횡행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역의원 대상으로 평가해 ‘하위 20%’에 해당되는 의원들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다. ‘공천 살생부’와 같은 이 명단에 포함될 현역의원들은 초긴장이다. 또한 제1야당인 한국당은 보수통합을 앞두고 대폭 물갈이를 예고하고 구체적으로 ‘TK 의원들’이 대상이 되고 있어 해당지역 의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당의 경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예고해 보수표를 잠식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 의석수가 최소 20석에서 최대 30석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의당 역시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면 비례대표 의석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17~18일 주말을 전후해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했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돌면서 의원과 당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소문은 또 찌라시를 타고 구체적으로 현역 국회의원 12명의 실명이 나돌면서 해당 의원실을 발칵 뒤집어지게 만들었다. 

명단에 포함되면 향후 당내 경선에서 20% 감점을 안고 경쟁을 벌이면 되지만 사실상 ‘불출마’ 압박으로 받아들여져서 공천이 쉽지 않다. 중앙당에서는 설 전에 통보할 예정이라면서 ‘명단 공개’를 하지않고 개별 의원들에게만 통보하겠다고 내부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하위 20%에 포함될 의원들의 경우 비공개 개별통보를 할 경우 핸드캡을 안고도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 다수다. 하위 20%에 포함될 인사들 중 다수가 중진에다 수도권에 몰려 있어 20%를 감점받고, 20~25% 가산점을 받는 정치신인과 대결이 아니면 출마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이럴 경우 중앙당 예상과는 달리 물갈이 폭이 줄어수 있다. 결국 당에서는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들 명단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개할 경우에도 문제다. 사실상 ‘공천 부적합’ 판단을 받은 현역 의원들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다. 자리 보장도 한계가 있다. 당내 갈등이 표출될 경우 선거에 악재다.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특히 TK지역 의원들이 물갈이 대상에 올라있다. 황교안 당 대표를 비롯해 보수통합을 논의하는 통추나 공관위발로 최소 50%에서 최대 100% 물갈이 소문까지 돌고 있어 현역 의원들은 노심초사다. 설을 맞이해 지역구에 내려가 지역민들에게 인사를 해야 하는데 물갈이 소문이 무성하니 의원들도 지역민도 흥이 날 리 없다. 일각에서는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다가 설을 앞두고 국내에 귀국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신당 창당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한국당에게 악재다. 안철수 신당이 진보 진영보다는 중도보수 진영 표를 잠식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럴 경우 한국당은 보수통합신당을 띄우고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기위한 위성정당을 만들어도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 

여야 의원들이 공천 물갈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사이 여의도 입성을 준비하는 여야 예비후보자들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민주당에서 예비후보로 뛰는 후보들, 특히 15개 전략공천 지역에 뛰는 인사들은 언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지 몰라 하루하루 힘겹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거물급이나 유명인과 붙을 경우에 경선 승리도 쉽지 않다. 

한국당 예비후보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새보수당은 보수통합 전제조건으로 당대당 통합을 요구하고 나섰고 한국당은 이를 수락한 상황이다. 새보수당이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공천지분을 최대한 챙기겠다는 복안이다.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고 있는 지역구와 겹치는 지역이 속출할 전망이다. 자칫  ‘닭 쫓던 X’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느끼는 명절이지만 여의도 분위기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처럼 흉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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