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식 제안한 선거대책위원장직 및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 수락했다. 세 명의 전직 대통령이 거쳐간 정치 1번지 종로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본격적인 총선전에 들어간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역에서 당 지도부와 함께 귀성인사를 한 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해찬 대표의 제안을 엄숙하게 받아들인다”며 “우리의 역사와 얼이 응축돼 숨 쉬는 ‘대한민국 1번지’ 종로에서 정치를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은 크나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역사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4·15 총선의 최고책임을 분담하게 되는 것도 영광”이라며 “그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영광스러운 책임이다. 그 영광과 책임을 기꺼이 떠안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의 맞대결에 관련한 질문에 이 전 총리는 “물론 상대 당의 결정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면서도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신사적 경쟁을 한 번 펼쳤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께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만 드리는 저급한 정쟁을 삼가겠다”며 “신뢰와 품격을 유지하며, 겸손하고 성실하게 선거에 임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꾸지람과 가르침을 늘 겸허하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는 현직 대통령 탄핵 이후 표출된 국민 요구를 이행해가는 숙제를 태생적으로 안고 출범했다”며 “이번 선거는 이 과제 이행을 앞당길 것인가, 지체되게 할 것인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선거의 의의에 대해 정의했다.

이 전 총리는 전국 지원유세에 나서야 하는 선대위원장으로서 지역구 선거운동에도 매진해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한 물음에 “선거 상황에 따라 최선의 지혜를 내야 할 것”이라며 “선거 목표에 대해서는 구체적 의견을 나눈 적이 없으나, 가능한 최대한의 의석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종로 지역구 전임인 정세균 국무총리와 관련해선 “현직 총리와 선거에 대해 말씀을 나누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임명동의안 의결 직후 축하전화를 드리고 ‘제가 종로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미리 신고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이 전 총리는 “당내 경선과 공천과정이 얼마나 순탄하냐가 선거 초반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며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공천은 없으나, 규칙과 원칙에 따라 최대한 많이 승복하는 공천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보수 통합 논의와 관련한 질문에는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 평론가들의 몫으로 남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