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1. 기성정당으로 발돋움하려는 정의당
후보 2. 세포 분열하듯 쪼개지는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안철수 신당’
후보 3. 제3지대 개혁통합을 추진하는 호남 정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손학규 동참 여부 관건

[폴리뉴스 송희 기자]21대 총선을 70여 일 앞두고 소수정당들의 움직임이 치열하다. 특히 지난해 12월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4·15 총선에 적용되면서 소수정당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 

여기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소수정당들의 투쟁이 있었다.  지난해 말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함께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재작년 말에는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직접 트럭을 몰고 국회 안에 천막 농성장을 설치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됨에 따라 유일한 진보정당인 정의당은 독자노선을 선택해 이자스민 한국문화다양성기구 이사장,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등을 비례대표로 영입했고,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은 개혁통합을 외치고 있다. 

어느 정당이 21대 국회 제3당 자리를 차지할까. 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다.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기성정당으로 발돋움하려는 정의당

현재 정의당 지역구 의원으로는 심상정 대표와 여영국 의원뿐이고 나머지 김종대, 윤소하, 이정미, 추혜선 4명은 비례대표 의원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총선 전략으로 현재 6석 의원들이 재선되는 것과 더불어 몇몇 전략 지역에서 뛰고 있는 유능한 후보들을 집중 지원하고, 호남권, 제주, 부·울·경 등 전형적인 ‘진보 벨트’에서 추가 당선자를 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 대표는 앞서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 “당대표로서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정의당이 가진 20년 축적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을 주심에 두겠다”며 총선 전략을 밝혔다.

심 대표는 민주노동당 창당 20주년을 언급하면서 “이제는 정의당도 기성정당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과거 총선에서 했던 민주당과 정의당의 야권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당선만을 위한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는 유권자들에게 먹히지도 않고 실제 효과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의당은 다른 진보정당과의 통합 없이 독자노선으로 총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남권에서의 의석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호남에 정치기반을 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의원들이 다수 포진되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세포 분열하듯 쪼개지는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안철수 신당’

바른미래당은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만들어진 바른미래당은 당시 의석수 30석으로 명실상부한 제3당이었다. 

그러나 유승민계 의원(8명)들이 빠지고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탈당하면서 바른미래당이 흔들리면서 손학규 대표가 이후 통합 논의에 참여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총선을 70여 일 남겨두고 지난 29일 바른미래당의 창업주인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탈당을 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바로 다음 날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 또한 바른미래당에 자신들을 제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당적은 그대로 두고 안 전 의원과 행보를 같이 하는 ‘정치적 탈당’을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등 7명이다. 이중 권은희 지역구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비례대표 의원이다. 비례대표는 당대표의 제명 없이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30일 원내정책회의에서 “호남 중진의원들도 안 전 의원 덕에 당선됐기 때문에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강조했다. 

만약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이들을 제명해주지 않으면 ‘안철수 신당’은 현역 의원 1~2명으로 이루어진 미니정당으로 총선에서 기호 10~11번을 받게 돼 선거에 불리할 수 있다. 

이미 탈당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비당권파는 올해 1월 초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보수당은 유승민·정병국·오신환·하태경·이혜훈 등 현역 의원 8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활동 의석수만 놓고 봤을 때는 원내 제4당으로 바른미래당 다음이다.

이렇게 되면 바른미래당에는 호남계 5명, 당권파 4명, 독자노선파 4명 등 13명의 의원이 남게 되는데 호남계 의원들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이들은 손 대표를 향해 2선 퇴진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요구하며, 손 대표 체제 아래에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이 설 경우 독자 행보에 나서거나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호남 기반의 세력과 힘을 합칠 수 있다고 밝혔다.

2년 전, 제3당이었던 바른미래당이 ‘공중분해’ 위기에 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제3지대 개혁통합을 추진하는 호남 정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손학규 동참 여부 관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최 대안신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각 당의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을 동시에 주장했다. 

현재 대안신당은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최경환·윤영일·김종회·유성엽·장병완·천정배 지역구 의원 6명과 장정숙 비례대표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호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민주평화당에는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지역구 의원 조배숙·김광수·황주홍 3명과 비례대표 박주현 의원이 있다. 이들도 모두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다. 

정 대표는 안 전 의원의 탈당을 언급하며 “지리멸렬한 야권분열 상황을 끝내고 통합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대표는 제3지대 통합을 위한 3원칙을 제시하면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의 통합 논의를 촉구했다. 

정 대표는 “이 세 가지 원칙에 뜻을 함께한다면 개혁의 제3축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도 같은 날 “안 전 의원의 분당, 탈당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며 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통합 3원칙’을 제시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대표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과의 3당 협의체를 즉각 가동할 것을 촉구하면서 늦어도 2월 중순까지 통합의 틀을 완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대안신당이 말하는 개혁통합은 “보수통합이나 반문연대와는 다른 것이고, 호남에서 정치경쟁체제,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승리하자는 통합”이라고 설명했다.

대안신당은 민주평화당에서 탈당한 비당권파 의원 7명이 올해 1월 초 창당한 정당이다. 이들은 중도개혁 정당, 제3지대 통합을 기치로 내세우며 창당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위해서 호남 기반의 통합정당을 재구축해 다시 민주평화당의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호남에 정치 기반을 둔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이 제3지대 통합으로 총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통합 논의 참여할지가 관건이다.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 바른미래당이 통합에 성공한다면 정당사상 가장 큰 호남 정당으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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