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종로에 정치신인 검토...‘손수조’ 효과 기대
황교안, ‘수도권 험지 출마’ 내세웠지만 한달 넘게 갈팡질팡...장고 거듭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출마에 대한 입장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출마에 대한 입장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총선을 72일 앞두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낙연 전 총리와의 종로 맞대결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는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종로에 정치 신인을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세계일보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권후보군에 포함시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전 총리가 30%대 지지율로 독주한 가운데 윤 총장이 황 대표를 오차범위 내 격차로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세계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8일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에 따르면 최근 4.15 총선에서 종로 출마를 결정한 이 전 총리가 32.2%을 기록해 1위를 기록했고 다음으로 윤 총장이 10.8%의 지지율은 3위 황교안 대표(10.1%)를 오차범위 내 근소한 격차로 제치며 2위를 기록했다.

최근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당 내부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여전히 하고 있지만 이처럼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황 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까지 지지율 역전을 당하자 출마 전략을 바꾸려 한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또한 한국당 공관위가 종로 출마를 선언한 이 전 총리에 맞설 후보로 황 대표 대신 여성이나 청년 정치신인의 공천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정치권에 돌고 있다.

3일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고사하는 쪽으로 기울면서 종로 출마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국당이 유력 대권후보에 맞서 정치신인을 공천하는 전략은 이미 한번 써먹은 바 있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지난 2012년 유력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가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자 ‘박근혜 키즈’라고 불렸던 여성 정치신인 손수조 후보를 사상구에 전략 공천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문 후보에 맞설 마땅한 후보가 없자 정치 신인인 손 후보를 통해 ‘힘빼기 전략’을 구사한 것인데 당시 손 후보는 문 후보를 상대로 나름 선방을 벌여 전국적인 인지도 쌓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당의 이 같은 전략은 대선후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총리의 대결에서 황 대표가 패배하면 이 전 총리를 더 띄워주는 것이 되기에 여당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당초 황 대표는 비례대표 출마로서의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강한 야당대표를 내세우며 지난달 3일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지역구 출마 선언 이후에도 확실한 출마 지역을 밝히지 않았고 세간에는 서울 양천갑, 영등포을, 용산, 경기, 용인병, 송파등이 황 대표의 출마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지만 아직도 한국당의 정확한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가 종로구 통인시장에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낙연 전 총리가 종로구 통인시장에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황교안, 탄핵된 정부 패전처리 투수...역할 충실해야”

한국당 관계자 “황교안 출마 고심...전략적 모호성으로 봐 달라”

황 대표가 이 처럼 출마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를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황교안 단상’이란 글을 통해 “황 대표는 자신이 보수의 ‘미래’가 아니라 보수의 ‘과거’에 속한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며 “다시 말해 자신이 국민에게 심판받은 정권 사람이며 끝나지 않은 그 심판을 끝까지 받아 종료시키는 것을 제 역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은 과거 보수정권의 오류를 청산하고 보수가 새 출발할 기반을 마련할 때까지다. 그때가 오면 자신은 보수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인물,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물러날 것이라 말해야 한다”고 꼬집으며 “약속한 땅에 들어갈 자격을 가진 것은 모세가 아니라 여호수아다. 종로, 여론조사를 보니 더블스코어던데 그래도 나가라. 원칙 있게 패하라. 가망 없는 싸움이지만 최선을 다해 명예롭게 패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황 대표에게 “절대 정권심판 하겠다고 하지 마라. 그건 유권자들에게 맡겨라. 유권자들은 아직 자유한국당이 누구를 심판할 자격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게 현실이다”며 “철저히 낮은 자세로 임하라. 이번 선거, 이미 현 정권에서 마음이 떠났으나 아직 보수에 절망하고 있는 유권자들께 참회하는 기회로 삼으라. 종로 유권자들께 묵묵히 질책을 듣고 그 모습을 전국의 유권자들께 보여라. 그래야 장기적으로 보수가 사는 길이다”라고 충고했다.

또한 한국당 핵심 관계자 역시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자꾸 여당 쪽에서 최근 민심이 어려운걸 감안해서 그런 것인지 종로에 한국당이 누구를 내보낼 것이냐는 식으로 압박 프레임을 짜고 있다”며 “우리 당은 그것에 말려들지 않을 생각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전략적 모호성으로 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황 대표가 어디에, 언제 출마하든지 그것은 당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어떻게든 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예전부터 황 대표가 어디에 출마하는지 여부는 끝까지 ‘전략적인 모호성’을 지녀야 한다고 말하고 다녔다”라며 “그것은 거대 여당에 맞서 제1야당 대표로써 전략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총선이 7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아 대체 총선 전략이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당내 비판도 있다’는 질문에 “야당 스스로 너무 시간이 없다 어떻게 할것이냐고 자학하는 것 보다는 전략적으로 모호하게 하는것이 여당을 흔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결국 현재 형성되어 있는 민심의 숨어있는 고민들이 폭발하는 형태로 이번 총선이 갈 것이다. 그것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이번 조사는 지난 26∼28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 RDD 방식(유선 15%+무선85%)으로 표본을 추출했으며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1:1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0.1%이며 표본오차는 ±3.1%p, 신뢰수준은 9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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