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 눈에는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나 똑같은 아시아인”
“정작 감기 옮긴 독일인 승무원은 기침해도 상관없어”
SNS에서 ‘#우리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운동 퍼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 우려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항공승무원들이 승객탑승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하다. <사진=연합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 우려되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항공승무원들이 승객탑승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하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송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유럽과 미국에서는 중국인 등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각해지고 있다. 

비행기에서 승객들을 응대하는 승무원들에 대한 인종차별도 확인됐다. 

특히 동양인 승무원이 조금이라도 재채기를 하거나 헛기침을 해도 눈치를 준다는 것이다. 

외항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승무원 J 씨는 폴리뉴스와 만나 “동양인 크루(승무원)로서 매우 신경 쓰인다. 서양인의 눈으로는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나 똑같은 아시아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하고 싶어 한다”면서 씁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더 큰 차별은 동료 직원들에게서 왔다.

J 씨는 “얼마 전 비행하다 독일 국적의 크루에게 감기가 옮아 바로 숙소에서 쉬고 다음 날 출근했는데, 다들 어떻게 알았는지 괜찮으냐며 건강 상태를 물어봤다. 하지만 열은 없는지, 약은 먹었는지 너무 과하게 물어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작 감기를 옮긴 독일인 크루가 기침을 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으면서, 기침도 하지 않은 나에겐 비행이 끝날 때까지 괜찮은지 물어봤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등 해외를 운항하는 승무원들의 방역체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승무원 등 관계자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하다. <사진=연합뉴스>
▲ 승무원 등 관계자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하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항공기 내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전했다. 

권영환 항공우주의학협회 부회장(호흡기내과 전문의)은 “항공기는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비말로 인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가 기내에서 전파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특히 기내로 유입되는 외부 공기는 엔진 압축기를 통과하면서 압축된다. 이때 외부 공기의 온도는 약 200도까지 가열돼 완전한 멸균상태가 된다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중국인 등 아시아계 인종차별 현상에 맞서 서구권에서 거주하는 동양인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JeNeSuisPasUnVirus’, ‘우리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면서 이유 없는 혐오를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대중교통에선 동양인들이 가까이 앉자 몇몇 승객들이 옷으로 코를 막는 모습이 목격되기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20대 중국 여성 2명이 독일 여성들로부터 욕설을 듣고 발길질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유엔(UN)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헤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이번 사태를 이유로 무고한 사람들에 함부로 낙인을 찍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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