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아시아인 혐오와 인종주의 광란 춤추고 있다, 미국발 뉴스가 큰 역할”

박노자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출처=CBS라디오]
▲ 박노자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출처=CBS라디오]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전 세계가 난리 났다”며 그 원인에 대해 한국사회 뿐 아니라 세계가 안고 있는 “불평등의 내면화, 그리고 연대의 불가능성”를 영화의 메시지로 잘 담아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박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기생충’에 대해 “노르웨이에서는 거의 국민 영화다. 자그마한 오슬로 위성 도시의 작은 현 지역 영화관에서도 최초로 상영됐다. 한국 언론들이 한류에 대해 뻥튀기를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뻥튀기는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데 대해 “거의 전 세계를 강타한 영화인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며 “기생충이 한국의 근본 문제를 너무나 정확하게 파헤친 영화이기 때문이고 한국의 근본 문제는 세계 문제의 고농도 압축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앓고 있는 병을 대한민국이 좀 심하게 앓고 있다”며 “불평등의 내면화, 그리고 연대의 불가능성이다. 기생충의 제일 중요한 테마 하나는 반지하와 고급 맨션의 대조가 하나고 두 번째는 반지하 사는 두 가정이 서로 죽고 죽이는 혈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건 기생충이 전해주는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후기 세상에 대한 끔찍한 진리”라며 “이 진리는 한국에도 너무 잘 정확하게 한국 문제의 그 요체를 방영하지만 그거로부터는 자유로운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영화의 인상적 대사로 “가난한 사람의 냄새다. 왜냐하면 미국의 인종주의자들이 오랫동안 흑인한테 특별히 찌릿한 냄새가 난다고 비하했다. 흑인만의 특별한 냄새가 있다는 것은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표현”이라고 꼽았다.

이에 대해 “이 영화는 너무나 정확하게 은유, 비유적으로 빈민이 또 하나의 피차별 인종이 되는 그런 사회적인 인종주의가 만연해 있는 상황을 짚은 것”이라며 “반지하 인종을 차별하는 것이다. 그 반지하 인종은 전 세계에 퍼져 있다. 이 영화는 이 세계에 있는 너무나 끔찍한 진실을 너무나 잘 표현해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영국 <가디온>지가 한국이 왜 세계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내지는 분석하는 기사에서 “‘80년대 미완의 혁명의 여열’을 들었다. 80년대 만들어진 급진적인 열정 때문에 사회적 비판과 대중적 흥행을 잘 겸비한 그런 영화인들이 존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유럽에서의 ‘아시아인 혐오’ 현상에 대해 “혐오와 인종주의의 광란이 지금은 춤추고 있다”며 “미국발 뉴스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미국발 뉴스에서는 상태를 대단히 과장되게 표현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미국언론 보도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한국 보수언론에 대해서도 “며칠 전 한국의 조선일보는 ‘서울이 유령도시가 됐다’는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나? 제가 3일 동안 서울에서 체류하면서 유령도시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한국 보수 언론들도 만만치 않게 공포 마케팅으로 주가를 올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언론의 이러한 과장보도 배경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으로서는 정권 타도 명분을 찾아야 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흠집내는 것”이라며 “정권을 어떻게든 뒤집어보려는 차원에서, 좀 더 심하게는 정권이 무능하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게 아닌가”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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