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과반은커녕 1당도 위태로운 상황 반영, 실제 창당시 범진보진영에 ‘폭탄’  

[폴리뉴스 정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위성정당’ 창당 공론화의 발을 뗐다. 총선 50여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른바 ‘비례민주당’ 창당이 총선의 변수로 부각됐다. 

미래통합당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다수 의석 확보를 법·제도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이에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당위론’이 깔려 있다. 자신이 총대매고 진행한 선거법 개정의 취지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를 한다는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총선에서 1당이 돼야 한다는 현실정치의 인식이 점차 표면화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다.

서울 구로을에 출마선언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지난 21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원칙의 정치가 꼼수정치를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며 “비상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민주당도 위성정당 창당을 하나의 대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손혜원 무소속 의원도 지난 20일 유튜브 방송 ‘손혜원TV’에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고 내게 요청해오는 게 바로 우리가 이 진보의 비례정당을 하나 만들어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라며 “저 무리들(미래통합당)이 비례당을 만들지 않았나. (진보 진영도) 만들지 않고 그냥 있을 수는 없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꼼수’로 규정해온 민주당 지도부는 윤 전 실장과 손 의원의 주장을 개인의견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른 비례의석 15~20석 손해 감수에 대해 회의론이 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현실정치에서 ‘명분’보다 ‘실리’를 취해야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어떤 선거 결과를 가져오겠는가’ 하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여러 상황을 점검하고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당 지도부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고 했다. 고민을 ‘계속’ 해오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갤럽>이 통상적인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격차가 15%포인트 내외이지만 선거에 맞춰 판별 분석할 경우 그 격차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라고 한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이 갖는 위기감은 클 수밖에 없다. 총선 과반 확보는커녕 비례의석 손실로 1당도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위성정당 창당 공식화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진보진영 내에 폭탄을 터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의당과의 갈등관계는 불가피하고 범진보진영 내부 여론도 사분오열할 수 있다. 위성정당을 창당한 미래통합당의 경우 정치적으로 비난하겠지만 그 명분은 약하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민주당 일각의 위성정당 창당 주장에 대한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선거제 개혁에 함께한 주역으로서 정치개혁의 대의에 함께 복무하고 있다는 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퇴출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원칙과 명분은 지키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호남 통합정당도 내심 비례의석 확보를 기대하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4+1’ 협치로 이뤄낸 선거제 개혁을 물거품으로 만들 소지가 크다”며 “처지가 아무리 급해도 샛길로 돌아가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큰길로 가야 하는 것이 집권 여당의 자세”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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