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보다 피해분야 지원이 효과적 …집값 안정도 확신 어려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고 3월 중 정점을 이룬 뒤 진정된다는 전제로 전망한 수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 이은 세 번째 동결 결정이다. 앞서 금통위는 2019년 7월과 10월에 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한은은 금통위를 마친 뒤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동결 결정의 배경으로 3가지 요인을 들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에 이르고 이후 점차 진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제했다”며 “이 같은 예상대로 상황이 전개될지 아니면 그보다 장기화될 것인지를 좀 더 엄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 수요와 생산활동 위축은 경제적 요인이라기보다는 감염 위험에 따른 불안 심리의 확산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며 “현시점에서는 금리조정보다는 서비스업 등 코로나19의 피해를 크게 받는 취약부문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미시적 정책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통위는 이날 코로나19 피해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5조 원 증액하는 미시적인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총재는 또 “아울러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높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주택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아직은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의 발언과 금통위의 의결문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사태 전개를 좀 더 지켜본 뒤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한은이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작년 11월의 2.3%에서 2.1%로 소폭 낮춘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지 않고 3월 중 정점을 이룬 뒤 진정된다는 전제로 전망한 수치”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 총재도 코로나19 사태 전개를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이런 시나리오를 전제로 내놓은 수치임을 강조하고 “향후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 충격이 클 것이며 그 영향이 1분기에 특히 집중될 것”이라며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한은 전망에 전제한 대로 진행될지 아니면 그보다 장기화될 것인지를 좀 더 엄밀하게 살펴보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해 인하 여지를 열어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을 고려할 때 4월 중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는 조동철·신인석 위원이 1월 금통위 때와 마찬가지로 0.25%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고 소수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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