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인지도와 지역구 관리 능력에서 큰 강점
이수진, 나경원과의 경쟁력 여론조사 끝에 낙점
이수진, 블랙리스트 진위 논란 속 사법개혁 이미지 주창
나경원 “동작을 위한 길을 가겠다”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기대를 모았던 지역구인 서울 동작 을의 대진표가 4일 완성됐다. 현역인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맞상대로 같은 여성 판사 출신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전략공천된 것이다. 둘 다 서울대 출신 여성 판사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나 전 원내대표는 보수진영이 참패한 20대 총선에서도 넉넉한 표 차이로 당선됐을 정도로 막강한 지역구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다. 이에 민주당은 나 전 원내대표를 꺾기 위해 동작을 지역구를 일찌감치 전략공천 대상지로 선정했다.

민주당은 이후 나 전 원내대표와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는 여러 후보들 간의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실시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 등 10여 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돌린 끝에 이 전 판사가 최종 낙점 받았다.

10여 명 정도의 여론조사를 돌릴 정도로 민주당이 서울 동작을에 공을 들인 이유에는 동작을이 특정 정당에게 치우치지 않은 경합지역, 즉 ‘스윙 스테이트’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나 의원의 강한 경쟁력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상도1동과 흑석동, 사당1~5동으로 구성된 동작을 지역은 특정 정당만을 밀어준 적이 없다.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16·17대 총선에서 각각 유용태 새천년민주당 의원과 이계안 열린우리당 의원 등 진보진영 후보가 당선됐지만 18·19대에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014년 재보선과 20대 총선에서는 나 전 원내대표가 당선됐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가 현역으로 있던 시기인 2014, 2018년의 경우, 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지역구 자체가 보수세나 진보세가 강하다고 볼 수 없는 확실한 ‘스윙 스테이트’다.

이에 후보 개인의 인지도나 유명세, 꼼꼼한 지역구 관리 능력 등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평가되는 나 전 원내대표는 ‘동작에는 나경원이 있습니다’라는 자신감 넘치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이수진 전 판사의 경쟁력 또한 만만치 않다.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하고 이를 극복한 인물이라는 것에 큰 방점이 찍힌다. 이 전 판사를 두고 도종환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이수진 전 판사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꿈 잃지 않고 법관의 꿈 이루고 난 뒤에도 누구보다 약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정한 판결에 앞장서온 판사”라고 추켜세웠다.

사법부 출신의 두 후보는 큰 정치적 프레임에서도 갈린다.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두고 ‘사법개혁을 반대하는 세력’으로 낙인 찍고, 블랙리스트 판사로 알려져 있는 이 전 판사를 사법개혁의 적임자로 프레이밍하고 있다.

반면 보수진영은 이 전 판사의 동료 법관과 상사들의 검찰 진술서를 통해 “재판연구관으로 이 전 판사의 업무 능력이 많이 부족했다”, “연구보고서를 다른 연구관에 비해 반도 쓰지 못했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 전 판사는 “업무 능력 측면에서 중간은 갔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전 판사는 본인을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의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소개했지만, 일부 언론들이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 전 판사의 이름이 없다며 진위 논란을 제기했다. 이에 이 전 판사는 “이름 없어도 부당전보 당했으니 피해자”라며 “사법·검찰 개혁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저지하는 분들이 현재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나 전 원내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동작구 알기를 가볍게 여기는 민주당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주말마다 돌린 여론조사가 몇 번인지 셀 수도 없다”며 “동작에 연고도 없는 사람을 전략공천해 내려보냈다. 다른걸 다 떠나, 동작 발전과 동작주민들의 삶을 위한 고민을 단 한순간이라도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 전 원내대표는 “동작주민들과 6년, 5만시간. 토요일마다 머리를 맞댄 민원상담만 1,000여건”이라며 “앞으로도 동작주민과 함께 동작을 위한 길을 갈 것이다. 다선의 경륜으로 동작에 힘이 되는 나경원이 되겠다.”고 적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