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7.8% 하락한 다우존스 지수 <사진=연합뉴스> 
▲ 9일(현지시간) 7.8% 하락한 다우존스 지수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미 증시가 폭락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이날 주가 급락으로 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악의 낙폭으로 또 다른 '블랙먼데이'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13.76포인트(7.79%) 폭락한 23,851.02를 기록했다. 다우지수가 200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은 처음으로, 포인트로는 역대 최대 하락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5.81포인트(7.60%) 미끄러진 2746.5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4.94포인트(7.29%) 떨어진 7950.68에 장을 마쳤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의 ‘석유 전쟁’이 시장에 거대한 타격을 줬다. 국제 유가가 장 초반 32%까지 추락하면서 이날 S&P 에너지섹터는 20.08% 떨어진 것이다. 적절한 수준의 국제유가는 경제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지만, 지금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우디의 가격 인하 조치가 러시아와의 가격전쟁조짐으로 해석되면서 불안을 증폭시켰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석유전쟁'에 대한 우려는 부채가 많다고 알려진 에너지기업들의 BB등급 회사채 시장경색으로 이어졌다. 에너지회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중 가장 낮은 BB등급의 채권의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이날 BB등급 회사채를 구매하려는 주문은 사라졌다. AAA등급인 엑손모빌의 회사채도 달러당 9센트가 떨어졌다.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우려는 월가 대형 은행들의 주가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국채 수익률 급락에 따른 이자 마진의 축소전망과 크레딧시장 경색에 따른 손실 발생의 가능성이 은행주들을 끌어내렸다. 특히 전체 대출의 약 18%가 에너지 관련 대출로 자본금의 108%에 달하는 BOK 파이낸셜의 경우 주가가 이날 25.5% 하락했다.

'그레잇 힐 캐피털'의 토머스 헤이스 회장은 “오늘의 공포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관한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조만간 협상테이블에 나서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걱정하고 있고 신용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 확대는 신용 경색 및 심지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수석 마켓전략가인 피터 세치니는 “단순히 20% 하락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11년간의 `강세장(불 마켓)'은 끝났다”고 말했다. 2009년 3월9일 바닥을 찍고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던 뉴욕증시의 강세장이 사실상 끝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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