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의석을 도둑맞게 생겼다...매우 엄중한 상황”
이근형 “현 상황에서 총선 치룬다면 민주 최대 137석, 미래통합·한국당 최대 147석 나와”
김종민 “미래한국당 꼼수 범죄행위...당연히 민주당 연합정당 참여해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한국당에 맞설 비례정당창당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 끝에 ‘비례대표 연합정당 창당에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오후 4시 민주당은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의총)를 소집하고 민주·진보진영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약 80명 가량의 의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진 의총에서는 참석 의원들 간 치열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결과 의원들은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지는 못했으나 대다수의 전반적인 흐름은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총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금 의석을 도둑맞게 생겼다. 엄중한 상황이다”며 “우리가 가진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소집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연합정당 불참과 참여를 가정한 총선 의석수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이 위원장은 “결과에 따르면 지금 현 상황에서 총선을 치르게 되면 민주당은 최대 137석,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최대 147석의 의석을 가져가게 된다”며 민주당의 위기상황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0명 가까운 의원들이 발언대에서 자신의 의사를 밝혔고 이 중에서 창당을 반대한 의원은 4명으로 알려졌고, 나머지 의원들은 대부분 연합정당에 참여해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우원식 의원은 “지금 구조에서 총선을 치르면 30%의 정당 득표율을 가진 미래통합당이 60%의 의석을 갖는데 이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다”며 “통합당이 총선 승리 후 탄핵을 한다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를 지키고 개혁 입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종민 의원은 “전 세계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나라 중 이런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하는 것은 미래한국당밖에 없다”며 “세계 정치학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범죄행위기에 당연히 우리가 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안규백 의원은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명분이라는 전투에서는 이길 수 있다”며 “하지만 진보진영의 정권 창출이라는 전쟁에서는 진다”며 의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송영길 의원은 “상대방이 중앙선을 침범하면 방어 운전을 해야지 1차 선만 지키고 뻔히 보이는 사고를 방치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라며 “이 같은 선거제 개혁의 허점을 잘 살피지 못하고 개혁을 주도한 ‘4+1 협의체’(민주당, 민생당)의 반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햇다.

이날 일부 의원들은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창당한 것처럼 민주당 역시 독자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이석현 의원은 “조만간 실시할 전 당원 투표에서 독자창당, 연합정당 참여, 현행대로 진행 세 가지 항목을 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고, 신동근 의원은 “이대로 간다면 10석이 그냥 없어지는 것은 명백하다. '비례민주당'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비례민주당의 창당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 밖에 일부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전담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연합정당 참여를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고 현재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원혜영 의원, 김상희, 전해철, 윤후덕 의원 역시 연합정당 참여에 찬성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훈 “중도층 표심 이탈 우려된다...창당 반대”

박용진 “미래한국당 막으려다 지역구 참패하는 악수 두면 안돼”

반면 설훈, 김해영, 박용진, 조응천 의원은 비례대표연합정당 창당에 반대의견을 냈다.

설 의원은 “중도층 표심이 우려된다”며 반대의사를 밝혔고, 김 의원 역시 “우리는 선거제 개혁에 앞장 선 정당이다. 개혁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비례연합정당 창당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아무리 좋은 명분을 내세워도 결국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가 된다”며 “미래한국당의 선전을 막으려다 오히려 지역구 참패로 이어지는 악수를 두지 않아야 한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이날 의총에 참여하지 못한 김부겸, 김영춘, 김두관 의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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