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임시 금통위 개최…“부동산 시장 영향 제한적” 분석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렸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렸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까지 낮추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도 확실시되고 있다. 관건은 인하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는 한편 집값 상승과 같은 금리 인하 부작용을 고려해야 해서다.

미 연준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낮췄다. 오는 17~18일 개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두 번째로 나온 이례적 조치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일에도 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00%~1.25%로 0.5%포인트 내렸다. 연준이 정례회의를 통하지 않고 기준금리를 내린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최초다.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연준이 이를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긴급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가 커뮤니티를 훼손하고,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의 경제적 활동에 피해를 줬다”며 “글로벌 금융 여건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데이터는 미 경제가 도전적 시기에 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이 단기적으로 경제활동을 누르고 있으며, 경제 전망에 위험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가 최근의 사태를 극복하고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올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7일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27일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선제적 행동에 나서면서 금융권에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하는 추세다. 16일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이번 조치가 세계 통화정책 당국에 명확한 가이드가 됐다”며 “한은도 수수방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당초 한은이 이번 주에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를 내릴 것이란 평가가 있었는데, 그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며 “인하 폭도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또한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한은이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며 “0.25%포인트 인하가 기본 시나리오지만,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0.25%포인트 인하는 시장에 실망감을 안기고 매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0.50%포인트 인하를 전망한다”고 전했다.

한은이 당장 큰 폭으로 금리를 낮추기보다 일단 0.25%포인트를 인하한 뒤 추가 인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급 조치에 따라 한은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커졌으며 인하 폭은 0.25∼0.50%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한은의 보수적 행보를 고려하면 0.25%포인트를 먼저 내리고 향후 0.25%포인트를 추가로 낮출 수 있다”고 봤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환율 급등이나 금융 불균형 문제 등을 고려하면 0.50%포인트 이상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는 어렵다”며 “최소한 0.25%포인트 인하하고 비둘기 성향(통화 완화 선호)으로 정책 기조를 바꿀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가계 부채를 키울 수 있다는 점도 한은의 ‘빅컷(큰 폭의 금리 인하)’ 결단을 어렵게 하는 지점이다.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들도 대출과 예금 및 적금 금리 등을 따라 내리기 때문이다.

대출 이자 하락으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새로운 대출을 받거나 그 돈으로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진다. 당연히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집값 상승 가능성도 높아진다.

다만 정부가 12·16 대책, 2·20 대책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강력한 집값 안정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이라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정부 정책 등의 여파로 냉각되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만으로 투자심리가 확 살아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한 “비규제지역 같은 경우엔 금리 인하 초기엔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본래 인기가 낮은 지역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가격 상승세가 있을 뿐, 그게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오후 4시 30분에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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