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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진 칼럼] 마스크 대란, 개성공단, 골든타임

 

지난번 칼럼에서 “개성공단 부분가동으로 마스크 대란 해결해야”는 제안에 대해 정부를 비롯해서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하나하나 짚어보고자 한다.

개성공단에서 필터 교체형 면마스크와 방호복을 생산하자는 제안에 대한 반대 논리를 검토하기 전에 먼저 짚어야 할 점은 코로나19에 대한 상황인식과 그에 따른 대응의 문제다. 정부에서는 5부제를 통해서 1인당 2매씩 마스크 구입하도록 조치하였지만 약국 앞에는 매일 시민들의 줄서기가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다. 당연한 풍경이다. 생산량 자체가 수요에 턱 없이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염 양상이 지역감염으로 바뀌면서 시민이 방역의 주체가 되었다. 이에 필수적인 것이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다. 

문제는 마스크다. 생산설비를 늘리지 않고서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마스크 생산설비를 갖추려면 3~4개월이 소요된다. 그러면 코로나19사태는 이미 끝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사업자가 신규투자를 하겠는가. 그래서 비교적 빠르게 시도해볼 수 있는 대안이 바로 개성공단에서 필터교체용 면마스크를 제작하여 공급하는 것이다. 비상한 상황이다. 비상한 상황에서는 비상한 처방이 필요한 것이지 일상적인 상황에서 통용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골든타임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먼저 통일부의 논리를 검토해보면, 통일부는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하루에 필터 교체용 면마스크 1천만장 생산 가능성에 대해 "모두 가정에 근거한 것"이라며 "과거 모든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면마스크를 생산한 선례가 없어서 정확한 생산량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러한 논리는 현장을 전혀 모르는 소치다. 봉제공장에서 면마스크 생산은 난이도가 아주 낮은 것이다. 재봉틀 하나만으로도 한 명의 근로자가 하루에 면마스크를 300장을 생산한다. 고도의 숙련공이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 면마스크를 생산하는 개성공단에서는 초기 과정만 지나면 하루 1천만장 생산은 일도 아니다. 

두 번째는 정세균총리가 말하는 필터 공급부족 문제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정총리의 말은 맞다. 하지만 개성공단 가동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그 준비기간은 필터공급량을 늘리는데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비상한 상황이기 때문에 발상 자체를 바꿔야 한다. 가장 좋기로는 면마스크에 교체용 필터를 KF94 생산에 사용하는 필터로 교체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최선이다. 하지만 정총리가 얘기하는 것처럼 KF94 필터는 증산 불가다. 그래서 정부도 KF80 생산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맞는 방향이다. 부족하면 차선책으로 그 기준을 낮춰서라도 하면 된다. 전문가들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보다 면마스크라도 착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하지 않은가? 실제로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구할 수 없어서 면마스크만 착용하는 시민들을 종종 보곤 한다. 그렇다면 기준이 낮은 필터라도 사용해서 전염 가능성을 낮추면 되지 않겠는가.

세 번째는 북측이 호응할 것이냐의 문제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남북 당국간의 접촉은 사실상 중단됐다. 개성공단 안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있었지만 사실상 기능이 중단되었고, 그 조차도 코로나19 사태로 북측이 국경을 전면적으로 봉쇄하면서 연락사무소 남측인원은 철수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에 김정은위원장의 친서가 왔었다. 즉 남과 북 정상간의 소통채널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한가닥 희망의 끈이 있다. 어차피 개성공단에서 방역용품을 생산하는 문제는 남북 정상 사이의 톱다운 방식으로 전격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지 지루한 실무적인 협상 방식에 의존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 남측의 국민과 북측의 인민을 위해 양정상이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다.

네 번째 문제는 대북제재에 대해 UN과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느냐 문제다. 하지만 역으로 국제정치나 비핵화 이외의 주제로 지금과 같은 기회가 있겠느냐다. 지구촌이 팬데믹에 들어간 상태에서 전 세계는 심각한 방역용품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비상사태까지 선언했지만 방역용품 제조가 사양산업이기 때문에 이들의 제조기반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당장 트럼프대통령도 방역용품 부족으로 인한 재선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개성공단에서 대안을 만들어 국내수요를 충당하고 미국에도 제공할 수 있다면 미국도 대북제재에 긍정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지금이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기술적인 문제는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면서 해결하면 된다. 북측의 호응 여부와 미국의 대북제재 일부 완화여부 문제는 시도도 해보지 않고 지레 짐작으로 안 될 것이라는 사고방식은 현 코로나19 사태를 비상한 상황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에 불과하다. 비상한 상황으로 인식은 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면 그건 의지의 문제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폴리뉴스-상생통일 14차 경제산업포럼](종합)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기반의 혁신 성장 전략’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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