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 번지며 미국·유럽·한국·일본 글로벌 증시 모두 하락세 거듭
“경기침체”공포 확산에 “연준 위험자산 매입 조치” 필요 한편 ”백신만이 답”이라는 의견도

기자회견하는 제롬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 기자회견하는 제롬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전세계적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양적완화 결정이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의 공포를 제어하지 못하면서, 전세계 증시로 충격이 확산됐다. 공포를 잠재울 실효성 있는 해결책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6일(현지시간) 13% 가까이, 무려 3000포인트 무너졌다.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 S&P500 지수를 기준으로 지수가 7% 이상 급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나스닥은 12.32% 하락하면서 역사상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유럽증시도 4~5%를 웃도는 폭락세를 보이면서 2012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17일 오전 개장한 아시아 증시도 개장 초부터 하락세다. 국내 코스피는 오전 9시 27분 기준 전일대비 3.27% 하락한 1658.62를 기록했다. 1700선이 깨진 채로 개장한 데 이어 1600선에 진입했다. 일본 니케이 225도 오전 9시 10분 전일 대비 2.91% 하락한 채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가 급락세로 출발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74.02포인트(4.32%) 내린 1640.84로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br></div>
 
▲ 코스피가 급락세로 출발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74.02포인트(4.32%) 내린 1640.84로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블랙 먼데이’급 급락장을 수차례 반복한 뉴욕 증시의 역대급 폭락장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로 번지는 모습이다. 전날 연준은 기습적인 통화완화 조치와 함께 양적완화를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문제의 핵심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었다는 아쉬움이 나왔다. WSJ은 사설에서 “금리를 1.0%포인트 인하한 결정은 유용하지 않다”면서 “경기침체 전망 속에 기업체의 자금흐름에 패닉이 있는데, 연준의 2008년형 무기들이 해결해줄지에 대해선 큰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함께 ‘유가 전쟁’에 따른 유가 폭락 공포가 맞물리며 건전성이 낮은 에너지 기업들의 신용 경색에 대한 공포가 번지는 가운데, 연준의 조속한 ‘회사채 매입’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준이 일본 중앙은행처럼 국채는 물론 리츠, 기업어음, 회사채 등 다양한 금융자산을 직접 매입해야 금융시장의 패닉을 진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증권의 마크 카바나 전략가는 AP통신에 “많은 기업의 매출이 곤두박질치면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어음(CP)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업어음(CP) 매각이 안 된다면, 결국은 구조조정을 하거나 심지어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법 13조 3항 내용을 발췌한 나중혁 하나금융투자연구원 리포트 일부.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 연준법 13조 3항 내용을 발췌한 나중혁 하나금융투자연구원 리포트 일부.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나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 불안이 유가 급락에 따른 신용 경색의 우려를 동력으로 한다는 점에서, 연준의 회사채 매입에 관한 언급이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문제는 약 12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하이일드 비중이 19.1%로 적지 않고 특히 이 중 에너지 섹터에서 미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금의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 기업의 연쇄 부도 우려가 금융위기 공포를 자극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공포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연구원은 연준법의 13조 3항에 주목하면서, 현 시기에서 (의회의 입법 등 절차 없이) 연준의 회사채 매입이 가능하다고 봤다. 연준법 13조 3항은 “예외적이고 긴급한 상황일 경우(unusal and exigent)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연준 이사 5명 이상의 찬성표를 득하였을 때 위원회가 정한 기간 동안 연준 조항 14조(d)항에 따라서 광범성 요건을 충족하는 프로그램 또는 제도 하의 참여자에게 연준이 상환을 보증하는 중기채, 어음, 한어음을 할인하는 권한을 줄 수 있다”고 적시되어 있다. 실제로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해당 조항에 근거해 뉴욕연은이 기업어음(CP) 매입을 위해 유한책임회사인 CPFF를 설립한 뒤, 3개월 만기의 대출을 제공해 CPFF가 이 자금으로 CP를 매입한 사례가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다만 현 위기 국면은 신용경색이 아닌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에 따른 공중보건의 위기이므로, ‘백신 개발’만이 불안을 종료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브리클리 투자자문의 피터 부크바는 CNBC 방송에 “연준이 유동성 바주카포를 쐈다. 하늘에서 떨어뜨리는 돈다발이 바이러스를 치료해주지는 않는다. 결국 시간과 백신만이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도 소셜네트워크 링크트인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연준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면서 이제는 연방정부의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장 종료 직전, 코로나19의 추세가 7월이나 8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려를 더욱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나겠느냐’는 질문에 정말 훌륭하게 일을 한다면 위기가 7월이나 8월에 지나갈 것이라면서도 “그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경제가 아마도 리세션으로 향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쁜 일이다”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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