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품 환매중단 사태 송구해…고객 피해 면밀히 따지겠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 제공>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 제공>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라임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 극복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신한금융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오는 2023년 3월까지 신한금융 회장직을 3년 더 이어가게 됐다.

앞서 신한금융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9.38%)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조 회장 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주총 표대결이 예고됐지만 이변은 없었다.

연임안이 순조롭게 통과된 건, 신한금융 지분을 약 15% 정도 보유했다고 알려진 재일교포 주주들과 우리사주조합(5.07%), BNP파리바(3.55%) 등이 조 회장을 지지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조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선 라임 사태 피해자들에게 “지난해부터 금융권 전체적으로 투자상품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했고, 신한금융 또한 소중한 자산을 맡겨준 고객들께 큰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그룹을 이끄는 회장으로서 송구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과 사회로부터 일류신한 이름에 걸맞는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투자상품 사태를 뼈를 깎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 매사에 진정 고객을 위한 것인지, 혹시 모를 고객의 피해는 없는지 면밀히 따져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라임 사태 피해자 일부는 이날 주총 직전인 오전 9시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조 회장 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신한금융 경영진에 사태 책임 및 배상 대책을 요구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펀드 사기 판매 등의 혐의로 투자자들에게 고소를 당한 상태다.

또 신한금융투자는 라임 펀드 등 투자상품의 막대한 원금 손실로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다. 검찰 수사도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전날 신한금투 PBS본부장을 지낸 임모 씨를 ‘라임 사태’ 관련 주요 피의자로 긴급체포했다.

따라서 조 회장은 향후 금융당국과 검찰의 조사·수사 결과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한편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고 2기 경영체제를 시작해야 한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따른 저성장·저금리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조 회장의 당면 과제다. 저금리는 은행과 보험 등 금융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내린 탓에 당장 이자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데다가 저금리에 역마진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조 회장은 개인적으로 채용비리 혐의 유죄라는 경영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그는 올해 1월 열린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직 최종 판결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3년 임기 내내 회장 적격성 논란은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한편 신한금융은 이날 윤재원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와 진현덕 페도라 대표이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 박철·히라카와 유키·박안순·최경록 등 사외이사 4명은 재선임했다. 기존 사외이사였던 필립 에이브릴은 임기 1년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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