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사회 전반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찾아 집중 취재 재조명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SBS 대표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박사' 조주빈과 그 일당에 대해 파헤친다.

28일 방송될 '그것이 알고싶다'는 '은밀한 초대 뒤에 숨은 괴물-텔레그램 '박사'는 누구인가?'라는 부제로,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불법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검거된 조주빈을 추적한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선 한 남성. 바로 텔레그램을 통해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박사' 조주빈이었다. 고액알바를 미끼로 접근하여 협박과 강요로 이뤄진 그의 잔인한 범행 수법에 피해를 본 이들은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 밝혀진 것만 최소 74명이다.

협박과 사기로 만들어낸 성 착취물로 텔레그램 속에서 군림한 '박사'. 그런데 '박사'를 추적하던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다.

피해자 A씨는 "박사 문의방이라고 하죠. 공지 같은 걸 띄운다든가 하는 그런... 그 방에서 그러고(조주빈 체포)나서 일주일 동안 알람이 없다가 오늘 갑자기 알람이 울렸거든요. 그 사람(조주빈)이 과연 진짜일까?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하면"이라며 다급한 목소리로 박사방이 다시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A씨는 이 방의 진짜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검거된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30~40대 목소리의 '박사'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조주빈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또 '박사'와 함께 검거된 13명의 공범조차 실제 '박사'의 얼굴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박사'가 검거되기 전, 전문가들과 함께 박사방에서 수집된 정보들을 가지고 '박사'가 어떤 인물일지 분석했다. 그 결과 '박사'에 대한 정보는 범인으로 밝혀진 조주빈과 거의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의 글에서 나타난 적재적소의 풍부한 한자어 표현과 완벽에 가까운 맞춤법. 그건 조주빈이 학창 시절 학교 신문사에서 편집국장으로 활동할 만큼 글쓰기 실력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박사'가 정치, 경제에 해박한 지식을 보인 것처럼, 조주빈도 이 분야에 상당한 관심이 있었음을 그의 지인들은 입 모아 증언했다. 그리고 '박사'가 '도덕관념'에 대한 소재로 남긴 다수의 글은 조수빈이 자필로 남긴 내적 변화에 대한 글과 유사성을 띠고 있었다.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형 범죄로 덩치를 키운 일명 '팀 박사'. 이들 조직은 '박사' 개인의 범행에 적극적으로 조력한 이들은 물론, 박사방 내에서 그들의 범행을 관전한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 피해자들은 현재 정확한 집계조차 어려운 박사방 속 숨은 공범과 관전자들을 직접 찾아냈다. 그들의 용기 덕분에 제작진은 박사방의 관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조주빈 검거 이후에도 여전히 피해자들의 영상은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재유포되고 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그 일당의 조직적인 범행을 추적하고, 소탕되지 않은 '팀 박사'의 세상을 뒤쫓을 '그것이 알고싶다'는 28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한편 검찰이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만들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박사' 조주빈(25)을 두 번째로 소환해 12개에 이르는 혐의 사실을 집중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경찰은 조씨에게 이를 포함해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배포등, 유사성행위,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강요, 강요미수, 협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기 등 12개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27일 오전 10시20분부터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조씨를 불러 조사했다.

조씨는 경찰 수사단계에서 선임한 변호인이 송치 직후 사임하면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변호인 없이 신문을 받았다. 이날 조사에 앞서 가족과 유선으로 변호인 선임 문제를 상의했으나 아직 변호인이 정해지지는 않았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개설하고 운영한 경위와 대화방에서 이뤄진 각종 범죄 혐의를 물었다. 조씨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비교적 성실히 신문에 응했다.

경찰이 지난 25일 조씨를 검찰에 넘기면서 적용한 죄명은 ▲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배포 등 ▲ 〃 유사성행위 ▲ 〃 강간 ▲ 강제추행 ▲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카메라등 이용촬영 ▲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 강요 ▲ 강요미수 ▲ 협박 ▲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 살인음모 ▲ 사기 등 12개다.

이 가운데 일부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경찰은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을 상대로 한 사기 등 상당수 혐의를 계속 수사 중이다.

경찰이 검찰에 넘긴수사기록은 별책을 포함해 38권, 1만2천쪽에 달한다. 검찰은 범죄 혐의와 수사기록이 방대한 데다 송치된 날부터 20일인 구속기간을 감안해 기소 전까지 피의자 신문 횟수를 최대한 늘리기로 했다. 다만 이번 주말에는 조씨를 조사하지 않고 수사기록과 법리 검토에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은 송치된 범죄 혐의에 대한 확인과 별개로 조씨와 공범들에게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유료회원들에게 '입장료' 명목으로 받은 가상화폐 등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공범과 이른바 '관전자'들을 집중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과 법리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 검찰은 지난 1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거제시청 공무원 천모(29)씨 등 공모 정황이 있는 4명을 '박사방' 운영과 별개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수사 결과에 따라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

조씨는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최소 74명을 협박해 찍게 한 성착취물을 대화방에 공유해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또 사회복무요원(공익요원)을 통해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 협박 수단으로 삼았다는 의혹도 있다.

살인음모 혐의는 '박사방' 공범 중 한 명으로 알려진 강모씨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30대 여성 A씨의 개인정보와 의료기록을 빼내 스토킹하고 상습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2018년 3월 춘천지법에서 징역 1년2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강씨는 출소 뒤에도 계속해서 A씨를 협박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로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조씨가 A씨의 딸을 살해하겠다고 말하는 등 강씨와 함께 살인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강씨는 A씨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휴대폰번호와 함께 400만원을 조씨에게 건네며 살해를 청탁한 의혹도 받는다.

경찰은 조씨가 손석희 JTBC 사장(64)과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50), 윤장현 전 광주시장(71)에게 별개 사건으로 사기 피해를 입힌 정황을 포착하고 이 역시 수사 중이다.

검찰은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이 가능한지 살피기 위해 범죄단체 성립여부와 암호화폐 등에 대한 몰수·추징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범 및 가입자(관전자) 수사와 관련해선 서울지방경찰청과 지속 협의하며 법리 등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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