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노조 양측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30일 주주총회서 최영희 대표이사 부사장 “죄송하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수혈받기로 결정된 두산중공업이 찬성측과 반대측 모두에게 비판받는 상황에 몰렸다. 사진은 30일 개최된 두산중공업 주주총회의 모습. <연합뉴스>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수혈받기로 결정된 두산중공업이 찬성측과 반대측 모두에게 비판받는 상황에 몰렸다. 사진은 30일 개최된 두산중공업 주주총회의 모습. <연합뉴스>

[폴리뉴스 안희민 기자]두산중공업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시중은행들이 ‘빚 탕감’ 대신 ‘유예’를 선언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구제금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시금 두산중공업의 어려움이 ‘탈원전’ 때문이 아닌 ‘석탄산업’에 있다고 못 박았다.

30일 주주총회를 개최한 두산중공업은 “2023년까지 신산업 수주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 긴급자금 대출을 받은 두산중공업은 자구책을 제시한 셈인데 이것이 불씨가 됐다.

시민단체는 “두산중공업이 석탄발전을 고집한다”며 내달 1일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구제금융 규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은 “산업은행 앞에서 4월 1일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원 긴급 대출 결정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외에서 석탄발전 사업에 몰입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대한 대출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를 빙자한 석탄화력 지원에 다름없다”며 “두산중공업에 대한 구제금융은 석탄화력사업 정리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미 산업부가 지난 27일 다시 한번 “두산중공업의 어려움이 석탄화력 발주 감소로 인한 것”이라고 분명히 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강하게 나설 수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산업부는 “실제 세계 석탄화력 신규발주는 감소 추세이며 석탄발전 최종 투자결정은 2016년 이후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두산중공업의 피해규모를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외된 원전·석탄 물량 중 두산중공업의 수주 예상금액과 동일시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두산중공업 주주총회에 대리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이성배 두산중공업 노조 지회장은 한발자국 더 나아갔다. 그는 “1조원 긴급자금 대출이 잘못됐을 때 더 큰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상황을 카드 돌려막기식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두산중공업 노조는 신한울 3,4호기 재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는 두산중공업의 석탄산업을 질타하고 있고 노조는 원전 산업을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산중공업이 지원받을 1조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은 동일하다. 두산중공업은 반대자와 지지자 양자 모두에게 비판받는 셈이다.

이날 최영희 대표이사 부사장은 이 지회장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사장이 처한 입장이 두산중공업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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