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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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인간적이기 보다 잔인하다. 승자 독식체제다. 지난 4.15총선이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은 압승했고 미래통합당은 참패했다. 학연.지연.혈연을 기본 정치로 삼는 게 여의도다. 초.중.고에 대학까지 얽히고설킨 학연은 승자의 최대의 우군이자 보은 대상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경희대와 성균관대다. 경희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이고 성균관대는 황교안 전대표의 모교다. 문 대통령은 법학과 72학번,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성악과 74학번이다. 황 전 대표는 성대 법대 77학번이다. 

당장 민주당에서 경희대 출신들이 약진의 돋보인다. 21대 국회에서 경희대 출신 당선자는 7명(더불어시민당 포함)에 이른다. 당장 21대 국회 슈퍼여당을 이끈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4선 경기 수정구)는 경희대 83학번이다. 

대통령 부부의 후배인 김 원내대표 당선은 향후 당청 관계가 원만해질 것임을 암시한다. 김 원내대표는 경희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상임운영위원을 지냈다. 또한  현정권 출범 후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친문 핵심으로 꼽힌다. 

3선 반열에 오른 박홍근 의원도 문학과 88학번으로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이른바 ‘타다 금지법’의 밑그림을 그려 발의부터 통과까지 앞장섰다. 지금은 민주당 내 민생 현안을 챙기는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국가정보원 출신 김병기 의원, 치과의사 출신 신동근 의원도 경희대 졸업생이다.

또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일합을 겨뤄 당선된 고민정 당선인은 대변인등 당 요직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 당선인은 경희대 중어중문학과 98학번이다. 그는 KBS 아나운서를 거쳐 현 정부 청와대 부대변인과 대변인을 차례로 지낸 고 당선자는 대통령 내외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에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경희대를 나왔다. 법조계에선 윤석열 검찰총장과 청와대 수사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경희대 법대 출신으로 문 대통령의 직속 후배다. 이 지검장은 여권이 가장 신임하는 검찰 인사다.

이렇듯 경희대 인맥의 약진에 비해 미래통합당 황 전 대표의 모교인 성균관대 출신은 이번 총선에서 보기 힘들게 됐다. 당장 성대 법대 출신인 황 전 대표가 종로선거에서 패하고 대권가도에서도 멀어졌다. 최측근으로 대표적인 ‘친황계’로 불리던 윤갑근, 정우택 두 인사는 막장공천 논란끝에 선거에서 패했다. 

두 인사 모두 황 전대표와 같은 성대 법대 출신이다. 윤갑근 후보자는 선배인 정우택 지역구인 청주 흥덕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에 정 의원은 옆 지역구인 청주 상당으로 옮겨 공천장을 받았다. 결과는 두 인사 모두 낙선했다. 

미래한국당 한선교 전 대표 역시 성대 물리학과 78학번으로 황 전 대표 체제 첫 사무총장에 이어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인 한국당의 대표까지 맡았다. 그러나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이 ‘사심공천’ 논란이 일면서 두 인사는 원수지간이 됐다. 
한때 국회에서 최고의 인맥을 자랑하던 성대 출신의 비애다. 반면 문 대통령의 모교인 경희대 출신들은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가게 됐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7명의 경희대 출신 당선자들은 친문, 진문을 넘어 대통령의 호위무사역을 톡톡히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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