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재단, 21일 ‘코로나19와 사회연대전략’ 포럼 개최
박상인 교수, “경제적 충격에 대비한 컨텐전시 플랜 필요”
류미경 국장, “노동조합이 전체 노동자 상황 파악하고 대변해야”
조돈문 위원장, “위기상황서 노사 간 상호신뢰가 절실”

 

노회찬 재단이 주최한 '코로나19와 사회연대전략' 포럼이 21일 열렸다. <사진=폴리뉴스>
▲ 노회찬 재단이 주최한 '코로나19와 사회연대전략' 포럼이 21일 열렸다. <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동이 제한되며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위축되는 경제적 충격이 나타났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며, 이들을 어떻게 지원해야할지 논의가 필요하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21일 노회찬재단이 주최하고 6411 포럼이 주관한 ‘코로나19와 사회연대전략’ 포럼에서 이처럼 밝혔다.

박 교수는 이날 발제를 통해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관광, 항공과 같은 서비스업에서 나타났다. 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2차 충격은 수출 감소로 인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불확실성이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용유지지원금보다 무급휴직을 선택하는 것이 이익이다. 이에 무급휴직이 확대할 확률이 높다”며 “전문가들은 유럽, 미국처럼 전면적인 락다운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고용 감소가 심각하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현재 정부의 대책을 두고 “한국판 뉴딜을 비롯한 포스트 코로나19 정부 대책은 기존의 혁신성장 정책과 차별성이 없다. ‘뉴딜’이라기 보다 ‘올드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고용감소 등)경제적 충격에 대비한 컨텐전시 플랜(필요 지원액 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과 실업에 대응할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 사회의 지형 변화를 ▲디지털화와 불평등 심화 ▲환경문제 중요성 부각 ▲전 세계적 저성장 지속으로 전망하고, “우리나라는 중남미 국가와 같은 재난자본주의로 흘러갈 것인지, 경제구조 개혁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이뤄낼지 갈림길에 서있다”고 제언했다.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해외사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해외 노동조합의 대응현황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류 국장은 각국 노동조합이 취한 고용유지 대책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노동조합의 대응은 크게 ▲고용유지 ▲노동시간 손실에 대한 임금·소득 보전 ▲사업장 (보건)안전 ▲유급 휴가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여러 노동조합 중에서도 유럽 내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 노동조합의 대응을 주목했다. 이를 통해 “이탈리아 노총 CGIL은 코로나19가 미칠 영향을 분석·전망하고 현황을 파악해 사회 전체의 대응 방향을 앞서 제출하고 관철시켰다”고 설명하고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전체 노동자들이 처한 상태를 신속하고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들의 요구를 대변·실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스웨덴 사례를 중심으로 ‘일자리 위기와 사회연대전략’을 소개했다.

조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는 특정 산업 중심에서 전 산업으로 위기가 확산”했다고 분석하고 “스웨덴은 노사 공동대응 전략으로 2008-09년 경제위기에 대응하며 조기에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국내와 스웨덴의 상황을 비교했다.

그는 국내 상황을 두고 “한국에서는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노사가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대립한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하기 어렵게 되고 사회적 타협은 노사 자율이 아니라 노사갈등을 중재하는 정부에 의해 주도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스웨덴은 노사가 정부 지원 없이도 자율적으로 상호 양보를 전제한 위기협약을 체결하며 공동으로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는 것은 노조가 사업체의 재정적 어려움을 인정하고 필요한 인력조정을 수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이는 “노조의 정보 공유와 공동결정제의 실천 경험을 통해 상호신뢰가 축적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위기상황에서 노사의 사회적 대화, 자율적 공동대응을 위해서는 노사 간 상호신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문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장이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동조합 역할”을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 이후 양극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그동안 경제위기를 관통할 때마다 불평등이 심화되었다”며 “위기로 인한 피해가 우리 사회 가장 약한 고리인 플랫폼노동, 프리랜서, 특수고용 등 취약계층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금은 대공황 때 와그너법과 같은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일자리 인프라 확대, 사회안전망 획기적 강화 등을 위시로 한 소위 21C 한국형 K뉴딜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근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고용·실업대책 문제점과 개선과제”를 주제로 삼았다.

이 연구위원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비롯한 고용대책을 두고 “주요고용유지대책은 기존 제도를 활용했다. 기존 제도의 법적·실질적 사각지대 계층은 코로나19 대책에서도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용·실업대책의 개선과제로 “기존 제도와 패러다임을 넘어선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긴급대책의 체계적인 집행과 근본적 제도개선 추진이 병행”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임시긴급대책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기존 제도의 근본적 개혁과 새로운 제도 도입 등 근본적 제도 개선과 패러다임 전환을 병행해서 추진해야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노회찬재단은 코로나19가 ‘방역’에서는 차차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경제’에 미칠 파도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에 주목했다. 이에 ‘6411 사회연대포럼’을 조직하고 이번 포럼을 개최해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위기, 고용위기의 대안 모색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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