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카드 매출 데이터 분석…홈코노미 확산·취미소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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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각 업종별 매출 실적이 크게 달라졌다. 여행 관련 업종 매출은 반토막 났고, 성형외과와 수입신차 매출은 도리어 증가했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연구소는 22일 하나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뽑아낸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서 각 업종별 실적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여행사, 영화관, 테마파크 등에선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졌고, 인터넷 쇼핑과 수입차, 성형외과 등의 매출은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피해, 여행사·영화관·학원 등에 직격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여행사의 1분기 카드 매출액(하나카드·개인 신용카드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면세점과 항공사의 감소폭도 각각 –52%, -50%이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컸던 3월엔 전년 동월 대비 실적 감소폭이 면세점 –88%, 여행사 –85%, 항공사 –74% 수준이었다.

실내 밀집도가 높아 휴원 권고를 받은 학원 업종의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 3월 기준 무술도장/학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5% 감소했고, 예체능 학원은 67% 줄었다. 또 외국어 학원이 62%, 입시/보습학원이 –42% 각각 하락했다.

영업 규제를 받은 유흥 업종의 매출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노래방은 –50%, 유흥주점 –39%, 안마시술소는 –39%씩 매출이 줄었다.

실내에서 주로 서비스되는 피부관리(-32%), 미용실(-30%)의 매출과 한식(–32%), 중식(-30%), 일식(-38%), 양식(-38%) 등 자영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음식점 업종의 3월 매출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하나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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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급증…오프라인 쇼핑은 근거리·대량구매 패턴 확산

코로나19로 외출자제 및 재택근무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1분기 비대면 쇼핑 매출은 크게 늘었다. 인터넷 쇼핑 이용액이 41%나 증가했고, 홈쇼핑 매출도 19%가량 늘었다.

반면 아울렛 매장(-31%), 가전제품 전문매장(-29%), 백화점(-23%), 대형마트(-17%) 등 오프라인 쇼핑 매출은 대부분 급감했다.

단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편의점과 수퍼마켓의 매출은 각각 6%, 12%씩 늘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생필품을 근거리에서 쇼핑하는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홈쿡·홈술 현상 확산…레저·문화·취미 소비는 저조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음식을 해먹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도 늘었다. 3월 기준 정육점 매출은 26%, 농산물매장 매출은 10% 증가했는데, 식재료를 직접 구입한 뒤 집에서 조리해 먹는 이른바 ‘홈쿡’ 현상이 확산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주점 매출이 감소한 반면 주류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20%나 증가해 술을 구매해 집에서 마시는 ‘홈술’ 현상도 덩달아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레저·문화·취미 관련 업종의 매출은 모두 크게 줄었다. 3월 기준 영화관 매출이 84% 줄었고, 테마파크/놀이공원 매출도 83% 감소했다. 이밖에도 사우나/찜질방이 –59%, 헬스클럽이 –54% 각각 매출 감소폭을 보였다.

또 비교적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비디오/음반(-77%), 서적(-40%)의 매출 역시 감소했는데, 이는 재택 기간이 늘어나도 취미 생활에 쓰는 소비는 증가하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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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중 성형외과·안과 성행…대중교통 대신 수입차·자전거

의료 업종에선 소아과(-46%), 이비인후과(-42%), 한의원(-27%) 등 대부분의 병의원 3월 매출이 급감했지만, 성형외과(+9%)와 안과(+6%)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성형이나 안과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 탓이다.

또 1분기 국산 신차(-23%)와 중고차(-22%)를 신용카드로 구매한 금액은 감소한 가운데, 수입 신차 매출액은 11% 증가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대중교통을 대신할 근거리/친환경 이동 수단으로서 자전거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올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9%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피해, 지역별·업종별 편차 심해

보고서는 2004년 이후 매년 성장해온 신용카드 이용액의 평균 성장률을 고려할 때, 1분기 신용카드 매출의 순감소 폭이 16~18조 원 내외로 추산(체크카드 및 법인카드 제외)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별 피해 규모에는 다소 편차가 있는데 대구시의 1분기 카드 매출 감소율이 –17.9%로 가장 컸으며, 다음 부산(-16.8%), 인천(-15.7%), 제주(-14.6%), 서울(-13.5%), 경기(-12.5%), 경북(-11.9%) 순으로 나타났다.

정훈 연구위원은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있고 긴급재난 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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