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민들 ‘깨어있는 시민’으로 역사의 주체로 바로 서고 있어”
유시민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가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어”
주호영 “노무현 대통령 서거는 시대의 아픔이자 상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전 총리, 김태년 원내대표가 노무현 대통령 묘비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전 총리, 김태년 원내대표가 노무현 대통령 묘비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故노무현 대통령의 11주기 추도식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차분한 분위기속에 조촐하게 엄수된 가운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등 여야 지도부가 총집결해 한 목소리로 고인을 기렸다.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진행된 故노무현 대통령의 11주기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노무현 대통령의 유족과 지인, 정부, 여야 정치권을 대표해 110명만 초청되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추도식이 치러졌다. 특히 이날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자격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2016년 당시 새누리당 대표 권한대행이었던 정진석 원내대표 후 4년만의 일로 기록됐다.

노 대통령의 묘비인 너럭바위 앞에서 진행된 추도식 행사는 최소 인원 참석 방침에 따라 조촐한 규모로 이뤄졌다. 이날 행사장 입구부터 엄중한 진입 통제가 있었고 비표를 받은 사람만 행사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관계자들은 정부의 방역 수칙에 따라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입장이 허용된 사람들은 일일이 발열체크를 받았다. 또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의료진도 파견되어 추도식 행사를 준비했다.

이날 추도사를 맡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님이 서거 하신 뒤 1주기 때 우리는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가겠다며 노여움도 슬픔도 눈물도 참고 뚜벅뚜벅 나아갔다.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다”며 “이제 우리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께서 말한 깨어있는 시민 조직된 힘이 노무현 없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열어냈고 깨어있는 시민들은 촛불혁명으로 적폐 대통령을 탄핵했고 3기 민주정부로 사람이 먼저인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압승으로 망국적 지역주의도 허물었다.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도 사상 유례없는 성원을 보내줬다. 새로운 역사를 쓰라는 국민의 명령이다”며 “대통령님이 생전 주창하셨던 깨어 있는 시민, 권위주의 청산, 국가균형발전, 거대 수구언론 타파가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한국 국민이 이제는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역사의 주체로 바로 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 대표는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아직도 갈길이 멀다. 대통령님이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며 “지난 월요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으로 광주를 다녀왔다. 시민들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40년 동안 분노 슬픔 가슴 간직한 채 이겨왔다. 민주주의 역사가 헌법에 당당히 세워지고 특권, 반칙 없는 세상, 사람사는 세상이 세워지는 그날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에 이어 연단에 오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대통령님이 떠나시고 맞는 11번째 5월이다. 당신께서 그토록 원하셨던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가 아주 가까운 현실이 되어서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민주시민으로 곧게 자란 청년들이 어른이 되었다. 묘비 박석에 이름이 새겨진 아이들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다. 청년들에게 노무현 이라는 이름은 언제까지나 친구 같은 대통령, 당당한 지도자, 새로운 시대를 향해 앞서 나갔던 시민의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함께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의 참석에 특별한 환영과 감사의 말을 드린다”며 “생전 노 대통령님은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강물같은 분이었다. 어떤 강물도 마다하지 않는 바다가 되셨다. 모두가 생각과 이념과 삶의 양식은 달라도 대한민국이란 바다에서 하나로 얽혀서 평화롭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익 위해 진영의 논리를 넘어선 노 대통령 리더십 존경”

심상정 “노무현 대통령 말씀 제 정치 인생에 숙제처럼 남아 있어”

이날 미래통합당의 주호영 원내대표는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자격으로 추도식에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주 원내대표는 추도식 참석 후 “국익을 위해 진영의 논리를 넘어 결단을 내린 노 전 대통령의 리더십은 지금도 존경받고 이 시대에도 필요한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의 따뜻했던 인간미와 소탈한 성품을 많은 국민이 그리워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시대의 아픔이자 상처다. 이를 같이 치유하는 길이 국민 통합의 길이다”고 말했다.

이어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추도식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돌아가는 길이다. 오늘 봉하마을은 절제된 차분함이 느껴졌다.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진 못했지만 노란 금잔화로 둘러싸인 너럭바위 묘역 앞에서 추도식이 진행됐다. 햇볕은 예전처럼 강렬하고 뜨거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서러운 마음을 식혀주었다”며 “노 대통령의 연설 중 ‘여러분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민혁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라는 구절이 가슴을 휘저어 놓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이 남긴 말씀들은 여전히 제 정치 인생에 숙제처럼 남아 있다”며 “내년에는 더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차분한 추도식 참석 고인 애도

이재명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이뤄갈 것”

김부겸 “면목이 없지만 포기 하지 않겠다...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갈 것”

한편 이날은 여당의 대권잠룡들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부겸 의원, 김경수 경남지사, 이광재 당선인등이 모두 추도식에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이 위원장은 이날 추도식에 참석해 공식적인 발언 없이 조용히 추도식을 치렀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추도식을 마친뒤 페이스북을 통해 “노 대통령의 그 깊은 마음을 오롯이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부족하나마 당신이 가리키고 만들어 주신 길을 가려 애써본다”며 “당신께서 만들어 주신 길을 따라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억강부약 대동 세상으로 이루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도식을 마친 김부겸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꼭 같은 과정이었고, 꼭 같은 결과였다”며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 대통령님이 꿈꾸시던 나라,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대통령님이 뿌린 씨앗이 하나씩 싹을 틔워가고 있다”며 “이제는 정말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 대통령님, 오늘따라 더 보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이광재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과거 자신이 노 대통령의 의원시절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당시의 사진을 올리며 “23살 때 처음 만난 노 전 대통령이 '나는 정치를 잘 모른다. 나를 역사 발전의 도구에 써달라'고 말을 하셨다”며 “나의 영원한 스승이자 친구이자 내 마음속의 영원한 대통령.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를 꿈꾸셨던 대통령님을 기린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박 시장은 이날 추도식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전날 개별적으로 대통령 묘역을 찾은 뒤 페이스북에 “박원순은 노무현 대통령의 영원한 동지다. 당신의 뜻을 따라, 생전에 미처 못다 하신 대한민국의 남은 과제를 함께 풀어가겠다”며 “‘강물은 굽이쳐 흘러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당신의 신념은 곧 우리 모두의 신념이다. 당신이 떠나시고 11년이 되는 오늘, 노무현의 가치와 정신을 다시금 기리고 다짐해본다”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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